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6호 양창훈⁄ 2021.12.28 16:51:10
메이플스토리가 조작 논란에 휩싸이다
2021년 2월, 게임업체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 아이템 '환생의 불꽃'의 확률 조작 문제였다.
논란에 불이 붙자, 넥슨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지난 4월 14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저 간담회를 진행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과 유저가 8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게임 아이템 확률 변경 의혹 △큐브 내 일부 잠재 능력 중복 등장 제한 △게임 내 확률 및 시스템 관련 정보 △소통 채널 확장 및 서비스 향상 등을 이야기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이날 △게임 내 아이템 확률 공개와 투명한 정보 제공 △새로운 소통 방식의 제시 △스토리 콘텐츠 개편 등을 유저에게 약속했다.
유저와 소통 강조한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넥슨과 소통되지 않는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유저들은 간담회에서 “메이플스토리는 그동안 불통 행보를 보여왔다. 문의 게시판뿐 아니라 다른 소통 창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는 “유저와 소통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 정기 간담회와 고객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2021년 5월에 유저 자문단 활동을 알렸다. 그러나 유저 자문단의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저 자문단 멤버들이 공식적인 업무를 받지 못하면서도 활동비 명목으로 월 50만 원의 넥슨 캐시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일부 유저들은 “공식적 업무가 없는 유저 자문단의 활동비가 웬 말이냐”고 비판했으며, 유저 자문단 폐지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넥슨은 유저 자문단 유지를 결정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유저 자문단 활동을 처음부터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유저 자문단은 메이플스토리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이플스토리는 토론 게시판을 신설했다.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 토론 게시판에서 활발히 토론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메이플스토리 토론 게시판에는 10개의 토론 주제가 올라와 있으며,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기능을 개선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는 자유게시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수는 2021년 12월 기준으로 평균 30~40개이다. 메이플스토리가 커뮤니티의 기능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플스토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게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유저에게 약속했다.
관련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어빌리티 구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어빌리티란 메이플스토리 캐릭터에 부여되는 추가 능력치로 △레어 △에픽 △유니크 △레전더리 4가지와 3가지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2021년 2월에도 어빌리티 조작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강원기 디렉터는 유저 간담회에서 “어빌리티 확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다음에 캐시 큐브 확률 공개 중에 누락 되었던 120레벨 미만의 무기와 방어구, 장신구, 100레벨 미만 엠블렘과 보조 무기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 유저들이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부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수상한 에디셔널 큐브, 장인큐브 등에 대한 확률을 공개할 것”이라고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문제점들이 해결됐을까?
확률 조작으로 비판받기 전부터, 메이플스토리에 대해선 △개연성 없는 스토리 △방치되고 있는 콘텐츠 △단순한 레벨업 시스템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유저는 캐릭터의 레벨업 과정이 사냥 시스템에만 의존하는 점을 비판하면서, 메이플스토리 레벨업 방식에 다양화를 주장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파티 퀘스트의 개선 △보스 레이드 △몬스터파크, 일일 퀘스트의 클리어 경험치 상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언론 보도와 인터뷰에서 “일일 퀘스트와 몬스터 파크 경험치 상향을 바로 진행하겠다. 보스 레이드는 보상 쪽과 같이 엮어야 하는데, 장비나 아이템도 복합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있어 확실하게 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영진은 “파티 퀘스트의 경우는 소외된 부분이 있으나, 정확한 시기를 확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메이플스토리가 부실한 스토리로 비판받자, 운영진은 ‘스토리 콘텐츠 리뉴얼’을 예고했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기획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여름에 공개한 로드맵에서 예고했듯이 이번 겨울 인터뷰에서는 기존의 스토리를 수정하는 것이 주요 방향성이다. 스토리 퀄리티 측면에서 많이 소홀했다는 점을 인지하며, 올 겨울을 시작으로 계속 개편해나갈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추가될 예정인 스토리 다시 보기 기능을 통해 유저들도 개편된 스토리를 더 쉽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10월 7일부터 11월 1일까지 ‘스토리 콘텐츠 개편’에 대해서 토론했다.
이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스토리 콘텐츠의 문제점을 1) 최초 완료한 스토리 퀘스트를 월드 내 캐릭터 간 공유할 수 있는 기능 2) 스토리를 다시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 3) 기존 및 신규 스토리의 퀄리티 향상 세 가지로 분석했다.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은 “필수적으로 수행하는 스토리 퀘스트는 월드 내 이미 완료한 캐릭터가 있을 시에, 다음 캐릭터는 퀘스트를 넘길 수 있는 기능을 준비하겠다. 이번 겨울 업데이트는 보스 선행 퀘스트와 아케인리버 지역 퀘스트 스킵 기능 추가를 시작으로 이후 추가되는 퀘스트에도 동일한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는 방치된 콘텐츠를 어떻게 해결할까? 방치된 콘텐츠에는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커닝시티 파티 퀘스트 △루디브리엄 파티 퀘스트 △오르비스 파티 퀘스트 등이 있다.
유저들은 다른 유저와 파티 퀘스트를 하면서 게임을 즐겼다. 또한, 메이플스토리의 파티 퀘스트는 캐릭터의 레벨업 기능뿐 아니라, 유저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의 역할도 했다. 메이플 스토리 유저가 다른 유저와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이플 본연의 특성이 돋보이는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메이플스토리 본연의 특성이 희미해졌다. 메이플스토리의 특성이란 다른 유저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것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특색이 사라지면서, 오로지 사행성 아이템만 강조되었다. 그러면서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 콘텐츠를 비판했다.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캐릭터 육성 방식이 단일화되었다. 콘텐츠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모험가 직업군 개편한 메이플스토리
콘텐츠의 다변화를 위해 메이플스토리는 꾸준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플스토리는 12월 30일부터 △모험가 직업군 14종을 리마스터 △새로운 보스 추가 △난이도 다양화 △신규 장비 등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핵심은 패스파인더를 제외한 모험가 직업군 14종을 개선한 것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모험가 직업군의 개선을 통해서, 직업별 특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능과 성장이 약한 직업에 대해서 전반적인 기능을 수정했다.
메이플스토리는 모험가 직업군만의 고유한 스토리 콘텐츠도 개선한다. 모험가 메인 스토리의 설정상 중요한 부분을 추가하고, 각 직업군의 성별이 구분된 일러스트도 선보인다.
김창성 기획팀장은 “기존 이용자의 게임 플레이를 해치지 않도록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넥슨, 확률형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 도입
넥슨은 게임 유저들이 신뢰할 수 있는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NEXON NOW)’를 공개했다. 넥슨나우란 게임별 주요 콘텐츠 확률 정보를 그래프 형태로 시각화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유저들은 넥슨나우를 이용해 게임 내 주요 확률형 콘텐츠 설정 확률과 실제 결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로 하면서, 유저들과 신뢰 쌓기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넥슨을 향한 유저들의 불신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을까? 넥슨이 무너졌던 유저들의 신뢰를 앞으로 어떻게 쌓을지, 그리고 유저가 넥슨의 행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넥슨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평이 많은 가운데 유저들은 넥슨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