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1.12.31 11:06:18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 축소 등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한다.
김 총리는 확진자 수 감소세와 수도권 중환자 병상가동률과 병상 대기자 문제가 사라진 것에 관해 언급하면서도 "위기를 넘겼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상은 하루 1만 명의 확진자를 감당할 정도로 충분히 확충해야 하고, 3차 접종과 청소년 접종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또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본격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 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역조치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정부는 방역조치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내년 1분기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선지급 후정산'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에 관해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손실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선지급 후정산'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약 55만 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500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보상액이 확정되면 정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미 약속드린 100만 원의 방역지원금도 지금까지 65만 명에게 지급했다"며 "남은 분들에게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지급 후정산' 방식이 채택된 데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연말 대목을 포기한 채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꼬박꼬박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들께서는 '당장 필요한 자금을 하루빨리 지원해 줄 것'을 가장 많이 요청하셨다"고 설명하고,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의견 또한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청소년 방역패스는 3월 1일 새 학기부터 적용하되 한 달의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애초 2월부터 적용하는 안이 검토됐으나 학부모 등으로부터 나온 우려 여론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방역패스를 의무화한다.
김 총리는 "앞으로 2주 동안 시민의식을 조금만 더 발휘해달라. 방역상황이 안정된다면 조치 완화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께서 허락해주신 향후 2주간의 시간을 의료대응 체계를 재정비하고 오미크론에 능히 대응할 수 있도록 '방역의 댐'을 더욱 견고하게 쌓는데 소중하게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대목에 걸었던 기대가 사라진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안타깝다.
자영업자들은 주로 “시간이 아쉽다”며 영업 제한 시간이 9시가 아닌 10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많은 네티즌이 “바이러스가 야행성도 아니고, 인원 제한은 이해가 되지만 시간은 무슨 관계?”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오후 9시와 10시 차이가 크다. 오후 10시까지로 풀어주면 유동인구가 90%가 더 많아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네티즌은 “나도 10시까지면 술 약속을 잡겠는데, 9시는 애매해서 집에서 혼술을 택한다. 아마도 1시간 연장에 따른 유동인구 차이가 클 것”이라며 수긍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형이 자영업자인데 그냥 가게를 안 연다. 이렇게(거리두기 연장)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 가긴 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데 지장 생긴 건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고, “한 달 정도는 임대료 지원이라도 해 주면 좋겠다. 월 1000만 원씩 내는 큰 매장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너무 힘들어 한다. (임대) 계약서도 있고, 예전 지급 내역도 있어 확인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제안을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금 500만 원 선지급 결정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며 다수 네티즌으로부터 환영받는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은 “자영업자만 서민이냐? 세금 펑펑 쓴다”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이런 댓글마다 대개 “논리 없는 지적”, “세상 꼬아서 본다. 자영업자 먼저 보상해주는 게 맞다”, “진작 풀었어야 하는 돈”이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가 자영업자들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이제야 백화점, 마트에도 방역패스 적용”, “손실보상 500만 원 선지급 후정산은 환영”이라면서도 현행 손실 지원금 계산 방식 및 기준으로는 “500만 원 선지급 받는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뱉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무튼 내년 1월도 희망이 없어졌고, 1월 말 설 연휴 전에 어떻게 해서든 완화가 되어 그나마 상반기에 유일한 대목이라도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체념했다.
한편, “이번에도 종교시설 방역 강화 내용은 없다”라는 지적도 다수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종교시설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