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지만, 보험시장엔 매서운 한파가 불고 있다. 대부분 매출 면에서는 소폭 신장이 있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면에서는 그리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발표하고 있다. 손해율이 오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가 보여 보험료를 올리기 어려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nb저널에서 각 사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정리, 비교해 보았다.
손보업계 ‘빅3’ 당기순이익 일제히 하락
cnb저널에서 손해보험업계의 일명 ‘빅3’(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로 불리는 대형보험사들이 공시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률·순이익률 하락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상반기 3사 합산 매출은 3.2% 올랐고, 영업이익은 36.4% 하락했다. 순이익은 36.8%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4%포인트 하락했다.
사별로 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상반기 매출이 2.2% 올랐다. 영업이익은 1분기 23.6%, 2분기 45.5%씩 하락해 상반기 총 35.8%가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0%포인트가 하락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매출은 총 4.5% 올랐다. 영업이익은 1분기 17.1% 하락, 2분기 42.7%로 크게 떨어져 상반기 총 32.6%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1.7%포인트 줄었다.
DB손해보험 상반기 매출은 3.3% 올랐고, 영업이익 1분기 42.1% 하락, 2분기 40.4% 하락해 상반기 총 41.0%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2.1%포인트 감소했다.
3사 단일 기준 영업실적도 연결기준과 비슷했다. 매출은 3.1% 올랐고 영업이익은 무려 34.5% 하락, 순이익은 34.9%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매출은 1분기 2.0%, 2분기 1.3%씩 증가해 상반기 1.7% 올랐다. 영업이익은 1분기 24.2% 하락, 2분기 47.1%로 크게 떨어져 상반기 36.7%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1%포인트 줄었고,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6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6656억 원 대비 36.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 거둔 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를 빼고 계산하더라도 22.3% 낮아진 수치다. 이로써 순이익 ‘1조 클럽’의 꿈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현대해상은 1분기 매출 5.1%, 2분기 4.5% 증가해 상반기 총 4.8%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은 1분기 17.0% 하락, 2분기에는 40.4%로 크게 떨어져 상반기 총 31.0%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1.6%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3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다.
DB손해보험의 상반기 매출은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분기 12.9% 하락했으나 2분기 43.9% 떨어지면서 상반기 총 32.7%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1.9%포인트 떨어졌다. 상반기 순이익은 2063억 원을 기록해 31.3%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3사 외에, 주요 손보사 가운데 메리츠화재만이 상반기 순이익 1361억 원으로 3.1% 늘었다.
‘아픈 손가락’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손보사들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적자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경우 △정비수가 인상 △육체노동 가동 연한 연장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인해 손해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상반기 이미 두 차례 보험료를 올린 바 있어 인상요인을 보험료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실손보험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강화 정책이 하나둘 시행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의료이용량이 급증했지만,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보험인 탓에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다. 즉 두 보험료 인상의 근거는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보험 모두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상품인 만큼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