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조형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KDK(김도균)의 사진집 instagram@kdkkdk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오가는 이미지의 ‘시간’과 ‘사유’의 개념을 화두로 던진다. 2011년부터 2456일 동안 작가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한 1555장의 사진을 시간의 축으로 엮은 이 사진집은 2017년 을지로에 위치한 상업화랑에서 열린 ‘인스타그램’전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폴라로이드 사진 모양으로 제작돼 벽을 빼곡히 메꾸며 전시된 사진 1555점은 인스타그램이라는 디지털 공간을 떠나 물성을 지닌 프린트로 탈바꿈하고, 오브제가 된 사진은 관객의 선택과 구매에 따라 벽면에서 떼어졌다. 모든 사진 판매가 완료된 시점에 전시는 마무리됐고, 작가의 서명과 작품번호, 업로드 날짜가 기재된 모든 사진은 온라인에서 삭제돼 컬렉터가 소장하는 단 하나의 사진이 된다. 온라인에서 전시장, 그리고 관람자의 소장으로 이어진 1555점의 이미지는 책이라는 최종지에 도착한다.
이미지는 총 193명의 사진 구매자, 즉 컬렉터의 이름과 사진 넘버링을 기록한 인덱스와 함께 1568페이지의 책에 수록된다. 스위스 바인딩으로 제본되고 케이스에 수납된 이 사진집은 500부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에디션 넘버와 작가 사인이 수록된다.
한편 KDK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김도균 작가는 서울을 거점으로 작업 활동을 하는 현대예술 작가다. 서울예술대학 사진과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토마스 루프로부터 마이스터쉴러를 받았다. 안도 파인아트(베를린), 페리지 갤러리(서울), 갤러리 2(서울), 마이클 슐츠 갤러리(베를린)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리움, 플라토, 백남준아트센터 그 외 다수 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작가의 작품은 IKB 독일 산업은행, 리움 미술관, UBS,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김도균 지음 / 4만 2000원 / 이안북스 펴냄 / 15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