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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미술 컬렉터 모신다 ①] 롯데百 "아트는 백화점의 경험 콘텐츠"

미술 대중화 목표 … 2·30대로 컬렉터 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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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4호 옥송이⁄ 2021.07.20 09:26:39

1438억 원.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 경매 총매출액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 최대 호황을 기록한 요인 중 하나는 20~40대의 참여도 상승이다. 이른바 ‘MZ세대 미술 컬렉터’들은 그간 취향 과시나 재테크를 위해 미술품을 구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트페어를 이용하거나 분할 소유 방식을 주로 택했다. 그런데 이제는 백화점이나 편의점이 나서고 있다. 1편은 예술 거장들을 앞세워 아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롯데백화점이다.

대가들의 마스터피스 결집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 정상화….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거장들의 작품이 한 데 모였다. 미술관? 갤러리? 정답은 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에비뉴엘과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아트 롯데'를 진행한다. 사진은 본점. 사진 = 옥송이 기자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말부터 ‘아트 롯데(ART LOTTE)’전을 전개하고 있다. 주제는 ‘원 마스터 피스’. 타이틀에 걸맞게 대가들의 작품 60여 점이 엄선됐다. 세대를 아우르는 이름값 높은 작가가 대거 포진했다. 전시에 어떻게 임하느냐에 따라 거장의 대작이 ‘나만의 걸작’이 될 수도 있다. 감상은 물론 구매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트 롯데는 본점과 잠실점에서 펼쳐지는데, 공통점은 명품 전용관인 ‘에비뉴엘’ 내에서 전개된다는 점. 그러나 두 곳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미술품 소유에 눈뜨기 시작한 ‘MZ 컬렉터’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취향에 대비해 상반된 두 연출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점의 롯데 아트는 매장 사이사이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은 에스컬레이터 가는 길에 배치된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사진 = 옥송이 기자 


먼저 본점의 경우, 백화점이란 공간을 미술관처럼 활용한다. 매장 사이사이 작품을 배치했다. 일반적인 화랑처럼 전시 공간을 구성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쇼핑하는 와중에 작품 관찰이 가능하다. 이동 중에도 곳곳에 놓인 작품에 종종 시선이 걸린다. 가령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가는 길목에 한국 추상화 거장인 이우환의 작품이 걸려있거나, 엘리베이터 맞은편에 일본 대표 거장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이 배치된 식이다.
 

이뿐 아니다. 버버리나 토리버치 등 기존 명품매장 사이의 벽에 미술품이 숨겨져 있다.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 그래도 관람객은 있기 마련이다. 일부러 작품을 보러 찾아왔거나, 쇼핑하러 왔다가 작품을 감상하는 고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30대 직장인 김은영씨는 “어머니 생신 선물도 사고 작품 리스트도 직접 확인하러 왔다”며 “코로나 탓에 여행을 못 가니 올해 휴가비는 미술품 사는 데 써서 재테크 효과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본점의 롯데 아트는 매장 사이사이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은 추상화 거장 이우환의 작품. 사진 = 옥송이 기자 


백화점 표 아트 비즈니스

본점의 전시가 기존 매장과 어우러진다면, 잠실점은 한 마디로 각을 잡았다.

본점에 전시된 에디션 10여 점을 제외한 나머지 50여 점이 모두 잠실점에 있다. 특히, 본점과 달리 6층 아트홀 한 공간에 작품을 전시해 작은 미술관을 연상케 한다. 밝은 조명과 벽까지 영락없다.
 

흰 벽에 나열된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백화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덕분에 물방울 화백 김창열의 작품에 몰두하거나, 이우환 특유의 선과 점에 빠져든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누가 뭐래도 백화점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본래의 성격. 이번 전시는 백화점 표 ‘아트 비즈니스’로 이해할 수 있다. 유명 예술가나 그들의 작품을 활용해 브랜드의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롯데백화점은 아트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기존 전시 중심이었던 오프라인 갤러리를 전시 및 상시 판매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아트 롯데를 연 2회로 정례화한다.
 

잠실점에서 전개되는 아트 롯데는 여느 갤러리와 비슷하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아트 롯데 관람객은 작품 감상뿐 아니라 작품 소유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곳에 상주하는 전문 큐레이터가 작품에 대한 설명과 맞춤형 아트 컨설팅으로 구매를 돕는다. 구매 경력이 짧은 비교적 초심자 ‘MZ 컬렉터’들도 상세한 안내를 받아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

구매 절차도 까다롭지 않다. 작품의 가격은 모두 상이해서 공개되지 않지만, 구매하고 싶은 작품이 있을 경우는 큐레이터에게 문의하면 된다. 이후 해당 어드바이저와 상담한 뒤 송장을 발행하고 결제한다. 다만, 전시가 8월까지 진행돼 구매를 마쳤어도 작품은 일정이 마무리된 뒤 가져갈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아트 롯데는 거장의 작품들로만 구성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지만, 8월 중으로 공개할 예정인 롯데백화점 앱(APP) 내 디지털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준비해 컬린이(컬렉터+어린이)들의 부담을 줄일 예정”이라며 “고가 작품부터 신진작가들의 작품까지 선보일 계획이며, 금액대별·테마별 작품을 비대면으로 상담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품이 한 공간에 결집돼 있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구매도 할 수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아트 대중화 목표 … MZ세대 나만의 걸작 찾기

‘영 컬렉터’를 겨냥한 롯데백화점의 아트비즈니스 전략은 이처럼 투트랙이다. 가치 소비를 하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특성을 여실히 반영했다.

일단 이번 전시는 모두 명품 전문관(에비뉴엘)에 미술품 배치했는데, 명품과 미술품은 큰 공통점 있다. 투자와 취향 소비 모두 가능한 부문이다. 미술작품을 전시·판매하면서 명품 소비까지 함께 도모할 수 있다.

또한 MZ세대는 폐쇄된 미술시장인 경매보다는 아트페어처럼 열린 루트를 선호한다. 지난해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한국국제아트페어의 경우, 행사 기간 웹사이트 접속자 중 25~34세가 24%로 가장 많았다. 접근성 좋은 백화점이 일종의 아트페어 역할 하자 MZ세대 미술 컬렉터들이 자연스레 모이는 것이다.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 “아트는 최근 백화점이 중요하게 여기는 ‘경험’ 요소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고객들에게 적극적인 영감과 힐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갤러리, 아트 마케팅이 백화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질 높은 예술 콘텐츠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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