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4호 강동원⁄ 2021.07.19 09:28:42
국내 햄버거 시장의 지각 변동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햄버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교촌에프앤비, 고든 램지 등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롯데리아·맘스터치·노브랜드 등 국산 햄버거 업체들의 사업 전략에 시선을 모은다. 이들은 맥도날드·버거킹 등 해외 업체보다 국내 소비자 정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신규 출점·가성비 꺼낸 맘스터치·노브랜드버거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는 공격적인 신규 매장 출점과 가성비 제품 출시를 사업 전략으로 꺼내 들었다. 신규 매장을 통해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맘스터치는 2012년 288개였던 매장을 지난 5월까지 1348개로 꾸준히 늘렸다. 그 결과 올해 초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42년 동안 매장 수 1위를 기록하던 롯데리아(1294개)를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의 경우 타 업체보다 300~800원 저렴한 가격에 판매, 가성비 제품으로 호평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맘스터치의 지난해 매출액은 2853억 8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3억 5700만 원으로 30.8% 늘었다. 당기 순이익 역시 296억 3300만 원으로 191.4% 급증했다.
노브랜드버거 역시 신규 매장 출점과 가성비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2019년 8월 홍대지점을 연 이후 지난 5월 SSG랜더스필드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20개월 만에 100개의 매장을 출점한 것이다. 노브랜드버거는 더 나아가 올해 매장 수를 18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성비 제품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노브랜드버거의 대표제품 ‘NBB 시그니처’는 타 업체보다 최대 1000원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노브랜드버거의 월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가 신규 매장 출점과 가성비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의 공통점은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공격적인 신규 매장 출점을 통해 이들에게 다가서는 것”이라며 “지난해 신규 점포 출점이 어려웠음에도 불구, 두 회사가 성장을 거둔 것은 이들의 전략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리뉴얼 나선 롯데리아
이처럼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 등 후발 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하반기 성장 전략으로 리뉴얼을 꺼내 들었다. 두 업체에 비해 가맹점이 많아 본사 주도의 속도감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가진 것을 잘 활용한’ 성장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먼저, 롯데리아는 리뉴얼을 통한 가성비 제품 출시에 나섰다. ‘불고기버거·새우버거’ 등 대표 제품에 패티를 한 장 더 추가해 가격 대비 품질을 강화했다. 또한, ‘1인 혼닭’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메뉴 역시 가격 장벽을 낮춰 출시해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롯데리아는 ‘롯데이츠’, ‘롯데온’ 등 자사 플랫폼 활용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롯데이츠는 모바일 쿠폰 메뉴 확대, 선물하기 기능 등을 신규 도입했다. 롯데리아는 이들 플랫폼을 통해 주문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이미지 전환에도 나섰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인기를 끈 유튜버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젊은 이미지를 어필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축구 선수 손흥민과 함께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롯데리아는 이를 통해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젊어진 롯데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계속해서 줄어드는 매장 수는 롯데리아에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올해 맘스터치에게 매장 수 1위를 빼앗긴 데 이어 신규 출점이 한 곳도 없다. 폐점률 역시 10%대로 업계 평균인 5%를 크게 웃돈다. 이에 롯데리아는 배달형 매장 전환과 신규 출점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업계 1위를 유지한 롯데리아도 시장 지각 변동에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롯데리아는 타 업체에 비해 가맹점이 많아 본사 주도의 사업 전환이 어려운 만큼, 지금 시행하는 사업 전략이 성과를 나타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