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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데이터가 돈 ②] 별들 모여 '카드 캘럭시' … 현대카드+12사, PLCC '데이터 동맹'

스타벅스·대한항공·무신사 등 "함께 가입자 늘리고 데이터마케팅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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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8호 옥송이⁄ 2020.11.17 15:28:43

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지난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정보 활용의 제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개인정보를 가명 처리해 사용하는 ‘가명 정보’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으로, ‘마이데이터(Mydata. 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가능해진 근거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초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업계에서 해당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금융권은 데이터 기반 금융업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의 데이터 관련 움직임을 살펴본다. 2편은 현대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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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의 PLCC 세계관, “동맹사들은 모두 하나의 행성”

이마트, 현대차, 기아차, 이베이, 코스트코, GS칼텍스, 쓱닷컴, 대한항공, 배달의 민족, 쏘카, 스타벅스, 무신사….

이 기업들의 공통점이 뭘까. 차량·항공·정유·패션·식음료 등, 일단 사업 분야에서는 교집합이 적다. 간혹 유통 등의 대분류는 같을지라도 뜯어보면 각자 개성이 확연하다. 그렇다면 타깃 소비자층은 어떨까. 항공·차량 등이 전통적인 프리미엄 소비자군에 속한다면 이베이는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3040 세대, 무신사는 35세 미만 소비자가 80% 이상에 달한다.
 

지난 10월 14일 진행된 '도메인 갤럭시' 카운슬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제네시스, 대한항공 기업 관계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현대카드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이 지난 10월 14일 한자리에 모였다. 특별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도메인 갤럭시(Domain Galaxy)’ 카운슬. 이 모임을 주선한 건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도메인 갤럭시의 중심에 있지 않습니다. 12개 파트너사들과 똑같이, 하나의 행성일 뿐입니다. 각 업계를 대표하는 챔피언 기업들이 모인 만큼, 함께 미래를 바꿔보고 싶습니다.” 모임을 시작하며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한 말이다.

도메인 갤럭시는 현대카드와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파트너사 12개 사이의 ‘데이터 동맹’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카드는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 시스템을 바탕으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이 회사들을 한데 모았다. 현대카드는 협력사들을 ‘행성’에 빗대 이 모임을 하나의 은하계로 만들었다.
 

PLCC 멤버로 구성된 '도메인 갤럭시' 구성도. 사진 = 현대카드 


긴밀한 파트너십의 중심에 선 ‘데이터’

그렇다면, PLCC는 어떻게 구현될까? PLCC 중 하나인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예로 들어 보자. 카드 표면에는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여신 세이렌의 얼굴이 박혀있다. 카드 이용실적 당 스타벅스에서 쓸 수 있는 혜택도 준다. 협력사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외관과 특화 혜택 때문에 일반 제휴카드와 PLCC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막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현대카드 측의 설명이다. 핵심은 긴밀한 파트너십과 데이터 사이언스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와 일반 제휴카드는 완전히 다르다. 제휴카드는 백 퍼센트 카드사 것이지만, PLCC는 협력사와 동업 관계에 가깝다”며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상품 고객들에게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제휴처를 상품모집 채널로 활용하는 수준이다. 카드 모집을 제휴사가 맡고, 상품의 비용과 수익은 모두 카드사가 책임진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출시된 PLCC '스타벅스 현대카드'. 사진 = 현대카드 


이어 “하지만 PLCC는 파트너사와 카드사가 단순 제휴를 넘어 상품 설계부터 운용까지 함께 한다. 즉 마케팅 비용을 함께 부담하고 수익도 공유한다”며 “특히 상호 고객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훨씬 더 깊은 단계의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이 때문에 단순 제휴카드는 한 기업이 여러 카드사와 발급할 수 있지만, PLCC는 한 기업이 한 카드사와 일대일 운영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사와 긴밀한 동맹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역할을 하는 것이 ‘트루노스(True North)’다. 트루노스는 현대카드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마케팅 플랫폼으로,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올해 6월부터 도메인 갤럭시를 비롯한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와 현대카드는 지난 7월 15일 PLCC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왼쪽)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더종로R점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 = 현대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부터, 필요한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를 걸러내는 것”이라며 “현대카드는 수년에 걸쳐 데이터마케팅 플랫폼을 준비했다. 큐레이션된 데이터와 알고리즘 추천을 기반으로 고객을 정교하게 선별, 개인화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데이터마케팅 세계 진입의 열쇠, PLCC

현대카드는 협력사와 일대일 파트너십에만 그치지 않고, 도메인 갤럭시 동맹사들이 활발한 협업과 교차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갤럭시 노스(Galaxy North)’를 만들었다.

갤럭시 노스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협업 플랫폼이다. 12개의 파트너사가 이 플랫폼을 통해 서로 마케팅을 제안하고 수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메인 갤럭시 내 A 기업과 B 기업이 교차 마케팅 또는 공동 마케팅을 원하면 이 플랫폼을 통해 즉시 협업이 가능하다. 이때 각 사의 구체적인 고객 정보는 공유되지 않는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현대카드는 지난 7월 7일 배달의민족 전용 신용카드(PLCC) 상품의 출시와 운영 및 마케팅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PLCC는 상품 측면에서도 매력이 있지만, 현대카드의 고도화된 데이터마케팅 플랫폼과 도메인 갤럭시에 입성하는 열쇠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과감한 PLCC와 데이터 사업은 실적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166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1218억 원)보다 36.5% 늘었다. 영업이익(2138억 원)도 지난해보다 41.1% 급증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4대 카드사 가운데 회원 수는 가장 많이 늘어난 반면 모집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PLCC는 목적성 있는 고객들이 인입 되기 때문에, 카드 모집 인력이 따로 필요 없다. 이베이와 함께 내놓은 ‘스마일카드’의 경우 인터넷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이 혜택을 보고 가입하는 식이다. 목적이 확실한 만큼 휴면카드도 아주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현대카드가 지난 7월 22일 쏘카 전용 신용카드(PLCC) 상품 출시와 운영, 마케팅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의 협력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 = 현대카드 


이어 “고객증가 효과뿐만 아니라, PLCC는 데이터 사이언스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며 “일종의 차세대 먹거리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데이터가 생기는 만큼, 데이터마케팅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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