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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기자 해외주식 도전기 ③ 신흥국] 투자 정보 적고, 환율변동성 조심해야

현대차증권 "대만, 빠른 코로나 대처로 증시 호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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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4호 이될순⁄ 2020.09.17 07:39:15

코로나19로 전세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야 하고, 거래 시간도 다르며, 종목 정보 파악도 쉽지 않지만 해외 주식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한국 증시가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는 더 큰물이고, 그만큼 더 큰 이익 역시 거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국내 주식만 전전한 초보자이지만, 최근 추세에 맞춰 소액이지만 해외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직접 해외 주식 투자를 해보면서 경험 그리고 주의 사항들을 계속 전해드릴 계획이다. 세 번째는 신흥국 편이다.

 

[‘주린이’ 기자 해외주식 도전기 ① 미국] “아마존 주식 10만 원어치만 주세요”

 

[‘주린이’ 기자 해외주식 도전기 ② 중국] “최소 1000주 사라고요?” … 최소 구매단위 난관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흥국은 어디? … MSCI 지수 참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은 어디일까. 신흥국에 투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어느 나라가 신흥국에 포함되는지 궁금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등은 지수를 산출할 때, 선진국과 신흥국, 개도국으로 분류한다고 하니 이를 통해 신흥국에 속하는 나라가 어디인지 확인해봤다.


세계 최대 증시 관련 지수 산출 기관인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선 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 등이,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에선 러시아·남아프리카·폴란드 등이, 그리고 아시아에선 중국·인도·한국·대만·필리핀 등이 신흥국으로 분류돼 있다. 모든 국가를 합하면 27개국이다. 투자할 나라가 많다. 하나만 골라야 한다.

우선, MSCI 신흥시장 지수(EM)에서 비중이 큰 국가를 중점으로 고려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이 34.02%, 대만이 11.92%, 한국이 11.56%, 인도가 9.12%, 브라질이 7.15%, 그 외 국가가 26.42%를 차지했다. 신흥국 중에서 기자가 투자할 국가는 지수 비중이 높은 대만과 인도, 브라질로 추려졌다.

여기에 MSCI 지수에서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베트남도 투자할 국가 중 하나로 기자는 추가했다. 증권사들의 베트남 진출이 많아지면서 펀드 런칭과 부동산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때, 베트남은 올 초 3%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투자 대상국으로 대만‧베트남에 주목 … 코로나19 영향 가장 적어

투자할 나라는 대만과 인도, 브라질, 베트남 중 하나로 결정했다. 이제 한 곳을 택할 차례다. 투자 정보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부족해 뉴스 기사나 증권사들의 리포트 혹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정보들을 바탕으로 국가별 장단점을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2월부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 초기 방역에 성공했다. 현재(13일)까지 500명 미만의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대대적 경제 봉쇄 없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도시봉쇄나 이동제한, 대규모 공장가동 중단 등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다른 국가에 비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과 인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로부터 회복할 전망이 가장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과 인도는 코로나19 총감염자 수에서 세계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영국 리스크 컨설팅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대응 및 부패에 대한 분노로 브라질이 향후 6개월 동안 3개국 중 가장 높은 시민 불안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역시 시민 불안이 “극단적으로” 위험한 수준까지 높아질 잠재력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민 불안은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높이고, 경기 회복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과 인도, 남아공 3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6월 이들 3개국이 올해 평균 7%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베트남은 대만과 비슷하게 코로나19 조기방역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1000명 수준)와 사망자가 적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라고 말한다. 현대차증권 윤성희 애널리스트는 2020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2.9%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 전망된다며 2021년에는 코로나 발생 전 성장률 수준(약 7%)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경우, 빠른 봉쇄 조치에 힘입어 성공적인 방역을 이뤄낸 국가”라며 “하반기 EU와의 FTA 발표가 있고,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로 수혜 등의 성장 동력도 유효하다는 점이 투자 관점에서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를 수집한 결과, 기자가 투자할 국가는 성장성이 높은 대만과 베트남으로 추려졌고, 최종 선택한 곳은 대만이었다. 대만은 한국과 증시 업종 구성이 가장 비슷하고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통한 투자 유치가 기대돼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기자는 TSMC 매수를 결정했었다. (사진=연합뉴스)


대만 주식 매수 결정했으나 “1800만 원 자금 필요”

나라를 선정했으니, 종목을 선정할 차례다. 앞서 말했듯 대만은 한국과 업종 구성이 비슷하다.
대만 증시에서 IT업체가 48%를 차지한다. 한국의 코스피 역시 IT 34%, 산업재 12%, 소재 8% 정도로 대만과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현대차증권 윤성희 애널리스트는 7월 리포트에서 대만 경제는 빠른 코로나 대처와 더불어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을 위한 정책 시행 등으로 회복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대만의 전체적 수출은 감소했으나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은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데 중국의 경기 개선과 함께 중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게 되면 향후에 대만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이슈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이 격화되면서 정보기술 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발효를 코앞에 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반도체 사재기로 대만의 지난달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일, 대만 재무부는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어난 312억 달러(약 37조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대만 주식 매수를 위한 회사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대만의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고, 증시에서 반도체 업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테크(Tech) 섹터에서 주식을 찾은 결과 TSMC를 택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대만 증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전체 매출 기준 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의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TSMC사로 매수를 결정했다.

KB증권 앱으로 대만 주식을 매매하려고 했더니, 대만 주식 중개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 현재 주요 증권사 어플 중에서 대만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삼성증권뿐이었다.

 

삼성증권 어플을 켜 TSMC사를 검색하고 매매에 나섰다. 기본 매매단위는 1000주로, 15일 TSMC사의 단가는 445.00 대만 달러다. 한화 1800만 원 상당의 거금이 필요했다. 기본 매매 단위는 예상하고 있었으나 천 만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타 증권사 어플에서 분할 매수도 불가능해, 중국 주식에 이어 대만 주식도 매수를 포기해야만 했다.

 

홍콩이나 중국처럼 대만 증시에도 최소 거래단위가 있다. 1000주다. 싱가폴, 브라질, 베트남 하노이증시는 최소 거래단위가 100주다. 동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는 사실상 한국 정도만 최소 거래단위가 없다.

 

대만 주식 매수에 나섰으나, 1000주 거래가 기본이었다. 한화 1800만원에 달하는 돈이 있어야 TSMC사 주식 매수가 가능했다. (사진=증권사 어플 캡처)


해외주식 투자 ‘환율 리스크’ 가장 중요

해외투자에 있어서는 환율 리스크가 가장 중요하다. 환율이 떨어지면 달러나 엔화, 동화(베트남 화폐 단위) 등으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환율 하락폭만큼 손실을 보기 때문에 환변동성이 높은 국가들은 1차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브라질이나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은 과거에 금리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금 유출을 막았던 경험이 있다. 베트남 동화는 1986년 1달러에 23동에서 2018년 2만 3000동으로 통화가치가 1000분의 1로 떨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선진국과 비교하기 힘들만큼 높고, 정부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기까지 해서다.

즉, 경기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따라서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국 내에서 금리를 조정해 해외 자금의 유출입 규모를 조절하는 정책을 시행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환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유안타증권 유동원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해외주식을 투자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환변동성이다”며 “특히 신흥국은 통화가치가 주가지수보다 급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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