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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酒 확대 ②] 한국 소주 급부상 … 아시아의 주류 지형도 바꾼다

하이트 진로, 비대면 마케팅으로 해외 MZ세대 공략에 성공적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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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0호 옥송이⁄ 2021.05.04 21:43:14

주류회사가 술을 파는 방법은 한정적이었다. 오프라인 대면 판매가 기본공식. 온라인 거래는 법적으로 전통주만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최근 술의 유통이 변화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 접점을 넓혀 다양한 서비스로 주류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한층 광활해진 ‘주(酒) 무대’를 살펴본다. 2편은 한국 술 소주를 아시아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하이트진로다. 어떻게 진로의 무대를 아시아로 넓힐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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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서 맛있다” 교민 넘어 현지인들로 영토 넓히는 소주

한국산 주류가 아시아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그 흐름을 이끄는 건 소주. 맥주나 보드카, 위스키 등 다양한 술이 세계인의 술잔을 채우는 동안 변두리를 면치 못했던 한국의 소주가 급부상하는 이유는 ‘달콤함’에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교민 A씨는 문화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지인들은 소주가) 달아서 좋아한다. 10년 전만 해도 소주는 교민들이 선호했는데, 요즘은 젊은 현지인들이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수출용 과일리큐르. 사진 = 하이트진로 


강한 알코올 향에 가려졌을 뿐 사실 소주는 단 술이다. 외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보드카 등의 증류주에는 단맛이 거의 없지만, 소주에는 다량의 감미료가 첨가돼 있다. 외국인들이 소주를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도수가 낮은 것도 매력이다. 중국 산시성에 거주하는 현지인 B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소주에 흥미가 생겨 마셔보게 됐다. 처음엔 독하지 않아서 이상했는데, 지금은 백주(중국 술)보다 가볍고 달콤해서 즐겨 마신다. 특히 청포도 맛 소주가 맛있다”고 말했다.

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달콤함을 무기로 판매 실적도 단맛을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브랜드 진로(JINRO)는 1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라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폭발적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소주 수출액 성장률이 2016년 대비 2020년에 각각 5배,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수출국 중 성장률 1위와 3위를 기록한 것”이라며 “국가 정책상 주류 규제가 엄격한 시장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주 시음 행사. 사진 = 하이트진로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소주 수출액 실적은 전년 대비 137% 성장했고, 지난 4년간 연평균 58%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과일리큐르의 판매 비중이 2018년 14%에서 지난해 55%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의 2020년 소주 수출액 실적은 2018년 대비 55% 늘어났고, 지난 4년간 연평균 45%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캄보디아도 소주 수출 부문에서 각각 26%, 43%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올해 1분기 중국 시장 소주류 수출 성적도 발표했다. 사 측은 “올해 1분기 중국시장 내 소주류(참이슬, 과일리큐르)의 수출량이 작년에 이어 크게 증가해 전년 동기보다 83.8% 성장했다”며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56%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기세를 몰아 ‘소주 100만 상자(상자 당 30병)’ 초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시아 MZ세대 집중 공략

아무리 맛이 뛰어나도 충성 고객이 없다면 성공은 어렵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 과정에서 각국의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하이트진로는 MZ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푸느떤떠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사진은 베트남 빅닌시에 오픈한 진로비비큐 2호점. 사진 =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아시아 국가부터 해외 영업을 확대해왔다. 특히 아시아 MZ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국민 평균 연령 2, 30대의 젊은 시장인 베트남의 경우, 한류에 관심이 높은 푸느떤떠이(1990년대에 태어난 고소득 여성층)를 위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는 TV 광고나 SNS 활용과 더불어,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대형 행사로 성공적인 현지화 마케팅을 펼쳤다”며 “지난 2017년부터 최대 명절인 ‘쫄츠남(Chaul Chnam)’ 마다 ‘JINRO 360 EDM 페스티벌’을 전개했고, 국민 축제인 ‘본움뚝(Bon Omtuk, 물 축제)’에서 EDM 페스티벌을 3회 개최하는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했다. 그 결과 현재 교민 판매 대비 현지인 판매가 4배에 이를 정도로, 현지인 위주 시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기회로 … 코로나19 이후 펼친 비대면 마케팅 성공적

다양한 대면·비대면 채널을 통해 소주를 알려왔으나, 지난해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인해 마케팅 무게 추가 비대면으로 쏠렸다. 다만, SNS를 잘 활용한 덕에 아시아 MZ세대 사이에서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과일리큐르가 입소문을 타는 모양새다.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버스 랩핑 광고. 사진 = 하이트진로 


사 측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웨이보’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동영상 광고와 간접 광고 등을 웨이보에 배포했고, 총 조회수 3000만 이상을 기록했다”며 “최근에는 웨이보에 ‘쩐루(진로의 중국 발음)’ 관련 게시물 수가 늘고 있는데, 이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쩐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망고TV(중국판 넷플릭스)’에서는 참이슬 모델인 아이유 광고를 통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를 반등 기회로 삼아 소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인들의 생활 특성에 맞춘 비대면 홍보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대대적인 버스 랩핑 광고를 통해 브랜드와 두꺼비 캐릭터를 알렸고, 필리핀에서는 SNS 마케팅과 더불어 온라인 판매를 병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 이전에는 판매가 거의 없던 온라인 주류 전문샵에서 지난 6월 이후 월 평균 2만 병 판매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글로벌 SNS 채널을 오픈 및 운영·통합하고, 코로나19의 여파를 고려해 가정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과일리큐르(청포도에이슬, 자몽에이슬 등)의 수출 비중을 확대해 참이슬 후레쉬 등 레귤러 소주 제품 판매를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참이슬 중국 포스터. 사진 = 하이트진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총괄상무는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젊은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하고 시장을 확대해갈 계획”이라며 “진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주 세계화 전략을 통해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중국의 SNS 웨이보에는 “(과일 소주가) 맛있어서 많이 마시다가 큰코 다쳤다”, “필름 끊겼다”, “다음 날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등의 간증도 넘쳐난다. 어찌 됐든 술은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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