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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다시 간드아 ①] 韓도 디지털화폐(CBDC) 첫발 … 신한은행, 준비 박차

디지털 화폐 플랫폼 구축 통해 고객의 디지털 자산 보호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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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2호 옥송이⁄ 2021.01.15 19:22:57

‘가즈아’ 광풍을 일으켰던 블록체인이 돌아왔다. 그것도 강력하게. 반짝 유행처럼 지나간 2017년 때와는 다르다. 이번엔 정부까지 나섰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법률) 시행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도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1편은 CBDC 발행에 대비하는 신한은행이다.

블록체인의 귀환

가상화폐와 그의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 잊고 있었다면, 복기하시길. 이들이 화려하게 귀환했기 때문이다. 한 물간 화제라고? 틀렸다. 해외에서는 지속적인 논의와 개발이 이어졌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잠잠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유는 정부 규제에 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이 정점을 찍으면서, 투기 등 각종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9월부터 모든 코인 공개(ICO)를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규제책을 펼쳤고, 대중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다.


한국에서 블록체인이 잊히는 동안, 글로벌 업계에서는 꾸준히 사업화 시도가 이어졌다. 미국의 간편결제 사업자 페이팔이 비트코인으로 구매대금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페이팔의 이용 고객은 약 3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6월에는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 글로벌 통합 가상화폐 ‘리브라(Libra)’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금융당국의 반대로 리브라는 무산됐다. 민간 차원의 통합 가상화폐가 활성화될 경우, 중앙정부의 법정화폐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페이스북은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를 꿈꿨던 기존 목표 대신, 각국의 전통 통화와 연동되는 암호화폐 ‘디엠’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페이스북은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 '리브라'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중앙은행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수정했다. 사진 = 연합뉴스 


달러 패권에 도전? 중국, CBDC 선두

가상화폐에 반기를 들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겠다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CBDC는 종이 화폐를 디지털화한 개념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해 법정 화폐와 같은 신뢰도를 갖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80%의 중앙은행이 CBDC 연구에 착수했다.

각국 정부발 ‘디지털 쩐(錢)’이 급물살을 타게 된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CBDC 실험을 진행했다. 선전시의 시민 5만 명에게 추첨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200위안씩을 나눠줬는데, 결제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CBDC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CBDC를 선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펼치는 이유 중 하나로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은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마련된 위안화와 달러.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은 오랜 기간 CBDC에 공들여왔다. 2014년부터 연구에 착수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의욕적으로 CBDC 사업을 펼치게 된 배경에는 미국 달러 패권에 도전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기축통화인 달러 위주의 국제 금융에서 벗어나, 디지털 위안화 중심으로 글로벌 결제망을 재편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의 결제 규모는 미국 달러 결제시스템(SWIFT)에 비해 매우 작지만, 해당 디지털 화폐가 국제적으로 사용될 경우 신속성과 편리함을 무기로 순식간에 성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디지털 쩐(錢)의 전쟁 시작 … 한은도 CBDC 파일럿 계획 발표

중국이 중앙은행 가상화폐 시장에 불을 지피면서, 미국·스웨덴·영국·유럽연합·일본 등이 CBDC 개발·연구에 착수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4월 CBDC 파일럿 시스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엔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컨설팅을, 올해는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테스트에 돌입하는 식이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CBDC 연구 추진 단계' 내용. 사진 = 한국은행


한국은행 측은 “그동안 개발도상국에서 금융 포용 제고를 목적으로 CBDC 시범 발행을 추진했으나 캐나다·영국·일본·EU·스웨덴·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이 CBDC 연구 그룹을 구성하고, 미국·일본 등도 관련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한국은행도 대내외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디지털화폐 플랫폼 구축 나서

한은의 CBDC 참여 의사에 따라 시중은행도 신발 끈을 동여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 구축을 시작으로, CBDC 대응 폭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BDC 발행 시 예상되는 금융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취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 자체 보유한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와 정책자금 대출 서비스, DID 인증, 개인 키 관련 서비스 등을 구축한 바 있다”며 “LG CNS와 함께 한국은행 디지털 화폐의 발행·유통, 충전·결제, 환전·정산 등 예상 시나리오에 대한 모델을 구축하고, 주요 기능을 검증해 시중은행과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한은행과 LG CNS는 지난해 10월 '블록체인 기반 CBDC 기술협력을 양해각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명구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왼쪽 여섯 번째)과 현신균 LG CNS 부사장(왼쪽 다섯 번째)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 신한은행 


올해 1월에는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전문기업 투자에 나섰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는 가상화폐 등의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업무를 뜻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이하 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했다. 이번 투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디지털자산 리서치기업인 페어스퀘어랩이 설립한 KDAC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R&D 및 공동사업 추진을 목표로 진행됐다.

신한 측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확대될 고객의 디지털 자산을 외부 해킹, 횡령 등의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는 커스터디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커스터디·DeF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전반에 사업적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투자 파트너사 협력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며 KDAC와 협력을 통해 기관 투자자 대상 커스터디 서비스 역량을 집중해 갈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는 은행의 능력과 커스터디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안전하고 편리한 디지털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특금법 시행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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