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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품는 유통가 ①] SSG "2030여성과 e커머스 다 잡는다"

W컨셉 인수에 2650억 투하 … e커머스 경쟁력 높이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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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9호 옥송이⁄ 2021.04.21 15:02:48

패션이 대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명품브랜드 입점 경쟁?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이라면 기업들이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을 보세, 혹은 신진 브랜드를 한데 모은 것이 이들의 시작점이다. 지금은 명실상부 패션 강자로 자리매김한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의 패션 플랫폼이 최근 대기업들의 초관심사다. 함께 협업을 진행하거나 아예 해당 플랫폼을 인수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전통 유통기업들은 왜 패션 플랫폼에 빠졌을까. 1편은 지난 1일 W컨셉을 전격 인수한 SSG닷컴이다.

‘용진이 형’의 광폭 행보, 온라인 고삐 죈다

신세계그룹이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W Concept)을 인수했다. 지난 1월 네이버와 지분 맞교환을 통해 강력한 온·오프라인 연합군을 형성한 데 이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선보인 것이다.

SSG닷컴(이하 쓱닷컴)은 1일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각각 보유한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양수하는 주식매매 본계약(SPA)을 체결하고, 8일 공시를 통해 2650억 원에 W컨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양수한 지분은 48만 주다.
 

SSG닷컴이 온라인 편집숍 ‘W컨셉(W Concept)’을 인수했다. 사진 = 신세계그룹 


W컨셉은 지난 2008년 설립된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20~30대 여성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백화점 의류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진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W컨셉은 6000여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원 수가 500만 명에 육박한다. 여성 패션 편집숍 부문에서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1위”라고 말했다.

인수 배경에 대해서는 “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국내 신진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며, 자체 브랜드인 ‘프론트로우’를 육성하는 한편 명품이나 뷰티 등의 카테고리로도 외연을 확장해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커머스 경쟁력 높이려면 … MZ가 선호하는 패션 플랫폼이 필요해

쓱닷컴이 패션 플랫폼을 인수 대상으로 점찍은 이유가 뭘까.

일단, 온라인 의류 거래액은 매년 상승세다. 지난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거래액 13조 7628억 원 가운데, 의복 거래액이 1조 13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의류 쇼핑 형태 가운데, 여러 업체가 한데 입점한 패션 플랫폼은 MZ세대가 특히 선호하는 소비방식이다.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추천하기 때문에,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앱 하나에서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어서 그렇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거래액 13조 7628억 원 가운데, 의복 거래액이 1조 13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자료 = 통계청 


대기업이 패션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별도의 장치 없이 해당 패션 플랫폼의 MZ소비자를 자사의 고객으로 흡수시킬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패션 플랫폼 인수 자체가 유통 대기업 입장에서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효율적 선택이다. 일반적으로 패션은 종합몰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시장이다. 앞서 아마존은 수차례 패션 사업에 진출했으나 번번이 실패했고, 쿠팡도 패션 분야만큼은 장악하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가 커지는 데 비해, 종합몰의 패션 분야 성공은 쉽지 않은 편”이라며 “전통 유통기업은 별도의 브랜드를 키우는 것보다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는 게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 이미 패션 플랫폼은 MZ세대의 유행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쓱닷컴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보다 작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30%는 넘어야 안정적으로 시장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쓱닷컴이 이미 성공 기반을 다진 W컨셉 인수를 통해 새로운 ‘잭팟’을 터뜨리면 점유율 반격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플랫폼은 유지 … SSG닷컴과 이원화

주주가 바뀌었어도, W컨셉의 외형은 그대로 유지된다.

쓱닷컴은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인수 이후에도 W컨셉의 기존 전문 인력을 승계하는 등 현재와 같이 플랫폼을 이원화해 별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세계그룹이 갖춘 인프라는 적극 활용한다.
 

W컨셉 소개. 사진 = W컨셉 갈무리 


SSG닷컴 관계자는 “온라인 배송에 강점 가진 신세계가 W컨셉의 여성 카테고리 만나면 시너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신세계의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접목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검토하는 한편, 입점 브랜드들이 스타필드를 비롯해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에도 선보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W컨셉 인수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독창적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패션 라인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백화점 중심의 고급 명품 브랜드 외에도 독보적 패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시장 내 지위를 높이고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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