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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 CJ대한통운이 AI에 몰두하는 뜻은? “초격차 위해”

빅데이터·인공지능 역량 확대에 주력 … “물류는 빅데이터와 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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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4호 옥송이⁄ 2021.07.27 09:31:13

물류와 첨단기술은 가깝다. 일례로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그렇다. 현재 아마존은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기업, 넷플릭스는 OTT계의 톱클래스지만, 이 둘의 시작점은 각각 책 판매와 DVD 대여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탄탄한 물류 기반에 빅데이터·AI 역량을 접목하려는 기업이 있다. 바로 CJ대한통운이다.

코로나발 해상운송 폭증

코로나 시대. 비록 몸은 집에 묶일지언정 쇼핑은 자유로워졌다. 가볍게 손만 놀리면 외국에 있는 상품도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 890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특히 ‘직구(직접구매)’로 불리는 해외직접 구매액은 1조 4125억 원으로, 전년보다 44.2% 늘어났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수준이다.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현지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해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매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부분은 물류에서 발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운(海運) 수요가 폭증하면서 선박 부족 등의 물류 대란이 발생한 것은 물론, 바다 날씨는 좀처럼 예측 불가인 탓에 상품을 제때 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기상 변동으로 인한 화물선 일정 지체는 인간이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 CJ대한통운은 AI(인공지능)으로 불편함 해소에 나섰다.

 

컨테이너 부두. 사진 = CJ대한통운 


AI가 화물선 도착 시간 예측

‘SEAPAN HUDSON은 현재 PACIFIC OCEAN에서 평균 32K/H로 정상 운항 중입니다. 현재 날씨는 맑음으로, 파고는 GENTLE BREEZE로 항해에 영향이 없어, 예정된 날짜에 VANCOUVER(CA)에 도착합니다’

기상캐스터 뺨치는 일기예보 전달 실력에, 항해 성공 여부까지 점지하는 능력자는 바로 AI다. 공식 명칭은 ‘CJ대한통운 카고 트레킹’으로, 시스템을 이끄는 주체가 인공지능이다. 통상적으로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은 경로나 날씨, 현지 부두 상황 등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요인에 의해 도착 일정이 변화한다. CJ대한통운은 이 점에 착안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카고 트레킹 AI의 주된 임무는 화물선이 해외 현지 항구에 도착하는 일시를 예견하는 일인데,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18개에 달하는 기계학습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항해 정보, 경로, 날씨를 비롯해 화물선의 경로상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의 유무, 화물선 이동 거리 등 변수들을 적용해 도착 일시를 추측할 수 있도록 했다.
 

AI로봇팔이 박스를 옮기는 모습. 사진 = CJ대한통운 


기존에는 화물선을 운영하는 선사로부터 도착일을 파악할 수는 있었지만, 정확도가 40%에 그쳤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카고 트렉킹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정확도가 85%까지 두 배 이상 향상됐다. 도착일은 물론 오전, 오후 등의 세밀한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여 간 시범 테스트를 거쳐 올해 본격 운영에 돌입했는데, 화물을 맡긴 고객사들도 이 시스템을 통해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는 “화물선의 도착일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면 여러 이점이 생긴다. 해외로 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화물선이 늦게 도착해 공장이 멈추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재고에 여유를 두는 '안전재고'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해당 시스템 도입 덕에 안전재고량를 기존 대비 30~40%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안전재고 감소는 임대료, 인건비 절감은 물론 제조일정 수립과 과잉생산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전방위서 활약하는 첨단기술

이 회사의 AI는 바닷길 조망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다. 주로 인간을 돕거나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에서 능력치를 발휘한다.

4월 도입된 ‘AI로봇팔’은 미리 설정해 놓은 규격의 박스를 지정된 위치에서만 들 수 있었던 현행 로봇기술에서 한층 발전한 형태다. 핵심은 3D 이미지 센싱과 AI딥러닝 기술이다. 설비 상단에 설치한 비전 카메라가 상자의 면적, 높이, 모서리 위치를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데이터를 인식 및 스스로 학습해 각 상자의 상태에 맞춰 피킹 작업을 한다.

덕분에 다른 규격의 박스들이 나란히 정렬돼 있지 않아도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사람이 손으로 들어 올리듯 작업하는 것이 이 로봇팔의 특징인데, 팔 끝에 달린 특수 패드 및 진공흡착 기술이 주효하다. 시간당 평균 700상자를 옮길 수 있는 AI로봇팔은 현재 경기도 동탄 풀필먼트센터에 투입돼 이커머스 주문상품의 피킹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첨단 지능형 스캐너 'ITS'. 사진 = CJ대한통운 


이 외에도 지난 2016년 도입된 지능형 스캐너 ITS(Intelligent Scanner)가 육안으로 처리하기 힘든 운송장 바코드를 인식하고 정보를 저장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기계가 사람의 눈을 대신한다는 단편적인 부분이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

ITS는 운송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모두 저장한다. 단순 상품 정보를 비롯해 택배의 가로·세로·높이, 그래픽 정보 등이 모여 빅데이터가 되는데, 이는 곧 다른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운송장에서 나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형 화물차에 들어갈 수 있는 물량의 총 부피와 필요한 차량 수를 산출할 수 있는 식이다.

AI·빅데이터 전문가 수백명 키운다

CJ대한통운은 이처럼 물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AI·첨단기술과 연결해 시너지를 낸다. 최근엔 AI·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사내 임직원이 교육 대상이다. IT, 데이터 관련 업무 담당자를 비롯해 계약물류(CL), 택배, 이커머스 등 실무자 200여 명이 참여해 지난 5월 12일부터 6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진행했다.

교육 과정은 플랫폼 기초과정, 데이터 분석 기본과정, 데이터 분석 심화과정 총 3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 참가자들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기본 개념과 이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업무상 필요한 데이터 탐색 및 분석 실습 등의 내용을 학습했다.
 

CJ대한통운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역량 확대를 위해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사진 = CJ대한통운 


사 측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용 AI·빅데이터 플랫폼의 구축을 완료했다. 소프트웨어 차원의 기반 마련을 마친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양성해 실무 차원에서부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AI·빅데이터 교육을 정례화하고 기본과정 외에도 심화 과정을 확대해 전문역량을 고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간 집중하던 물류사업 외적 영역에서 연구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가 뭘까?ㅊ

CJ대한통운 측은 “AI와 빅데이터가 물류 산업 혁신과 초격차 역량 확보에 필수적 요소라 보기 때문”이라며 “물류 산업은 대규모의 화물을 취급하고 다양한 운송 수단과 과정을 거쳐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필연적으로 대량의 데이터가 창출된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AI와 빅데이터 기술, 전문인력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데, 대한통운은 전 사업에 걸친 디지털 전환으로 역량 확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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