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각각 독립생활을 하는 세포들끼리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생존한다.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될 경우 세포분열을 촉진하는 신호를 주고, 세포분열이 너무 많은 경우는 억제하는 신호를 줘서 생명현상을 이어간다. 소통을 멈추는 세포는 소멸한다. 생체 내 세포는 상호 신호전달 체계가 있는데 이를 정보전달 경로(signaling pathway)라 한다.
신호전달(signal transduction)은 다음과 같이 일어난다. 세포 외부의 화학적 및 물리적 정보가 호르몬(hormone), 사이토카인(cytokine), 성장인자(growth factor) 등 다양한 단백질을 통해 각각 특이적인 수용체(receptor)와 결합하면서 세포의 복잡한 반응 경로를 경유하고 핵에 전달되어 증식, 분화, 이동, 세포사(死) 등 세포의 운명이 결정된다.
살아있는 생물이라면 가지고 있는 정보전달 경로 중에 윈트 신호전달 경로(Wnt signaling pathway)가 대표적이다. 윈트(Wnt)는 분비성 단백질로 세포막의 수용체와 결합한다. 이 결합으로 베타 카테닌 경로가 활성화된다. 윈트와 베타 카테닌은 같이 가기 때문에 윈트 신호전달 경로(Wnt signaling pathway)를 윈트/베타 카테닌 신호전달경로(Wnt/β-catenin pathway)라고 부르기도 한다.
윈트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당 단백질이다. 주변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 수용체를 활성화하며, 이 활성화된 수용체를 통해 여러 단계를 거쳐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윈트 경로의 활성은 세포의 증식 또는 분화의 조절을 야기한다. 그래서 이 부분의 신호전달에 이상이 발생하면 암세포가 무한대로 증식하는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역으로 윈트 신호전달을 잘 제어하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면 암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으로 탈모 치료에서 모발에 관련된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찾아서 이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두피에 도포하면 탈모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발의 약 85%가량은 성장기에 있다. 대부분의 안드로겐형 탈모는 DHT로 인한 모근 파괴물질이 분비되면서 모발의 성장기가 점점 단축되면서 생긴다. 따라서 모근 파괴물질을 줄이고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탈모 고민이 사라질 것이다.
탈모 약 먹어도 효과 적은 경우
탈모 치료를 위해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해도 효과가 적거나 없는 이유는 신호전달경로의 기능 저하로 모발이 성장기로 빨리 돌아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탈모 진행 과정에서 감소하는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켜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성장에 관여하는 세포의 분화 및 증식을 촉진시키는 약물 개발을 위해 현재 많은 제약회사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회사에서 모낭의 모발 줄기세포와 모유두 세포분화 및 증식시키는 Wnt를 찾아내어 연구 개발 중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성장인자가 사용되고 있다. 성장인자란 세포와 세포 간의 신호전달 물질로, 세포분열이나 성장 및 분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을 말하며, 세포 재생능력이 뛰어나 두피에 주입하면 손상된 모낭 및 모발세포가 재생되어 탈모에서 탈출할 수 있다. 최근 줄기세포 배양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인자를 추출하여 탈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들이 있어서 보다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탈모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