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승기도 LG생활건강이 잡았다. 고가 상품을 내세운 차석용 부회장 표 ‘럭셔리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또 통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통 다각화, 중저가 라인 등에 치중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위 탈환에 실패했다. 희비가 엇갈린 K뷰티 2강, 두 기업의 2분기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LG생활건강 ‘럭셔리’입고 훨훨
아모레퍼시픽 ‘다각화 전략’ 울상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8325억 원, 301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9%, 12.8% 성장했다. 상반기 실적은 매출 3조 7073억 원, 영업이익 6236억 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매출 하락,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 규제, 사드보복 조치 여파 등으로 인한 K뷰티의 전반적인 어려움에도 불구, ‘독주 레이스’를 펼친 셈이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상승세는 럭셔리 화장품들이 견인했다. 대표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는 전년 대비 매출 24% 성장했고,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 ‘숨마’와 ‘더 퍼스트’ 역시 각각 67%, 43% 기록하면서 흔들림 없는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화장품사업 2분기 매출은 1조 1089억 원, 영업이익은 2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6.3% 성장했다.
화장품 외의 분야에서도 성장세는 계속됐다. 생활용품사업 매출은 434억 원, 영업이익은 282억 원을 기록해 각각 18%, 3% 증가했다. 음료 사업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03억 원, 475억 원으로 각각 5%, 4% 성장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성장률은 1%에 그치면서 1위 탈환에 이르지 못했다.
1일 아모레 측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1조 5678억 원, 영업이익은 1104억 원으로 각각 1% 증가, 35.2%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 2113억 원, 3153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29.7% 감소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혁신 상품 개발, 고객 체험 공간 확대, 국내외 유통 채널 다각화 등 브랜드 투자에 주력했다. 그 결과 아이오페·라네즈·마몽드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온라인 위주로 매출이 증가했고,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한 에스쁘아는 매출 123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매출 1조 39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78억 원으로 40% 감소했다.
로드숍 브랜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국내 매출 하락과 마케팅 비용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29% 줄어든 192억 원을 기록했고, 에뛰드는 32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 中 럭셔리 시장 계속 노릴까
아모레퍼시픽, 1위 탈환 전략은?
그렇다면 두 기업의 향후 전략은 어떻게 펼쳐질까.
LG생활건강은 ‘럭셔리카드’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럭셔리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아시아 위주로 해외 시장을 넓힌다는 것이 사 측의 설명.
관계자는 “국내 및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궁중 화장품 브랜드 ‘후’를 최상 브랜드 이미지로 공고히 할 것”이라며 “관련 마케팅 활동을 늘려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로 육성하면서 숨, 오휘 등의 초고가 라인을 더해 럭셔리 브랜드 포지셔닝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하반기 계획은 ‘디지털 채널 전환 가속화’와 ‘글로벌 투자 확대’ 두 가지다. 동시에 고정비 축소를 통해 질적 경영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계자는 “하반기 및 내년도에 질적 경영 체질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최근 뷰티 시장이 디지털화되면서, 아모레퍼시픽도 디지털화 전환 과정에 있다. 따라서 올해까지는 투자에 의미를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밀레니얼 고객에게 브랜드이미지 확산을 위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 고객 유치를 위한 해외사업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