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가 지난 주말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주말과 휴일인 13~14일 트위터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허경영에게 전화 왔다”는 트윗과 게시글이 봇물 터지듯 올라왔다.
이날 다수의 네티즌들은 ‘02-780-9010’이라는 전화번호를 수신한 스마트폰 화면 캡처 이미지와 함께 “나도 허경영 전화 받았다”, “안 받은 번호였는데 허경영 전화였구나”등 허경영 후보 측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인증했다.
트위터에서는 ‘#허경영전화’라는 키워드가 14일 한때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에 오르기도 했다.
기자도 토요일인 13일 한낮에 해당 발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인터넷 전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였다면 스팸일 것으로 여겼겠지만 ‘02-780’으로 시작하는 번호여서 받아야 하는 전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보세...?” 그런데 상대는 녹음된 음성이었다. 그리고 어딘지 익숙한, 유명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 코로나로 얼마나 힘드십니까. 대한민국 미래를 바꾸기 위한 첫걸음은 용기 있는 투표입니다. 허경영 대통령 후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는 저절로 끊어졌다. 통화 시간은 13초였다. 약 30분 뒤 아내도 ‘허경영 전화’를 받았다.
월요일 아침에 알았다. 많은 사람이 허경영 전화를 받았고, 온라인 여기저기서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는 것을.
네티즌 반응은 다양했다. 대부분은 “이거 허경영 전화니까 받지 말 것”이라고 조언하거나 “나한테도 왔었다”, “받자마자 끊었다”는 등의 말과 함께 인증했다.
“일요일 아침에 전화는 아니지”,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개인정보 유출 심각하다”, “불법 선거운동 아닌가”라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다수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우리 팀장한텐 왔는데 난 안왔다”, “난 못 받았는데 아쉽다”며 유행하는 전화를 ‘체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나도 오길래 반가웠지만, 스팸이니깐 안 받음”, “스팸 신고 완료” 등 단호히 대처했다고 밝혔다.
전화번호 검색 및 스팸 차단 서비스 앱 ‘후후’(whowho)에서 해당 번호는 15일 오후 4시 현재 2만 5975건 스팸 신고를 받아 스팸 번호로 분류되어 있다.
한편, 해당 전화가 선거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전화에서 허 후보는 투표 참여 자체를 독려했을 뿐 자신을 포함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은 없었으며, 공직선거법 제58조 2항은 ‘누구든지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