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호 이동근⁄ 2020.08.25 09:34:22
종합비타민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일동제약 장수브랜드 ‘아로나민’이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대웅제약 ‘임펙타민’ 등의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국내 종합비타민 브랜드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종합비타민 브랜드는 총 6개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것은 일동제약 ‘아로나민’으로 592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대웅제약 ‘임펙타민’(377억 원), GC녹십자 ‘비맥스’(160억 원), 유한양행 ‘메가트루’(138억 원), 종근당 ‘벤포벨’(117억 원), 유한양행 ‘삐콤씨’(106억 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감률을 보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아로나민은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10.7% 줄어들었고, 임펙타민은 30.0% 증가했다. 비맥스는 무려 122.2% 늘었으며, 메가트루는 22.1%, 벤포벨은 101.7%, 삐콤씨는 12.8% 증가했다. 아로나민을 제외하면 나머지 브랜드는 모두 성장한 것이다.
올해로 출시 57주년을 맞은 아로나민은 전통적인 종합비타민계의 강자다. 하지만 6개 제품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다만 매출이 100억 원을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회사의 고함량 제품군인 ‘엑세라민’ 제품군이 2018년 70억 원에서 2019년 89억 원으로 26.9%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성장률을 기록한 브랜드는 지난 2013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뒤 소리 없는 성장세를 거듭해 온 임펙타민이다. 특히 대중광고를 시작한 2016년 이후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 끌어올리며 명실상부 대형품목으로 커졌다.
비맥스와 벤포벨은 3자리수 증가율을 기록,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특히 비맥스는 지난해 사측이 약국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크게 성장했는데, 올해는 대중광고까지 시작, 더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에는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약국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기까지 했다.
유한양행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 하다. 메가트루는 138억 원으로 22.1% 증가했고, 삐콤씨가 106억 원으로 12.8% 증가하면서 이 회사는 100억 원이 넘는 종합비타민 브랜드를 2개나 보유하게 됐다. 성장세는 비맥스나 벤포벨에 비해 다소 낮지만, 두 브랜드의 매출을 합치면 244억 원으로 대웅제약에 이어 3위에 이른다.
한편 전체 비타민제 시장은 갈수록 축소되는 분위기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비타민시장은 2017년 6640억원에서 2018년 639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엔 6366억원에 머물렀다. 즉, 일반 비타민제 시장은 줄어들고 약국에서 판매되는 고함량 비타민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와 종근당의 약국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비타민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 재편을 말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함량 종합 비타민제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에는 큰 변화가 눈에 들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