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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편의점’은 청소년 담배·술 큰구멍?…미국계 세븐일레븐만 "원천차단", 국내 업계는?

세븐일레븐 "無人은 아직 일러…'기계는 도울 뿐 관리는 사람이'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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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8호 김수식⁄ 2018.12.07 11:45:14

편의점에선 19세 이하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 = 김수식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가 무인(無人) 편의점을 줄지어 열고 있지만, 인간 점원이 지키는 기존 편의점과는 달리 무인 편의점에선 청소년들이 담배와 술을 더욱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큰 구멍'이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편의점업계는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마트24 "청소년 담배‧술 구입 방지책 고심 중"

 

지난 10월 한 개인방송 진행자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는 진행자가 이마트24 무인 점포에서 너무 쉽게 담배를 구입하는 영상이 담겨있었다. 신용카드 한 장으로 아무런 인증 없이 번호만 누르면 담배 구입이 가능했다.

 

이 유튜버는 “(담배를 구입하는 데)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신용카드로 구매가 가능해 당황스럽다.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한 시청자는 “나 학생 때도 그렇고 엄카(엄마카드) 많이 들고 다니는데, 카드 내역에 품목이 찍히는 것도 아니니 담배 하나 사도 부모는 ‘편의점에서 빵 하나 먹었구나’ 생각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한 개인방송 진행자가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점포'에서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영상 캡처

영상에 나온 무인 편의점은 이마트24가 운영하는 ‘무인 점포’다. 영상이 공개되자 이마트24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보완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영상에 나오는 무인점포는 강남오피스 건물이다. 그래서 출점할 때 이용 계층이 대부분 회사원일 거라고 판단했다. 청소년이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점포에는 특정 연령 계층만이 올 것이라는 이런 예상 또는 설명이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큰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논란이 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점포에서 담배 품목을 아예 안 팔거나, 혹은 이마트24 본사의 자동판매기처럼 주민등록증을 활용한 결제 방안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이마트24는 일단 ‘담배를 빼거나’ 혹은 ‘주민등록증을 활용한 방안’이라는 두 카드를 해법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CU, 담배‧술 셀프 결제 막았지만 ‘매출 감소’ 문제

 

CU는 이미 무인편의점에서 담배와 술의 셀프 결제를 막았다. 이마트24와 비교한다면 청소년 보호에서 훨씬 한 발 앞서 나간 조치다. CU는 셀프 구매에서 결제까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CU바이셀프’를 기반으로 무인 편의점을 구현 중이다. 바이셀프 매장은 소비자가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선택하고 앱으로 셀프 결제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 해법에는 '숨은 고민'이 존재한다.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와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모든 무인 편의점에서 담배와 술 판매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는 회의적이다.

 

24시간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가맹점주는 “담배와 술을 많이 판다고 해서 매출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그만큼 나가는 세금이 있으니까”라면서도 “대신 담배와 술을 사러 온 손님이 다른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다. 술을 사러 오면 보통 안주로 과자류 등도 함께 구입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방문의 계기가 되는 술-담배 판매를 아예 없애기는 힘들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CU는 셀프 구매에서 결제까지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CU바이셀프’를 기반으로 무인 편의점을 구현하고 있다. 단, 담배와 술은 구매 대상 품목에서 제외다. 사진 = BGF리테일

편의점을 자주 찾는 한 소비자는 “담배를 사러 간다고 꼭 담배만 사는 건 아니지 않느냐. 담배 피운 뒤 담배 냄새를 없애려 껌이나 구강청결제도 함께 산다. 담배를 피우며 마실 음료수를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증 확인 절차도 큰 대안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점원이 있는 편의점에서도 훔친 주민등록증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아 확인 절차가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점원이 없는 무인 점포에서 주민등록증 확인이 얼마나 정확히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로봇이 주민등록증 검사를 한다고 해도 신용카드처럼 부모의 주민등록증을 들고 오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무인 편의점의 등장 초기부터 청소년의 담배와 술 구입 가능성 문제는 제기돼 왔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비한다면 편의점 업계의 현재 대처가 과연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세븐일레븐, 가장 앞선 '핸드페이'로 해결…"우리는 '무인' 단어 안 쓴다"

 

현재로선 세븐일레븐이 가장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븐일레븐은 작년 5월을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미래형 점포 모델인 ‘시그니처’ 4곳을 열고 운영 중이다. 시그니처는 ‘핸드페이(Hand-Pay)’ 스마트 편의점이다. 핸드페이는 손바닥을 결제 단말기에 올려놓으면 빛을 조사하고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을 식별해 결제하는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다.

 

핸드페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휴를 맺고 있는 롯데카드와 신분증, 휴대폰 번호로 인증 과정을 거친다. 세븐일레븐은 이 핸드페이를 통해 신원 확인부터 신용카드 결제까지 이뤄져 청소년이 담배를 구매하는 걸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기본적으론 술과 담배는 대면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성인 인증을 위해서다. 핸드페이가 이를 대신해 주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지만, 술 같은 경우 계산대에서 점원과의 대면 거래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보관 방법이 다르다. 술은 자판기가 아닌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기 때문에 계산대에서 한 번 더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븐일레븐은 정맥 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를 적용한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오픈,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코리아세븐

무인 편의점에 점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세븐일레븐 내에서는 아직 ‘무인 점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달이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발주나 정리, 청소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세븐일레븐은 사람이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을 기술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 편의점은 시작 단계다. 그만큼 업계가 풀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무인 편의점의 기술적 한계다. 이게 해결됐을 때 청소년이 담배와 술을 사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나아가 무인 편의점이 안정적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업계에선 이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IT기업들과 손잡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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