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업계가 제주를 중심으로 대구, 광주, 청주 등의 지역출발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비행기를 세우는 것보다 단거리라도 띄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항공기 리스료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가 월 400~500억 원가량 지출되고 있고 국제선 매출이 0에 수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휴가 시작되는 30일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 예약은 대부분 매진됐다.
LCC 항공업계, 국내 노선 확대 전략 추진
제주항공은 이달 3일부터 25일까지 김포~부산 노선을 확대해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총 92편을 추가 운항한다. 추가 공급석은 약 1만 7400석이다.
29일부터는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노선은 매일 1회 일정으로 운항된다. 김포~여수 노선의 경우 앞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이에어(소형 항공사) 등이 운항해 왔던 곳이다.
에어부산은 최근 부산∼제주 노선을 매일 왕복 3회에서 5회로, 김포∼제주 노선도 매일 왕복 2회에서 3회로 늘렸다. 코로나19로 잠정 중단했던 울산~제주 노선을 55일 만에 재개하고 매일 2회씩 왕복 운항한다.
에어서울도 지난달 주말에만 주 2~3편 운항했던 김포∼제주 노선을 이달부터 주 32편 운항으로 확대했다. 진에어 역시 김포∼제주 노선을 평일은 하루 왕복 6회, 주말은 왕복 8∼10회로 횟수를 늘려서 운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김포, 대구, 광주에 이어 청주에서 4번째 노선 운영을 시작했다. 매일 4회 일정으로 청주와 제주를 잇는다. 또 5월 1일부터는 김포와 부산을 잇는 부정기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평일에는 하루 왕복 15회, 주말은 17회까지 운항 횟수를 늘리고, 대구∼제주 노선은 하루 왕복 6∼7회, 광주∼제주 노선은 4회가량 운항하기로 했다. 5월에는 국내선의 운항 횟수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관심으로 첫 청주-제주 항공편에 98%의 탑승률을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했다”며 “추후 국내선 수요 변화에 따른 추가 증편 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행 여행객 ↑,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
LCC 항공사들이 국내 노선을 증편한 데는 코로나19로 멈춘 국제선을 대체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진 가운데 향후 여행수요가 국내 여행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30일부터 5월 5일까지의 연휴 기간에 김포에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은 1670편으로 하루평균 238편이 운항될 것으로 예상됐다. 4월 30일(부처님오신날)부터 5월 1일(근로자의 날), 5월 2일과 3일(주말), 5월 5일(어린이날)까지 6일간의 황금연휴이기 때문이다.
일 별로는 30일 254편, 5월 1일 240편, 2일 346편, 3일 250편, 4일 241편, 5일 243편, 6일 206편의 항공기가 운항 될 예정이다.
제주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1만 원 아래였던 항공 운임(유류할증료 등 별도)도 10만 원대로 상승했다. 또 LCC 항공사 기준,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도를 향하는 항공권은 매진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지속 되면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다 보니 국내 노선 수요가 늘었다”며 “제주 노선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있는 노선인데 코로나로 항공편이 축소됐다가, 황금연휴를 맞아 탑승률이 증가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이후 탑승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국내 여행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