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출 증가폭은 20% 가까웠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이에 못미치는 성장률이었지만 2자리수 성장폭을 기록했다.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이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신한지주가 더 높았고,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문화경제에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9개 금융지주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8개사의 매출은 평균 1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으로 47조 1697억 원을 올렸다. 이어 신한지주(43조 8591억 원), 하나금융지주(38조 6501억 원), 우리금융지주(22조 7343억 원), 메리츠금융지주(22조 3151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전년(19조 2205억 원) 대비 29.6% 증가한 22조 315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금융지주(27.4%↑), 신한지주(24.1%↑), DGB금융지주(19.5%↑), KB금융(12.2%↑) 등의 순이었다. 유일하게 매출이 줄어든 곳은 JB금융지주로 전년(2조 4738억 원) 대비 2.2% 줄어든 2조 419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개사 평균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지주로 5조 463억 원에 달했다. 이어 KB금융(4조 4906억 원), 하나금융지주(3조 2587억 원), 우리금융지주(2조 8000억 원), 메리츠금융지주(9623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금융지주로 전년 (6427억 원) 대비 46.5% 증가한 9418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DGB금융지주(29.6%↑), 메리츠금융지주(19.9%↑)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는데, 매출 증가율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은 것이 원인이었다. 8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9.4%로 전년(10.1%) 대비 0.7%포인트(P)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JB금융지주로 20.0%에 달했다. 이어 BNK금융지주(15.3%), 우리금융지주(12.3%),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3.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증가폭이 가장 높은 곳은 JB금융지주로 전년(16.8%) 대비 3.2%P 오른 20.0%에 달했다.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등 상위권 지주사들은 모두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지주사는 하나금융지주로 전년(9.7%) 대비 1.3%P 감소한 8.4%를 기록했다.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지주로 3조 6424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KB금융(3조 3132억 원), 하나금융지주(2426억 원), 우리금융지주(2조 37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순이익 증가폭은 한국금융지주(64.2%↑), 메리츠금융지주(23.0%↑), 신한지주(13.9%↑) 순으로 높았다.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DGB금융지주로 전년(4036억 원) 대비 10.1% 줄어든 362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탓에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하락폭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 방어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호재는 없었어도 지난해는 무난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암운이 드리워졌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라며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견인하는 등 장래가 밝게 평가됐지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DLF) 사태에 따른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