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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인터뷰] 광주 백운광장·양림·사직 3각, 뉴딜 중심 부상

구도심에 희망 싹틔우는 4가지 사업을 동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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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8호 광주 = 박용덕 기자⁄ 2021.04.29 11:18:38

보행 편의를 돕는 야자수 매트가 설치된 분적산 산책로를 김병내 청장(앞)이 시찰하고 있다. 사진 = 광주 남구청

(문화경제 = 광주 박용덕 기자) “지난 30여 년 간 백운광장을 가로막고 있던 고가도로가 철거되니 광장이 탁 트여 너무 밝고 좋습니다. 그리고 남구청이 보행로도 설치하고 구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들을 한다고 하니 너무 기대가 됩니다.”

광주 남구에 ‘상전벽해’라는 비유가 어울릴 만큼 큰 변화가 일고 있는 데 대한 한 지역민의 소감이다. 특히 백운광장 일대를 비롯한 구도심 지역의 지형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교통의 관문이자 근대문화유산과 최첨단 산업시설이 갖춰진 광주의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자치구가 광주 남구다. 광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대촌 국가·지방산단을 비롯해 송암산단 실감콘텐츠큐브 건립 등 경제는 물론 문화콘텐츠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다. 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구도심에서 희망의 싹을 키우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도심을 남구의 미래발전 중심축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문화경제가 만나봤다.

도시재생에 사활 건 이유


과거에는 도시의 양적 성장이 중요했다. 외곽지역에 신도시가 생기면서 구도심은 인구가 줄고, 공·폐가가 증가하는 등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민선 7기 들어 광주 남구청이 도시 발전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했던 이유다.

남구청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토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이다. 구도심의 경제와 사회, 주거환경 등의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주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주택 재개발을 통한 재생 방식은 한계에 맞닥뜨렸다. 고층 아파트만 즐비할 뿐 경제적 가치를 유발할 요인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도심으로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고, 유인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공중보행로 조감도. 이미지 = 광주 남구청

정부 뉴딜사업 5개 유형 중 4개 추진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5가지 유형이 있다. ▲우리동네 살리기형 ▲주거지 지원형 ▲근린생활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이다.

현재 남구 관내에는 4가지 유형 사업이 동시 진행 중이다. 구도심 지역인 방림2동에서는 우리동네 살리기형이, 백운동과 양림동, 사직동에서는 각각 중심시가지형과 근린생활형, 주거지 지원형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전국에서 도시재생 분야 4가지 사업을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는 광주 남구와 충북 청주 2곳뿐이다. 그중에서 광주 남구가 단연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구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경제기반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송암산단 경제기반형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공모에 선정되면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5가지를 모두 진행하는 유일한 지자체가 된다.
 

백운고가의 마지막 상판이 철거되고 있다. 사진 = 광주 남구청

개청 이래 최대 사업 ‘백운광장 리빌딩’

백운광장 일원 도시재생사업은 1995년 남구청 개청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사업비만 879억 원이다.

김병내 구청장이 정부 공모를 통해 이 사업을 가져올 수 있었던 재미난 후일담도 있다. 그는 정부 관계자에게 백운광장 뉴딜사업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서울을 찾았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눈 마주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공을 들였다.

‘인생에 기회는 삼세번’이라고 했듯이, 김 남구청장은 정부 공모사업에서 2번의 좌절을 맛본 뒤 3번째 도전 끝에 힘겹게 이 사업을 손에 쥐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이 사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1990년대 중반까지 중흥기를 누렸던 백운광장 일대의 영화(榮華)를 다시 재건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었다.

백운광장 일원은 이제 새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준비 단계는 이미 끝났다. 힘찬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은 이미 발사됐다. 특히 백운광장 일대 암흑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백운 고가도로가 준공 31년만인 지난해 연말 철거됐고, 이를 대신하는 백운 지하차도 건설과 광주시민들의 교통 이동수단이 될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현장이 백운광장이다.

푸른 길 잇는 공중보행로·미디어 파사드

푸른길 공원 산책로는 22만 남구 주민의 힐링 쉼터이다. 폐선 부지인 옛 경전선 철길을 따라 진월동 동성고 앞부터 남광주역까지 4.2㎞ 구간에 산책로가 형성됐고, 남구 도심을 관통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백운 고가도로가 건설되면서 이 산책로는 백운광장 인근에서 끊긴 상태로 유지·관리되고 있는데, 이곳을 연결하는 게 푸른길 공중 보행로다. 사업비 58억 원을 투입해 길이 207m에 폭 4~8m 가량으로 건립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사람 중심의 친환경 보행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접목하는 공간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공중보행로 조성 공사는 이르면 올해 연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남구청사 가로 40m와 세로 27m 길이의 외벽과 레이저 빔 프로젝트 조합을 통해 다채로운 영상을 선보이는 미디어 파사드 공연은 올해 7~8월 사이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공중보행로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곳 다리 위에서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가족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거나 연인에게 프러포즈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빛의 향연을 관람하는 야간 경관 명소일 뿐 아니라 백운광장 일대가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공중보행로에서 바라본 미디어 파사드의 조감도. 이미지 = 광주 남구청

상권 활성화 위한 푸드존과 공영주차장

스트리트 푸드존(street food zone)과 대규모 공영 주차장 조성 사업은 침체된 백운광장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우선 스트리트 푸드존은 남구청 맞은편 광남목재 앞에서부터 남광주 농협 앞까지 400m 구간에 마련된다. 예술성을 가미한 아트 컨테이너 40~50여 개가 배치될 예정이다. 아트 컨테이너 상가는 유럽을 비롯해 서울 지역 핫 플레이스에 설치돼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구청의 구상은 백운광장 주변과 푸른길 공원 산책로를 찾은 광주 시민에게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동시에 다채로운 예술·창작 활동의 공간으로서 누구나 찾고 싶은 장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파가 붐비는 곳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부대시설도 갖춰야 한다. 1순위가 바로 주차장이다. 공영 주차장은 오는 2023년까지 스트리트 푸드존 인근에 옥상을 포함해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주차 면수는 141면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스트리트 푸드존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진월동에 위치한 로컬푸드 직매 1호점은 남구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 향상과 사회공헌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양림동·사직동에도 변화의 바람

백운광장 일대뿐 아니라 양림동과 사직동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구도심인 백운광장 주변과 양림동, 사직동은 서로 인접해 도시재생사업의 삼각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구도심을 남구 발전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만들고자 하는 김병내 구청장의 의중이 드러나는 현장이다. 양림동 도시재생사업은 근대역사문화 유산을 기반으로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왔다. 지금까지 200억 원 가량이 투입돼 올해 마무리 예정이다.

광주·전남의 관광 1번지답게 최근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 시설도 구축됐다. 광주MBC와 합작해 라디오 진행 모습을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양림오픈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광주의 공예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예특화거리, 버들숲 청년창작소를 비롯해 주민 어울림센터, 공영 주차타워 건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사직동은 서민 밀집 주거지역으로,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 인프라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 마무리될 예정인데, 이곳에서는 선비골 활력공간 및 안심골목 조성, 집수리 지원사업, 테마별 음악살롱 거리, 시간 우체통 설치 등 다채로운 사업이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광주 남구 관내 구도심은 나날이 새롭게 바뀌면서 ‘행복한 남구’를 향해 전진 중이다.


“현장에 답 있기에 주민 입장에서 바라보고 경청”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인터뷰


김병내 청장의 보물 1호는 가로 8㎝, 세로 15㎝ 가량의 작은 수첩이다. 그 안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주고받은 이야기가 담겼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메모하는 습관에서 그의 꼼꼼함이 읽힌다.


백운광장 일원 도시재생사업과 송암산단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공모사업 유치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 청장을 만났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문화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 광주 남구청

- 3번 도전 끝에 백운광장 뉴딜사업을 정부 공모사업으로 유치했다. 새롭게 탄생할 백운광장 모습에 구민들의 기대가 크다. 유치 소감은?

백운광장 뉴딜사업이 정부 공모에 선정됐을 때 상인들을 비롯해 청년들, 지역 주민들로부터 “애 많이 썼다” “고맙다”는 칭찬을 들었다. 많이 기쁘기도 했고, 그동안 이분들의 고충이 얼마나 심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숙연한 마음도 들었다. 백운광장 일대를 광주의 명소로 만들어 예전처럼 많은 이가 왕래하는 활기찬 곳으로 만들겠다.

- 백운광장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것 같다. 2023년이나 돼야 주차장이 조성된다는데 그때까지 이곳을 찾을 방문객의 주차난이 예상된다. 임시 대책은?

남구청사 주차장 255면과 옛 보훈청 부지에 마련된 주차장 170면을 우선 이용하면 주차난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중과 주말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올해 공중보행로가 완공되면 푸른길 공원 및 스트리트 푸드존, 백운광장 주변 상가를 이용객이 공중보행로를 통해 남구청과 옛 보훈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주차시설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으리라 본다.

- 최근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례보증 이자 보전요율 3% 상향과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위한 신규 시책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 내용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어 소상인과 자영업자 분들이 운영자금 등을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 2000만 원 범위 안에서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연 이자는 개인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 수준이다. 작년까지 연 이자의 2%를 지원했는데, 올해부터는 3%까지 높였다.

또 식당과 카페 등 30개 이상의 점포가 밀집한 지역을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하면 온누리 상품권도 유통할 수 있고,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시설 현대화도 진행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큰 보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스트리트 푸드존 조감도. 이미지 = 광주 남구청

- 공약 사업인 ‘분적산 더 푸른 누리길’ 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는데, 주민들 반응이 뜨겁다. 어떤 사업인가?

분적산은 광주 도심권 소재 많은 산 가운데 편백숲 힐링 트레킹 코스가 있는 흔치 않은 산이다. 특히 남구 관내 주민의 상당수가 사는 진월동과 봉선동, 효천지구와 매우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 관내 주민이 건강한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토교통부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사업’ 공모를 통해 사업비 10억 원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했다.

비오는 날에도 편백숲을 거닐 수 있도록 미끄럼 방지 기능과 푹신한 탄성으로 보행 피로를 줄여주는 야자수 매트를 설치했다. 또 곳곳에 휴식용 평상과 의자, 쉼터를 설치하고 계절별 꽃 나무 등을 식재해 평온함을 더했다.

저도 산을 무척 좋아하는데, 분적산에 오르다보면 많은 주민께서 ‘엄지 척’을 해주신다. 이 사업을 참 잘했다는 보람이 드는 순간이다. 22만 주민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남구로 만들어 나가겠다.

- 현장 소통을 굉장히 잘한다는 평가가 있다.

구청장이 현장에서 주민들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니까 매우 좋아하신다. 이렇게 현장 소통을 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만 있어 현장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현장에 가보면 문제가 한 눈에 들어오고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종종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께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항상 주민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구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 최근 전국 38개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전국 시·군·구 남북교류협력 포럼의 초대 사무총장이 되셨는데, 소감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독자적으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하고 싶어도 남북교류협력법 규정에 따라 진행을 못했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이 법을 개정했고, 올해 3월 9일부터 시행됐다. 그 일환으로 남북교류협력 포럼이 만들어졌으며, 지난 2월 16일 서울에서 창립총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포럼 소속 단체장분들이 만장일치로 저를 추대해 주셨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남과 북의 도시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만큼 묵묵히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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