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8호 이동근⁄ 2019.05.15 09:14:09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에 들어서고 있다. ‘5G’라는 신대륙을 선점하기 위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진검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5G에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있을까.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의 성패는 소비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이에 CNB저널에서는 LG유플러스가 5G 홍보를 위해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PlayX4(플레이엑스포) 행사장을 찾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12일 경기도가 주관,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차세대 융·복합 종합게임쇼인 ‘2019 플레이엑스포’에 단독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고, 체험존을 운영했다.
일반적으로 이정도의 규모 행사에 단독 스폰서로 참가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게임 행사에 게임 운영사가 아닌 이동통신사가 메인스폰서로 나섰다는 점도 특이한 점이다. 그만큼 LG유플러스가 자사의 5G서비스 홍보에 사활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장에 들어서서 LG유플러스 부스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체험존이 마련된 7~8홀이 행사장의 가운데, 그것도 입구에서 바로 확인 가능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 들어가려면 에스컬레이터를 탔어야 했는데, 바로 내려다 보였다.
부스에는 ‘5G 일상어택 트럭’ 두 대가 설치돼 있었다. ‘이동식 체험관’이었다. 트럭의 짐 칸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돼 있었고, 그 안에서는 체험 희망자들이 3D 체험을 할 수 있었다. 5G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인 U+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비롯해 5G 콘텐츠 서비스로 발전한 U+프로야구·골프·아이돌Live 시청이 가능했다.
트럭 앞에도 테이블 여러 개가 준비돼 있었고, 방문자들은 유플러스 전용 VR기기와 기어VR, 그리고 새로 출시된 5G 전용 기기인 LG전자의 ‘V50ThinQ’(V50 씽큐)를 체험할 수 있었다.
실제로 체험하기 위해 전시관을 둘러보니 VR을 체험하는 관람객이 가장 많았다. 스타데이트, 수중체험, 태양의 서커스, 아이돌 라이브, 웹툰, 치어리더 영상 등을 시연하고 있었다. VR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응도 괜찮은 편이었다. VR기기를 쓰고 고개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들이 펼쳐졌다.
기자도 일단 VR기기를 빌려 체험을 해 보았다. 체험을 위해서는 피부와 VR기기가 닿는 곳의 위생을 위해 고양이 얼굴 모양의 안대 비슷한 것을 껴야 했다.
우선 동료 기자가 “묘령의 여인(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조현)이 나타나 살갑게 굴어 초면에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경험담을 털어 놓은 스타데이트를 실행했다. 유플러스 전용 VR 기기는 무게도 비교적 가벼운 편이었고, 착용감도 괜찮았다. 콘텐츠도 비교적 괜찮았다. 다만 상호작용하는 부분이 적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어 수중체험, 태양의 서커스, 치어리더 영상 등을 돌려 보았다. 처음 체험해 보는 관람객이라면 충분히 흥미를 느낄만한 콘텐츠들이었다.
옆자리에서는 역시 VR기기인 ‘삼성 기어’를 통해 VR 콘텐츠를 체험중인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 단위나 친구들끼리 와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각자의 VR기기를 통해 신세계를 경험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이날 VR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LG유플러스 측에서 공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콘텐츠를 통해 5G 서비스를 홍보하겠다는 전략은 나쁘지 않아보였다. 일반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토요일에는 약 2만명이 유플러스 부스를 찾았고, 기자가 방문한 일요일에도 그에 못지않은 인원이 5G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홍보관에서 만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300개가 넘고, 독점 콘텐츠만 200여개”라며 “타사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콘텐츠를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유플러스 관계자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기에 이 방법이 가장 좋았다”며 무조건 속도가 빠르다는 것보다는 이 속도로 무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5G 서비스는 단순히 전송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전송 속도는 LTE에 비해 20배 빠르며, 기존 LTE는 여러명이 한 장소에 몰리면 통신 연결이 원활하지 않게 되지만 5G는 그보다 10배 많은 인원까지 동시에 통신망 접속이 가능하며, 반응속도가 훨씬 빨라 액션이나 슈팅 게임을 할 때도 유리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체험한 VR기기와 5G의 관계성을 연결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VR인데, 이동통신으로서 5G의 가치를 고려하면 실외에서 VR기기를 체험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플러스 관계자도 “VR기기를 실외에서 사용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단순히 빠른 속도를 통해 VR 콘텐츠를 체험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바꿀 필요 없이 실내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다만 실내에서 VR기기를 연결해 주는 와이파이도 5G서비스의 일종이므로 무조건 관계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5G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이날 시연용으로 내 놓은 V50ThinQ의 콘텐츠들이었다. 출시 전에는 “두개의 디스플레이가 어색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직접 5G로 가능한 서비스를 체험해 보니 “5G용으로는 이만한 기기가 없겠다”는 말이 자동으로 나왔다. 5G 전용 콘텐츠들을 넓은 2개의 창에서 돌려가며 경험한다는 것은 확실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는 V50ThinQ의 디스플레이 중 하나를 조이패드로 활용 가능한 게임들과 프로야구, 아이돌 라이브 등의 콘텐츠들이었는데, 한 개의 화면에서 어렵게 오가며 콘텐츠를 찾는 것 보다 훨씬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중에는 위쪽에서는 전체 경기장을, 아래 화면에서는 돌려가며 선수를 살펴보는 것이 가능했다. 아이돌 라이브는 위 화면에서는 전체 멤버들의 공연을, 아래 화면에서는 좋아하는 멤버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두개의 화면에서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5G 서비스의 강점인 ‘초고속·저지연’을 100% 이상 어필 했다.
다만 조이패드의 경우 이날 시연된 게임에서는 충분히 장점을 어필했지만, 아직 모든 게임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다. 앞으로 LG 측은 게임사에 V50ThinQ의 조이패드가 적용 가능하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는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훨씬 높지만 이번에 나온 V50ThinQ는 매우 잘 만들어졌으며, 5G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어 점유율을 높여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험존을 나가면서 느낀 것은 확실히 유플러스가 콘텐츠를 통해 5G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은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것이었다. “5G 서비스의 강점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타사 홍보 담당자의 말이 확실히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VR 기기는 실내용이므로 이동형 단말기의 5G 서비스와는 관계가 적다고 해도. 관람객들은 VR기기가 보여주는 신선한 경험에 충분히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추후 5G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훨씬 적을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전용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절대로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았다. “U+ 게임을 통해 고객들에게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5G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해나갈 것”이라는 유플러스측의 공식 설명이 공언이 아님이 느껴졌다. 특히 스포츠나 아이돌 관련 콘텐츠는 초기 5G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충분해 보였다.
다만 이같은 콘텐츠들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제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다. 초기에는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었던 콘텐츠도 시간이 지나면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다, 최근 SK텔레콤이나 KT 측도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용 콘텐츠를 확보하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