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1.25 16:53:34
영국에서 보정된 사진에 포토샵, 어플리케이션(앱) 보정을 거쳤음을 명시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어 화제다.
최근의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의사이자 보수당 소속 하원 의원인 루크 에반스 박사는 지난 12일 ‘디지털로 변형 처리된 이미지 법’이라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플루언서들이 SNS 등에 광고성 게시물을 올릴 때 보정된 사진에 대해서는 보정 여부를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보도에서 에반스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진 편집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사람들이 완벽한 셀카 찍기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는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돈을 받고 소셜미디어에 편집된 사진을 올리거나 광고, 방송, 출판 등을 통해 편집된 사진으로 수익을 낸 사람은 반드시 이를 솔직하게 명시해야 한다”면서 “(법안은) 자기 결혼사진을 보정하거나 적목 현상을 없애는 행위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과 상업적인 의도를 지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법안이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유료광고’ 여부 표기를 포함한 여타 광고 관련 규제 법안들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에반스는 영국 의회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법안 발의의 이유로 시민들의 ‘정신 건강’을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 조작으로만 가능한 가짜 몸매에 현혹되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기혐오에 빠지는 사람이 영국 전역에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거식증, 식욕이상항진증 같은 정신 건강 장애가 넘쳐나고 있다”는 문제를 언급하면서, “정부는 이러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 예방 조치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법안이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체형에 대한 긍정을 지향하는 사회를 조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업적 사진의 디지털 보정 여부를 밝히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먼저, 에반스 의원 본인이 지난 2020년에도 “디지털 보정 이미지는 미(美)에 대한 왜곡된 시선으로 정신 건강 위기에 기름을 붓는다”며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SNS에 디지털 보정 이미지를 올릴 때 이 사실을 숨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 노르웨이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SNS 콘텐트를 제작할 경우, 보정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규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나라 네티즌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로 “과장광고 금지법안 비슷”, “광고용 사진 대상이라면 괜찮을 듯”이라며 반기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인스타, 페이스북, 데이트앱 사진들 전부 가짜. 속지 말자”, “요즘 사진 믿으면 바보”, “인스타그램이 메타버스지. 가상현실이잖아”라며 디지털 사진 보정이 만연한 온라인 환경을 비판하면서 “우리나라도 도입하자”, “영국뿐 아니라 글로벌 법안으로!”“인스타나 유튜버나 얼굴이나 몸매 조작해서 돈 버는 것들은 사기나 매한가지”라며 법안 도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