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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VVIP에 올인 속사정

프리미엄 라인업 확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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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1호 손정호 기자⁄ 2019.12.16 09:19:15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최근 새로운 프리미엄카드를 선보였고,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최근 이태원 문화공간인 ‘바이닐&플라스틱’에서 프리미엄 카드인 ‘더 그린’ 회원들을 위해 진행한 그린 스니커즈 행사 모습. 사진 = 손정호 기자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카드업계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연회비가 높지만 다양한 혜택을 주는 VIP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것.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부작용은 없는 걸까? CNB가 실태를 들여다봤다.

카드사들이 VIP(Very Important Person)들을 위한 프리미엄급 카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더 레드(the Red)’ 에디션4를 선보였다. 더 레드 에디션4는 여행, 쇼핑, 뷰티, 커피전문점 등의 영역에서 바우처(상품권)를 사용할 수 있다. 세계 800개 공항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어리티 패스(Priority Pass)’도 특징이다.

이 회사는 4종류의 프리미엄 카드를 갖추고 있다. ‘더 블랙(the black)’ ‘더 퍼플(the purple)’ ‘더 레드(the Red)’ ‘더 그린(the green)’이 주인공이다. 컬러별로 다양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다. 현대카드는 이를 알리기 위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내 꿈은 컬러꿈’이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개봉하기도 했다. 뮤지션의 공연이나, 디자이너의 운동화 등 고객들을 위해 특이한 마케팅도 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더 레드 에디션4’는 ‘더 레드(the Red)’ 시리즈에 속하는 카드다.

롯데카드는 최근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했다. ‘엘클래스(L.CLASS)’ L60을 선보였다. ‘프리미엄의 깊이를 경험하다’라는 콘셉트를 가진 ‘엘클래스’ L60은 공항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의 VIP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엘클래스’ L20도 운영하고 있다. 엘클래스 L20은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연회비가 L60에 비해 조금 낮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인피니트’ ‘트래블패스’ ‘다이아몬드’ 등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국제선 비즈니스석을 구입하면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최근 ‘프리미엄의 깊이를 경험하다’라는 콘셉트를 가진 ‘엘클래스 L60’을 선보였다. 공항라운지와 롯데호텔 멤버십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사진 = 롯데카드

KB국민카드는 ‘베브(BeV)’가 자랑이다. 이는 ‘비욘드 밸류(Beyond Value)’를 컨셉으로 한다. 가치를 뛰어넘는 가치를 담았다는 의미다. 나인, 파이브, 쓰리 3종류가 있다. 주말에 사용하면 평일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롯데백화점 상품권(22만원)도 받을 수 있다.

‘탠텀(TANTUM)’도 VIP들을 위한 상품이다. KB국민카드의 ‘탠텀’은 해외여행을 할 때 사용하기 좋다. 페닌슐라 등 해외 유명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객실 등급도 올려준다. 공항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항공 마일리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반고객 역차별 논란도

신한카드는 ‘더 베스트(The Best)’ ‘더 클래식(The Classic)’ 시리즈를 앞세우고 있다. 트레블과 레저,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른 프리미엄 카드보다 쉽게 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더 레이디 클래식(The Lady Classic)’은 여성들을 위한 것이다. 백화점과 마트, 학원, 서점 등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곳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브런치와 다이닝을 즐기기 위한 외식매장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The BOON SVIP’는 신세계백화점의 우수고객(연간 1억원 구매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비행기 마일리지와 공항 라운지 이용혜택을 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에 “프리미엄 카드를 운영하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요즘에는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서 선호하는 소비패턴에 대한 할인혜택 등을 강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마케팅에 혈안이 된 이유는 뭘까.

우선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올해부터 연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사업장의 경우 2.05%에서 1.4%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의 경우 2.21%에서 1.6%로 감소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모바일 결제 시장이 확대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새 돌파구를 찾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삼성페이,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페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패스, 신세계그룹의 SSGPAY, 롯데그룹의 L.pay, 현대백화점그룹의 H몰페이 등)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카드사들의 설자리를 좁히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은 소비력이 좋은 VIP를 잡기 위한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에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수준으로 일부는 임원의 승인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VIP 고객들은 사용금액이 많으면서도 연체율이 낮아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사업 대상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높은 연회비의 카드를 소지할 수 없어 양극화 문제를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

정세현 인하대 겸임교수(경영학)는 CNB에 “카드업은 서민금융의 중요한 요소인데 프리미엄 플레이트를 갖고 있는 계층에만 집중한다면 고유의 공공성 취지와 맞지 않다”며 “수익성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 혜택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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