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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불매’ 2년 만에 월간 판매량 급증한 일본차는?

렉서스 ES300h 베스트셀링카 3위 차지...‘불매운동 무용론’은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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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5호 윤지원⁄ 2021.08.05 12:17:42

렉서스 ES300h가 수입차 모델 중 7월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사진 = 렉서스)

일본 차 불매운동 효과는 끝났을까?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일부 일본 자동차 모델의 선전으로 일본 차의 판매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4일 공개한 7월 수입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7월에 새로 등록된 일본산 수입차는 2045대로 지난해 7월의 1614대 대비 26.7% 증가했다.

일본 차 판매량 상승을 이끈 브랜드는 렉서스(Lexus)였다. 렉서스의 7월 판매 대수는 1027대로 전년 동월의 749대 대비 37.1% 증가했다.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토요타(Toyota)였는데, 지난해 7월 520대에서 올해 7월 691대로 역시 32.9% 증가했다. 혼다(Honda)는 지난해 7월 129대에서 올해 7월 327대로 153.5%나 많아졌다.

선봉에는 렉서스의 대표 모델인 ES300h가 있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는 7월 한 달 678대 판매되며 전체 수입차 모델 중 3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250(1118대)과 E220d 4MATIC(880대)가 각각 1, 2위에 올랐다. 전통의 강자인 BMW 5시리즈보다, Audi A6 모델들보다 많이 팔렸다.

지난 7월은 일본 차를 포함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만 2년이 되는 달이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의 판매 회복세가 지속하는 것을 두고 불매운동의 열기가 식어버린 것으로 평가했다.

 

ES300h는 지난 4월 국내 판매 5만 대를 넘긴 인기 모델이다. (사진 = 렉서스코리아)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 7월 1일, 대한민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기로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로 우리나라에서는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7월 2일부터 일본 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불매운동 전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차의 점유율은 10% 후반대로 좋았다. 2008년에는 점유율 35%를 차지하기도 했다. 렉서스는 거의 언제나 벤츠, BMW에 이은 3위 브랜드 자리를 지켰으며, 특히 ES300h는 2016~2019년까지 연간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 2~3위에 꾸준히 랭크 됐다. ES300h는 2018년 한 해 8803대가 팔렸는데, 이는 볼보와 혼다, 크라이슬러의 모든 차종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전 일본 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혼다는 800대 수준을 유지하던 월간 판매량이 8월 이후로는 100~200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닛산과 인피니티는 지난해 5월 아예 한국 지사 철수를 결정했다. 닛산과 인피니티가 사라진 지난해 일본 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4%를 기록했다. 불매운동으로 하반기를 허덕인 2019년에도 14.9%를 기록했는데 이듬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1~7월 일본차의 누적 시장 점유율은 어떨까? 누적 판매 대수는 160대 늘었지만(1.4% 증가) 전체 수입차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6.3%나 커졌기 때문에 일본 차의 점유율은 오히려 지난해 7.9%에서 올해 6.9%로 1%P나 줄었다. 반면, 독일 차는 올해 1~7월 누적 12만 7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 7060대보다 24.4%나 많이 팔리며 전체 시장 규모를 늘리는 데 앞장섰다.

 

7월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시장 자체가 커진 만큼 일본 차 외에도 성장세가 컸던 브랜드가 많다. 1-7월 누적 판매량 기준 볼보(Volvo)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지프(Jeep)는 50.0%, 링컨(Lincoln)은 48.7% 증가했다.

이렇듯 통계의 여러 면을 살펴보면, 일본 차 불매 운동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일본 차의 판매량 증가세가 나타난 또 다른 원인으로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강세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1~7월 전체 시장이 16.3% 늘어나는 동안 가솔린 차량은 2.9% 증가하는 데 그쳤고, 디젤 차량은 –39.4%라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전기차가 40% 증가했고, 하이브리드는 191.7%,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무려 283.4%나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3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던 셈이다.

7월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 렉서스 ES300h였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모델 순위권의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벤츠, BMW, 볼보 등 유럽 차였다. 일본이 하이브리드의 강국 이미지가 있음에도 베스트셀링 카 하나가 체면치레를 했다.

 

7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 순위. (사진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7월 수입차 연료별 판매량 통계. (사진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또 주목해야 할 현상은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따른 공급 지연 문제다.

KAIDA 임한규 부회장은 “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공급 부족, 일부 차종의 일시적 출고지연과 물량 부족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는데, 통계에서 반도체 대란으로 가장 타격이 컸던 모델은 BMW 520인 것으로 파악된다.

BMW 520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 증가세가 가장 컸던 모델 중 하나다. 수입차 1~7월 누적 판매 대수에서 4197대로 메르세데스-벤츠 E250(8371대)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7월엔 459대로 10위에 겨우 턱걸이했다.

수입차 딜러사 한 관계자에 따르면 BMW는 물량 부족 장기화로 인해 대부분 고객의 대기 기간이 반년 이상으로 늘어났으나, 하반기 공급량 개선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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