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명화 속에 숨겨진 장치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은 큰맘 먹고 미술관에 갔으나 작품 앞에 멍하니 서 있다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오곤 했던 이들을 위한 그림 감상의 개론서다. 본서는 미술사의 흐름을 주도한 60개 명화들을 세 단계에 걸쳐 소개한다.
도입부에서는 그림이 그려졌을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그림이 탄생하기까지의 경위를 이야기한다. ‘양식과 기법’은 명화 속 구석구석을 확대해 보여주며 화가가 배경에 은밀하게 숨겨놓은 의미를 파헤친다. ‘아르카디아의 목자’ 속 낫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한 사람의 팔 그림자, ‘계약 결혼’의 창밖으로 언뜻 보이는 공사 중인 호화 저택, ‘절규’ 속 전방의 일그러진 인물과는 달리 평온해 보이는 두 행인의 모습….
명화 속 숨은 장치들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화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종교화와 르네상스, 로코코와 바로크, 표현주의와 팝아트 등 60점의 명화 속에서 도출해낸 60가지 주제들은 명화를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림을 둘러싼 주변 상황, 시대적 분위기와 화가의 생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에인 잭젝 지음, 유영석 옮김 / 2만 5000원 / 미술문화 펴냄 / 3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