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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 불참’ 이통3사, 온라인 집단관람으로 챙긴 성과는?

각사 임직원, 대거 참관하며 “신사업 모색” … "불참한 남의 잔치에서 한계 뚜렷"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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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2호 윤지원⁄ 2021.01.26 09:22:47

LG유플러스 직원들이 CES 온라인 홈페이지 화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LG유플러스)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한 해 트렌드를 전망하는 세계 최대의 IC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미국 현지 시간) 온라인 기반으로 개최됐다.

매년 새해가 밝자마자 눈이 번쩍 뜨일 각종 신기술 전시로 라스베가스 일대를 뜨겁게 달구던 CES가 온라인 전용으로 개최된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때문으로, CES 54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올해 CES는 이처럼 제한적인 조건에서 치러지게 되면서 참가기업 수도 지난해 4400여 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1950여 개에 그쳤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CES에서 항상 주목받던 국내 대표 기업들도 올해는 참가를 포기한 기업들이 많았는데,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불참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SK텔레콤과 KT는 CES 2021에 참가하는 대신 온라인 참관을 통해 글로벌 신기술 트렌드를 살폈다고 가볍게 밝혔고, LG유플러스만이 CES 2021 개막 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600여 명의 임직원을 온라인 참관에 투입하여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작년까지 적극적으로 전시장을 꾸미고 손님맞이를 하던 전시 주체에서, 관람객으로 자리를 옮긴 이동통신 3사는 이번 CES 2021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오른쪽)가 11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 키노트 스피치를 하며 NFL 경기 장면을 최대 7개 카메라로 잡아 생중계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키노트 스피치 화면 캡처)


5G, 올해도 CES 2021 최우선 관심사
원격의료·자율주행·드론 등 많은 전시...모두 5G 기반


국내 이통업계가 빠진 CES 2021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은 가장 많이 논의됐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집중 조명됐던 주제다. CES 2021의 포문을 여는 첫 키노트 스피커로 미국의 대형 네트워크 사업자인 버라이즌(Verizon)의 한스 베스트버그 CEO가 등장했으며, 여기서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계 전반의 혁신 청사진을 제시한 것.

글로벌 대형 네트워크 기업 중에서는 버라이즌 외에도 여러 기업이 CES 2021에 참가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AT&T, 일본의 NTT, 캐나다의 텔러스(TELUS) 등이 각각 자사의 온라인 전시관을 차렸다. 다만 이들은 5G 통신 기술 자체보다 5G를 융합한 헬스케어,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같은 신사업 분야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CES 2021의 모든 참가기업 중 5G 관련 기업은 211개였는데, 전시 주제를 분류한 11개 카테고리 가운데 5G는 가장 많은 기업이 참가한 카테고리였다.

여기에 5G를 접목한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파생된 주제의 전시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았다. 사실상 CES 2021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진 주제가 5G 기술이었다고 할 수 있다.
 

CES 2021 온라인 개최에 관한 홍보 영상. (사진 = CES 2021 홈페이지)


5G는 지난 2019년, 2020년 CES에서도 집중 조명됐던 기술이다. 다만 그동안의 관심사가 5G 통신망의 상용화와 커버리지 확대 등이였던 반면, 올해는 5G 기술의 실제 적용과 융합 사례들이 주로 소개됐고, 전시도 매우 많았다. 수년 전부터 예견됐던 5G의 잠재력이 차근차근 발전해 현실화된 결과겠지만, 지난 1년 사이 그 발전 속도는 기대 이상으로 빨랐던 것으로 여겨진다.

인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일상이 크게 변했고, 통신기술을 이용한 각종 비대면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한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원격교육과 원격의료 등 필수적인 서비스 분야의 구체적인 비대면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늘었다. 그리고 이번 CES 2021에 참가한 많은 기업이 이에 대한 기술적 해답을 5G 인프라에서 찾았다.

5G 융합과 실용화 고민 눈에 띄네
이동통신 분야 당면 과제도 부각 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이 결합된 스포츠 중계, 수많은 센서 기술과 결합된 자율주행차나 드론 같은 신사업도 대거 소개됐다. 이처럼 5G 기술의 활용처는 무궁무진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열린 CES 2021의 키워드가 ‘일상’과 ‘연결’이었던 점과도 긴밀했다.

CES 2021에서 열린 각종 온라인 콘퍼런스에서는 통신업계가 5G 생태계의 확장을 위해 다른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최신 모델을 통해 풀HD 화상회의가 가능하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엑스박스(X-Box)의 고용량 게임도 클라우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5G 기술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테크 기업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해진 결과다.

5G는 또 모든 것과 모든 것을 연결하여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러한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인프라로 5G 망의 빠른 확충과 안정화가 선결 과제라는 점도 CES 2021를 계기로 뚜렷이 드러났다.

한국을 비롯해 5G를 상용화한 여러 나라가 현재 5G 비단독 모드(NSA, Noe Stand Alone – 연결 안정성을 위해 LTE와 병행하는 5G)에서 5G 단독 모드(SA, Stand Alone)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고속, 초저지연이라는 5G 망의 핵심적인 장점을 전국망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됐을 때 우리의 일상과 산업현장에서도 진정한 5G 혁신을 맞볼 수 있게 되는데, 이 점은 CES 2021의 한 콘퍼런스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
 

SK텔레콤 박정호 CEO가 지난 4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2021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온라인 참관’ 나선 국내 이통사들 현안

온라인 CES 2021은 반쪽짜리 행사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산업, 기술계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다가올 1년의 새로운 트렌드를 엿보고, 이와 관련된 중요한 이슈를 논의한다는 본연의 역할은 충실했다. 이동통신과 관련해 CES 2021에서 제안되고, 논의된 것들 또한 국내 이통 업계의 현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국내 5G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말 1000만 명을 돌파했고,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마저 최근 2G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한 만큼 국내 이동통신의 중심은 5G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통 3사는 2021년을 28GHz 5G 상용화의 원년으로 선언했을 뿐 아니라 B2B 수익 모델을 만든다는 목표 등을 내세웠다. 특히 B2B 사업을 위해 단독 모드 네트워크의 확충이 시급한데, 이러한 과제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촉구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국내 5G 서비스의 부족한 품질 문제는 계속해서 비판을 받아왔고, 28GHz 대역망은 단 1개도 설치하지 않은 것이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고, 이후에도 인프라 확충 속도는 더뎠다.

반면, 이통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활성화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본업인 이동통신사업에서는 단말기 판매가 줄어든 대신 데이터 수익이 늘어났고,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등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외연 확대에 성공했다. 그 결과 3사는 모두 3분기까지의 누적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지난해 7월 열린 'GTI 써밋 2020'에서 '5G 현주소와 전략'을 주제로 온라인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KT)


이에 이통 3사는 모두 통신사업 위주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할 것을 선언하고, 새로운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사명 변경까지 예고하며 AI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T맵 서비스를 분사한 모빌리티 전문기업을 출범시켰고, 보안업계에서 국내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KT도 지난해 3월 구현모 사장 체제가 새로 출범하면서 탈통신을 목표로 삼았다. KT는 ‘디지코’라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공식화하고, B2B 사업과 AI, 디지털전환(DX) 등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AI와 DX 부분 강화를 위해 KT랩스를 신설하고, 9개 산학연 기관 및 기업들과 함께 AI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AI 원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황현식 사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기존의 스마트 헬스와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이통 3사, CES 온라인 참관 성과는?
SKT·KT “유관 부서별로 사업 기회 모색”


이처럼 3사 모두 탈통신과 신사업 확대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온라인 CES 2021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3사는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온라인 참관을 독려했다다.

국내 이통업계는 그동안 매년 CES를 찾아 글로벌 ICT 사업자들과 제휴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왔다. 각사 CEO들이 키노트 스피커로 나서기도 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으며 ICT 강국 대표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해 왔다. 우리나라가 지난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뤄낸 배경에는 이처럼 국내 이통업계가 CES에서 가진 적극적인 행보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CES 2020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반면, 이번 CES 2021에 국내 이통업계는 참가기업이 아닌 참관인으로만 나섰다. 과거 CEO나 임원들이 다른 기업의 전시 부스를 구경하고, CEO들 간의 회동이 이어지는 모습 등을 이번엔 목격할 수 없었고, 따라서 외부에서 이들 기업 및 국내 이통업계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예측이나 기대를 할 기회 또한 줄어들었다.

3사는 공통적으로 CES 2021 온라인 참관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나 사업, 어떤 기업에 관심을 가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는 새로운 기술 및 신사업에 대한 마케팅 목적과 기대되는 성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전시를 마련하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 CES를 참관하는 것에 별도의 자원과 입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어 비즈니스 기회 모색에도 적극성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준호 SV추진그룹장, 여지영 OpenCollabo그룹장, 김경남 시큐리티랩스장, 신상욱 AI서비스유닛장 등등 주요 임원들을 포함하여 300여 명의 임직원이 CES 2021을 온라인 참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별 사업부처가 각자 관련 분야의 인사이트를 위해 최신 기술 동향을 살피고, 신사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내용을 공유했으며, 본사 차원에서 일관된 특정 지침을 두고 조직적으로 참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KT 역시 유관부서 임직원이 자율적인 온라인 참관을 진행했으며, AI 기반 융합 서비스와 같은 글로벌 ICT 트렌드를 점검하고, 플랫폼 사업 확장 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이번 CES 2021은 포스트 코로나 관련 새로운 서비스나 사회 회복을 위한 기업들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다뤘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를 참고해 KT는 AI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기업들의 DX(디지털전환)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강남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신년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 LG유플러스)


LGU+, “적극적 참관” CEO가 직접 주문
“신사업 및 글로벌 협업 기회 꼼꼼히 찾아”


LG유플러스는 CES 2021 온라인 참관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임원급 100여 명을 포함한 600여 명의 임직원으로 온라인 참관단을 꾸렸다. 온라인 참관단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중심으로 CES 2021의 다양한 키노트 스피치와 온라인 전시관을 둘러봤으며, 적극적으로 신사업 영역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보는 활동을 했다.

대규모 온라인 참관단 조직과 적극적인 참관은 황현식 CEO가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찐팬’ 확보 전략의 일환이었다. 또 글로벌 업체의 온라인 전시관을 꼼꼼히 살피고, 각종 세션과 키노트 스피치 등을 챙기는 것도 황 CEO가 임직원에게 직접 주문한 것이다.

“글로벌 업체들이 구상 중인 신규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고객의 기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때 ‘찐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LG유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CES에서 LG유플러스는 구글과 AR 콘텐츠 분야 협력을 약속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올해 CES에서의 협력 활동과 관련해 LG유플러스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전시관을 찾아 차세대 5G 디바이스 분야 협력을 고민하고, 버라이즌, NTT 등 글로벌 통신 사업자의 전시관을 찾아 향후 협력 가능한 아이템 발굴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 경쟁이 치열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GM(제너럴모터스) 등 자동차 업체, 그 밖에 레이다(RADAR)·라이다(LiDAR) 등 센서 기업의 전시관도 찾아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시도 및 성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LG유플러스 측은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는 해당 임원들이 글로벌 선도 업체뿐 아니라 벤처, 스타트업 전시관까지 꼼꼼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CES에 원격의료, 교통, AI, 5G, 로봇 등 다양한 분야 신기술이 대거 소개된 만큼 인텔(Intel), AMD, 소니(SONY)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의 전시를 둘러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또한, CES 2021 폐막 후 사내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경영진과 임원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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