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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넓은 집의 세계 ③ 저녁] '확찐자'면 어때, 홈트도 홈술도 즐겁게

KT ‘스마트홈트’, 오비맥주 ‘붐박스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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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6호 옥송이⁄ 2020.10.16 13:36:10

일터로 학교로, 밖을 배회하느라 몰라봤다. 집이 이토록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 이후 확장된 집의 세계(世界. 범위) 이야기다. 전염병이 장기화되면서 일·휴식·자기계발 등 일상의 무게추는 집을 향했고, 그 결과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코로나 시대, 달라진 집의 세계를 아침-점심-저녁 일상으로 관찰해본다. 3편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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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나, ‘확찐자’ … 2명 중 1명 체중 증가

한동안 체중계 보기를 돌 보듯 했다. 숫자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다. 집콕 생활하며 수 없이 주문한 배달음식, 추석에 먹은 전·고기 따위가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친다. 그래도 더 이상 피할 순 없어 눈 질끈 감고 체중계에 올랐다. 역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몸무게가 늘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위로는 된다. 무명의 동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름은 ‘확찐자’(코로나 감염 우려로, 외출 대신 집에 머물면서 활동량 급감으로 살이 찐 사람을 일컬음).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를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52.1%)이 올해 초와 비교해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증가한 몸무게 평균은 4.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조사 결과, 코로나 이후 체중 증가를 경험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열량·고지방의 배달음식 섭취량 증가가 체중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사진 = 연합뉴스 


성별로 살펴보면 체중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54.9%)이 남성(44.8%)보다 10.1%포인트 높았지만 늘어난 몸무게 평균은 남성이 6.4㎏으로 여성(4.5㎏)보다 1.9㎏ 많았다. 체중이 늘어난 이유로는 ‘고열량·고지방의 배달음식 섭취량 증가(52.2%, 복수 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온라인 수업·재택근무 등으로 외부활동량 감소(49.1%), 불규칙한 수면 시간(34.8%), 운동시설 이용 자제로 인한 운동량 감소(31.0%),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한 군것질 증가(27.1%), 혼밥이 늘면서 식사량도 함께 증가(17.6%) 순으로 이어졌다.

‘스마트 홈트’로 확찐자 탈출 도전

“지니야 홈트 시작해줘. 복근운동 보여줘. 아니, 볶음 우동 말고 복근운동!”

지난주 한 지상파 예능 관찰 프로그램에 나온 에피소드다. 배우 김광규의 현실감 넘치는 자취 생활이 주요 내용. 시청자들의 폭소가 터진 장면은 그가 AI 스피커를 벗 삼아 대화하는 모습이다.
 

한 지상파 예능 관찰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김광규가 AI 스피커에게 복근 운동 영상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캡쳐 


퇴근 후 해당 프로그램 재방송을 보며 웃다가, 잊고 있던 내 근황이 번뜩 떠올랐다. 적적한 그가 AI 스피커에게 이런저런 말을 건넬 때까지만 해도 같은 1인 가구로서 공감했다. 그러나 그가 홈트레이닝을 외친 순간, 전염병을 피해 집에 기거하며 안전을 확보한 대신 살을 얻은 내 최신 근황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복근운동을 소환했지만 나는 복근을 한 대 맞은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든다. AI 비서 지니, 나도 부르기로 한다.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이 녀석은 사실 꽤 괜찮은 홈트레이너였다. 복근, 하체 등의 부위별 운동부터 일정 기간 따라 할 수 있는 전신 운동 프로그램까지 준비돼있다.

비록 운알못(운동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큰 근육 활성화를 위해 하체 운동을 택했다. 역시 하체 운동의 기본은 스쿼트인가 보다. 기초 1편을 소환하자, TV 화면에 등장한 강사가 구령하며 몸소 스쿼트 자세를 선보인다.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는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강사가 스쿼트 자세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 옥송이 기자 
기가지니 '홈트레이닝'은 하체, 전신, 복부 등 다양한 부위의 운동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은 복근 운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슈퍼맨 자세'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 옥송이 기자 


볼 때는 쉬운 줄 알았더니, 막상 따라 해보니 제대로 하는 건지 모르겠다. 몸이 영 어정쩡하다. 때마침 상세한 운동 방법이 텍스트와 음성 안내로 나온다. 해당 안내를 토대로 다시 스쿼트를 따라 해 본다. 한결 낫다. 어느새 호흡도 강사를 따라 하게 된다. 새삼 밖에 안 나가도 집이 개인 헬스장이 될 수 있음을 느낀다.

KT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AI 스피커 기가지니 전체 발화량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8% 증가했다.

특히 홈트레이닝 분야에서는 요가, 복부, 다이어트, 10분, 하체 순으로 발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홈트레이닝 서비스로 가정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한 자 칼로리 면죄부를 얻으리

애주가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타는 목마름은 시원한 맥주 한 잔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아무래도 운동은 맥주를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한 게 아닐까. 몇 번이나 냉장고를 뒤적거리다가 결국 캔을 딴다. 그래도 칼로리 소비를 미리 했으니, 면죄부는 얻은 셈이다.

이왕 마실 거, 맥주도 요즘 추세에 맞춰 개념 있게 마신다. 오비맥주의 ‘붐박스 패키지’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재미까지 추구할 수 있다. 그럴듯한 외관 덕분에 언뜻 보기에는 진짜 붐박스 같지만, 실은 종이 상자다.
 

오비맥주는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한 '붐박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 = 오비맥주 


해당 상자는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맥주 포장박스를 90년대에 붐박스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그래도 붐박스를 표방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스피커 기능은 발휘한다.

상자 내부에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다. 스피커 장치의 전원을 켜고 핸드폰과 연결하니 그럴듯하다. 볼륨 높여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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