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4-625합본호 김금영⁄ 2019.01.23 09:40:07
(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8년 공연 시장은 꽃을 피웠다.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지난해 1월 1일~12월 28일 티켓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8년 공연 시장을 결산한 결과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은 약 5441억원으로 전년도 4411억원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자’ ‘웃는 남자’ 등 대형 공연을 비롯해 국내 초연작 ‘마틸다’, 10년 만에 내한한 ‘라이온 킹’ 등 다양한 공연들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을 설레게 할 예정이다. 주요 공연장들이 주목하는 올해 공연들을 살펴본다.
예술의전당, 대표 레퍼토리 ‘교향악축제’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레퍼토리 공연과 오랜 전통을 가진 시리즈 콘서트에 내실을 기하는 가운데 새로운 작품들을 같이 선보인다. 3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대표 레퍼토리 ‘교향악축제’와 신작 오페라 및 연극들, 그리고 새로운 테마로 꾸린 시리즈 음악회들이 눈에 띈다.
4월 한 달 동안 찾아오는 ‘교향악축제’는 음악당 개관 이듬해인 1989년 시작된 이래 지난 29년 동안 500회 이상의 공연을 이어 왔다. 올해엔 17개 교향악단이 국내외 지휘자와 협연진으로 참여하고, 중국 국가대극원(NCPA) 오케스트라도 참여한다.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 공연은 중국국립발레단의 음악 감독인 이 장이 지휘를 맡고 첼리스트 지안 왕이 협연에 나선다. 7개 대학 교향악단이 참여하는 ‘대학오케스트라축제’는 11월에 찾아온다.
마티네 콘서트 ‘11시 콘서트’(1~12월)는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새로운 사회자로 예술의전당과 함께 한다. 주말 오전의 클래식 음악 산책 ‘토요콘서트’(3~12월)와 전석 1만원으로 클래식 음악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노력해 온 ‘아티스트 라운지’(1~12월)도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음악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화려한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수놓는 ‘제야음악회’를 끝으로 2019년 예술의전당 기획 콘서트가 막을 내린다.
예술의전당이 직접 제작하는 가족오페라가 신작 ‘투란도트’로 찾아온다. 예술의전당이 2001년부터 제작해 온 가족오페라는 지금까지 1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번 공연은 여름방학 기간인 8월 CJ 토월극장에서 총 12회 열린다.
또한 올해엔 신작과 재공연, 어린이 연극 등 다양한 눈높이의 연극들을 선보인다. 벨기에 출신 작가 아멜리 노통브가 쓴 소설을 이대웅 연출이 무대에 올릴 신작 ‘추남, 미녀’와 2014년과 2017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의 재공연이 각각 4월과 10월에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7~8월 여름 방학시즌에는 어린이와 가족관객을 위한 공연으로 캐나다의 어린이 전문 극단인 부슈 데쿠주의 ‘아빠닭’과, 서울발레시어터의 ‘댄싱뮤지엄’, 예술무대산과 일본 극단 카카시좌가 공동 제작하는 신작 ‘루루섬의 비밀’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영상화사업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도 박차를 가한다. 2013년 국내 사업을 시작한 이래 누적 관객 37만여 명을 넘긴 싹 온 스크린은 기존 레퍼토리에서 지난해 새롭게 제작한 뮤지컬 ‘웃는 남자’, 클래식 음악 ‘노부스 콰르텟 콘서트’, 현대무용 ‘스윙’, 어린이연극 ‘피노키오’, 연극 ‘인형의 집’을 추가해 총 34개 레퍼토리를 구축했다. 해외문화원, 전국 문예회관, 학교, 군부대 등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문화소외 지역에 3월부터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예술의전당 야외 공간에서도 무료 상영회를 연다.
이외에도 예술의전당 어린이예술단이 올해 두 번의 정기공연(5월 5일, 크리스마스 시즌)과 세종, 함안, 부산, 광주 전국 투어 특별공연을 준비 중이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단위 방문객을 위한 무료 야외공연도 열린다. 가정의 달 5월에는 ‘동요콘서트’와, 가을밤에는 낭만 가득한 우리 가곡을 들을 수 있는 ‘가곡의 밤’이 각각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 오른다. 또한 5월부터 9월까지 싹 페스타(SAC Festa)라는 이름으로 매주 토요일 클래식 버스킹이 야외 계단광장에서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 ‘그레이트 시리즈’ 강화
세종문화회관이 2019년 3월~2020년 2월 세종문화회관의 기획 공연과 9개의 예술단 공연을 미리 한꺼번에 선보이는 ‘2019 세종시즌’을 선보인다. 지난 2016년에 도입한 이래 4년차를 맞이한 세종시즌은 올해 서울시합창단의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를 시작으로 합창 8편, 국악 6편, 무용 4편, 연극과 뮤지컬 6편, 클래식과 오페라 21편, 대중음악 3편 등 총 48편 275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먼저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그레이트 시리즈’를 강화한다. 그레이트 오케스트라 시리즈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9월 27일, 대극장)에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를 맡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그레이트 뮤지컬 시리즈인 ‘엑스칼리버’(6월 15일~8월 4일, 대극장)는 세종문화회관과 뮤지컬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를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가 공동 주최하는 세계 초연작이다. 그레이트 아티스트 시리즈로는 데뷔 60주년을 맞이한 가수 이미자의 ’이미자 노래 60년‘(5월 8~10일, 대극장)이 마련된다.
특히 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3월 2일, 대극장)를 처음 선보인다. ‘윤동주’ ‘상처 입은 영혼-이화 이야기’ 등을 통해 비통한 한국사를 예술로 재조명한 작곡가 이용주가 참여해 자유를 외쳤던 17세 소녀 유관순의 일대기를 합창의 하모니로 선보인다.
이어서 남한과 북한의 동요를 부르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통일을 향한 어린이들의 합창’(4월 5~6일, M씨어터)이 올라간다.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2016)을 무대화한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귀향 - 끝나지 않을 노래’(12월 7일, M씨어터)도 돌아온다. 2017년 초연한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국악 공연이다.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시오페라단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4막의 오페라로 만든 프랑스 작곡가 마스네의 ‘베르테르’(5월 1~4일, 대극장)를 공연한다. 모차르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돈 조반니’(10월 30일~11월 2일, 대극장)는 귀족 신분으로 훤칠한 외모, 화려한 언변을 지닌 돈 조반니의 이야기를 다루며 비극과 희극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 ‘베니스의 상인’(5월 28일~6월 16일, M씨어터)은 연극 연출가 박근형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서울시뮤지컬단과 함께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재창작한 서울시극단의 ‘함익’(4월 12~28일, M씨어터)은 3년 만에 돌아온다.
영화와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한 클래식 공연도 눈길을 끈다.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해리포터 시리즈’ 중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6월 1~2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11월 16~17일)이 대극장에 7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찾아온다. 지난해 전석 매진을 기록한 ‘디즈니 인 콘서트’는 5월 18~19일 대극장 무대를 채운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영화와 함께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디즈니 콘서트 오리지널 싱어즈의 연기와 노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다.
지난해 10월 새롭게 개관한 세종S씨어터는 실험성을 확대한 작품을 선보인다. 기획 공연 ‘컨템포러리S’에서는 발레리나 김주원과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탱고와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어우러진 ‘김주원의 탱고발레(가제)’(7월 11~14일)가 올라간다. 한국무용과 발레, 애니메이션 등 타 장르와의 실험적인 결합을 선보이는 서울시무용단의 ‘더 토핑’(12월 5~7일), 전통음악의 현재를 잇는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류파대전’(4월 12일), 서울시극단의 ‘물고기 인간’(11월 1~17일) 국내 초연, 클래식부터 인디 음악까지 다양하게 아우르는 ‘메리 캣리스마스 & 해피 독 이어’(12월 24~29일)도 마련된다.
이밖에 싱어송라이터들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선보이는 ‘더 레이블 콘서트’(5월 16~19일, M씨어터), 매해 여름방학마다 찾아오는 ‘베토벤의 비밀노트’(8월 1~18일, 체임버홀),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작곡가 리스트, 에르켈 등 헝가리 작곡가들의 아름다운 음악과 문화를 소개하는 ‘헝가리 뮤직 나잇’(10월 18, 대극장) 등도 2019 세종시즌에서 만나볼 수 있다.
LG아트센터, ‘로마 비극’ 등 연극 눈길
2000년 3월 개관하며 기획 공연 시즌제를 선보인 LG아트센터 올해 20번째 기획 공연 시즌을 선보인다. 9년 만에 돌아오는 매튜본의 댄스 뮤지컬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4편의 무용과 4편의 연극, 5편의 클래식 공연과 2편의 재즈 공연 등 총 15편의 공연이 올해 LG아트센터 기획공연 CoMPAS19를 채운다.
올해 연극 프로그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5시간 반 동안 공연되는 이보 반 호브의 ‘로마 비극’(11월 8~10일)이다. 셰익스피어의 3개 작품(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을 이어 만든 이 작품은 관객들이 5시간 반 동안 인터미션 없이 자유롭게 무대와, 객석, 로비를 오가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등 기존 공연 관습을 철저히 파괴한다. ‘달의 저편’ ‘바늘과 아편’ ‘안데르센 프로젝트’ 등을 선보인 캐나다 출신의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가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자전적인 작품 ‘887’(5월 29일~6월 2일)도 마련된다. 연출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르빠주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들려준다.
독일 극단 도이체스 씨어터가 만든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9월 20~21일)는 10년 후의 유럽사회를 예측해 만든 작품이다. 2028년 미래 시점으로부터 과거 10년을 역추적하며 현재 마주하고 있는 미래 사회를 어떻게 하면 바로 잡을 수 있었을지 질문을 던진다. 루카스 네이스의 화제작 ‘인형의 집, 파트.2’(4월 10~21일)도 찾아온다. 노라가 15년 만에 집으로 다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2017년 토니 어워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김민정 연출과 국내 배우, 창작자들의 손에 의해 4월 공개된다.
무용과 댄스 뮤지컬도 기다린다. 야스민 바르디몽이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현대무용극으로 만든 ‘피노키오’(5월 18~19일), 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쥬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중국 설화를 소재로 만든 ‘프레스코화’(11월 1~3일)는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을 넘나드는 모던 발레를 보여준다.
국내 무용단, LDP무용단과의 공동제작 공연도 준비된다. 안무가 김설진, LDP 무용단의 안무가 김동규, ‘제7의 인간’ ‘프로메테우스의 불’ ‘푸가’ 등을 통해 꾸준히 LG아트센터와 작업해온 안무가 정영두가 만드는 세 가지 색깔의 ‘트리플 빌’(9월 26~29일)이 9월 올라간다. 또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가장 롱런한 댄스 작품이라는 기록을 지닌 매튜본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10월 9~20일)가 돌아온다.
클래식과 재즈 공연도 열린다. 10년 만에 돌아오는 레이첼 포저(바이올린)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6월 12일), 그리고 쟝-기엔 케라스(첼로)가 함부르크의 실내악단 앙상블 레조난츠와 펼치는 역동적인 무대(5월 24일)와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피아노)과 레 비올롱 뒤 루아의 첫 내한공연(10월 29일)까지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풍성한 클래식 음악이 기다린다. 그리고 스페인 출신의 현악 4중주단, 카잘스 콰르텟의 첫 서울 내한 공연(10월 22일)과 솔리스트 알리나 이브라기모바와 세드릭 티베르기엥이 듀엣 공연(2월 21일)을 선보인다.
재즈와 월드뮤직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장애를 극복하고 바리톤으로 세계무대를 누볐던 토마스 크바슈토프(3월 19일)가 이제는 재즈 가수로 전향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또한 피아니스트 추초 발데스가 1972년 발매된 음반 ‘재즈 바타(Jazz Batá)’의 콘셉트를 46년 만에 되살려 들려주는 무대(9월 17일)도 준비된다.
두산아트센터, 사회 이슈 담은 공연들
두산아트센터는 2010년부터 10주년을 맞은 두산아트랩을 통해 상반기에 공연 분야의 젊은 창작자 6팀의 새로운 실험을 선보인다. 두산아트랩은 2010년부터 시작해 10년째 진행되고 있는 신진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올해엔 검열, 청년실업, 젠더, 난민 등 지금 우리 사회의 이슈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을 예정이다.
2013년부터 매년 봄에 진행하는 두산아트센터 통합 기획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이 올해는 ‘아파트’를 주제로 한다. ‘아파트’와 연결된 사회학과 인문학, 철학 등 각 분야의 강연과 공연, 전시, 영화상영 등을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2개 작품이 완성된 형태로 관객들을 만난다. DAC 아티스트 김수정 신작 ‘이갈리아의 딸들’은 지난해 낭독공연 당시 시의성 있는 주제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바 있다.
판소리 워크숍으로 선보였던 2015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자람의 신작 ‘아워 타운(Our Town)’은 DAC 아티스트 박지혜(양손프로젝트)가 연출을 맡고, 여신동이 아트디렉터로 참여해 작품을 완성한다. 그 동안 장애인, 성소수자, 감정노동자 등 한국사회의 소외된 목소리를 담아낸 2017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연주도 신작을 준비 중이다.
두산갤러리 서울은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전: 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로 올해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지난해 선정된 3명의 신진 큐레이터가 1년 동안 워크숍을 통해 준비한 그룹 전시다. 하반기에는 2016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호인, 2018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윤이 개인전이 등이 진행된다. 두산갤러리 뉴욕은 2017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권하윤 개인전, 두산레지던시 뉴욕 오픈 1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등을 마련한다.
공연, 전시 외에도 무료 현대미술 강좌 ‘두산아트스쿨’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며, 예술가들의 현장토크 ‘두산청소년아트스쿨’도 여름 방학을 맞은 청소년을 위해 찾아온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에 소수정예로 진행하는 ‘두산아트센터 투어’도 관객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