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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초라한 ‘주가 성적표’

상반기 공시 분석해보니 ‘희비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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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4호 손정호 기자⁄ 2019.07.23 08:32:34

상반기 10대 그룹은 주가와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하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대형 그룹만 주가와 시가총액이 증가했고, 이외에는 하락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KEB하나은행의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상반기 주가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곳도 있지만, 하락세를 면치 못한 곳도 있다.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통상압력 등의 암초가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 주가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상반기 코스피 지수(6월 28일 종가 기준)는 작년 말과 비교해 4.39% 상승했다. 이 기간 주요 20개국(G20) 증시가 13.45%나 오른 것에 비하면, 소폭 반등한 수준이다.

이 시기에 10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주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사업사 또는 지주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신세계는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SK, 롯데지주, 한화, GS, 현대중공업지주는 하락세를 나타났다.

CNB가 기업별로 공시자료를 분석해보니, 삼성전자 주가는 3만87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21.4% 성장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11만8500원에서 14만원으로 18.1%, 신세계는 25만6000원에서 30만1000원으로 17.5% 증가했다. LG는 6만9900원에서 7만6900원으로 10% 증가했고, 포스코는 24만3000원에서 24만4500원으로 소폭(0.6%) 상승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5만27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16.5%나 하락했다. 한화는 3만1350원에서 2만6700원으로 14.8%, SK는 26만원에서 23만2000원으로 10.7%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4만6000원에서 32만4000원으로 6.3% 하락했고, GS는 5만1600원에서 5만1200원으로 소폭(0.7%) 내렸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상반기 상위 10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99곳)의 시가총액은 812조8483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말(748조7513억원)에 비해 8.56%(64조970억원) 증가했다. 대부분 그룹의 시총이 감소했지만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규모가 큰 곳이 성장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시총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이 시기 현대차그룹(상장사 11곳)의 시총은 79조4382억원에서 92조7624억원으로 13조3232억원(16.77%) 증가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위아(34.2%), 기아자동차(30.5%), 현대글로비스(24.81%), 현대차증권(22.2%), 현대모비스(21.3%) 순으로 시총 증가율이 높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시총이 성장했다. 삼성그룹의 시총은 417조129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48조(13%)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17.2%), 삼성전기(-5.5%), 삼성물산(-9.2%) 등 일부 계열사의 시총이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의 시총 증가분 49조5492억원(21.4%)이 압도적이었다.

SK그룹은 시총 111조1245억원으로 1.7%, LG그룹은 89조3839억원으로 9% 정도 성장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이 시기에 27조2894억원에서 24조3632억원으로 10.7%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22.5%), 롯데정밀화학(28.6%)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롯데지주(-24.8%), 롯데쇼핑(-23.9%), 롯데푸드(-17%), 롯데케미칼(-8.8%)의 하락율이 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시총 16조8019억원으로 8.7%, 한화그룹은 11조2819억원으로 7.6% 감소했다. 포스코, GS, 신세계그룹도 시총이 줄었다.

금리인하 호재 ‘무색’

하반기에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 일본의 경제제재로 우리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8개 증권사(하나·DB금융투자, KB·메리츠종금·현대차·케이프투자·키움·대신증권)의 하반기 코스피 평균 전망치는 1940~2290선이다. 연초에는 하반기 코스피가 25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최저 1900선까지 내려잡은 것이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 중이라는 점이 여전히 우리경제에 부담이다.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1424억 달러)은 전체 무역규모의 25%였다. 주로 반도체 등 중간재 부품을 수출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고,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구조다.

 

하반기 우리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로 당분간은 하방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라는 상승요인이 있지만, 이를 상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일본의 수출규제도 걱정거리다. 일본은 외교·안보(북한, 과거사 문제) 사안을 이유로 우리나라에 불화수소, 포토 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품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물품들이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비축물량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생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반면에 미국 금리 인하와 한반도 리스크 약화는 증시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현재 2.25~2.50% 수준인 금리를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 미국 하원에서 이런 의사를 전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은행에 맡기기보다 증시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주식 투자수요가 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 리스크가 다소 약화됐다.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점은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실제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남북경제협력 재개를 통한 수익 창출에 이르는 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통상압력이라는 하방요인이 금리인하 효과 보다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CNB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계속 확산되고 있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협상이 아직 진행되지 않아 당분간 증시 하반요인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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