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1호 이될순⁄ 2021.06.03 14:26:52
증권사들이 플랫폼 기업과 손잡고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금융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품 공급자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마지막 편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고 한 신한금융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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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테슬라 주식 3만 원에 사세요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주식 상품권인 ‘스탁콘’을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탁콘은 스타벅스, 넷플릭스, 테슬라 등과 같은 미국 우량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소수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는 만큼 원하는 종목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수점 투자는 0.01주, 0.02주 단위로 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이달 1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1주당 69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스탁콘으로 이용하면 3만 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살 수 있다.
구매자는 신한금융투자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인 신한알파에 상품권을 등록하면 소수점 단위만큼의 종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스탁콘은 총 6종류로 아마존, 애플, 디즈니, 넷플릭스, 스타벅스, 테슬라 등이다.
지난해 말 첫 출시 때는 스타벅스 4100원 권, 넷플릭스 12000원 권, 애플 25000원 권, 테슬라 30000원 권이었다. 현재는 아마존 50000원 권과 디즈니 10000원 권이 추가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스탁콘은 이름에 상관없이 액면가에 맞춰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들을 매수하는 게 가능한데, 이름이 아마존, 디즈니 등으로 적힌 이유는 투자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붙여졌다”며 “4개에서 6개로의 라인업 증가는 투자자들이 금액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선택 범위를 넓혔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활용하는 신한금융투자, 이유는?
신한금융투자가 카카오와 손을 맞잡은 이유는 젊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선물하기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하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젊은 세대들의 이용이 많다.
지난해부터 젊은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도 활발하다. 실제로 작년 한 해 신규 주식 계좌 절반이 2030세대 소유일 정도로 청년 개미 투자자가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 300만 명 중 53.5%가 30대 이하라고 밝혔다. 또 전체 주식 투자자 중 30대 이하 주식 소유자는 2019년 155만 명에서 지난해 말 315만 명으로 103% 증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식은 국민 대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예적금보다는 주식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데 청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신한금융투자의 스탁콘 이용자는 2030세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 구입 고객 중 30대가 43.2%, 20대가 24.4%로 뒤를 이었다.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4배 급증한 스탁콘은 지난달 10일 기준 판매액은 4억 6000만 원, 판매량은 3만 3000건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카카오 선물하기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유통량, 인지도, 접근성 측면이 높아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며 “편리하게 해외주식을 접할 수 있도록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했다”라고 말했다.
잘나가는 플랫폼 활용한 전략
신한금융투자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시장을 지배하는 플랫폼을 활용했다.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극대화하는 플랫폼 시대 기업의 주요한 전략을 내세운 셈이다.
이는 전사적 차원에서 2021년 최우선 과제를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고 디지털 혁신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신한금융그룹은 핀테크 기업들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