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3.03 11:53:58
한류가 글로벌 트렌드라는데, 전 세계에 ‘한류’의 팬은 얼마나 많은 걸까?
3일 발간된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1 지구촌 한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한류 팬은 116개국 약 1억 5660만 명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 정상권을 휩쓰는 등 K-팝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8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으로 이어진 K-드라마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결과다.
재단은 재외공관 150여 곳과 협력해 조사했으며, 각국의 한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동호회 회원, 소셜미디어(SNS) 가입 회원, K팝 앨범 판매 사이트 가입자 등을 바탕으로 한류 팬 수를 산출했다. 음악,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관광, 음식, 한국어, 미용, 문학, e스포츠, 전통문화, 웹툰, 태권도 등 주요 한류 키워드를 토대로 활동 회원 수를 집계한 뒤 이를 더한 결과다.
1억 5천만 명은 집계를 시작한 후 처음 1억 명을 돌파했던 전년(2020년 말) 대비 29% 급증한 수치이며, 처음 조사를 시작했던 2012년의 926만 명과 비교하면 10년 동안 17배나 늘어난 수치다.
초기부터 한류 열풍이 이어져 온 아시아 지역의 한류 팬은 1억 1575만 명으로 전년(9544만 명)대비 21% 증가했다.
연구진은 “일본의 혐한류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사태를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 잇단 악재에도 급성장을 이뤄 한류 열풍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류 팬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미주 지역은 K팝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전년(1459명) 대비 102%나 증가한 2888만 명으로 집계되며 1년 사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주 지역의 한류 팬은 절반 이상이 미국에 있었고, 아르헨티나와 페루 등은 남미 한류 열풍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아프리카·중동 지역은 전년(112만 명)보다 92% 급증한 2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중동 지역은 인터넷 접근성이 낮고 문화·종교적으로 높은 진입 장벽 탓에 한류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음에도 가나, 팔레스타인, 카메룬 등 이번 집계에 새로 포함된 국가가 다수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유럽은 유일하게 소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럽의 한류 팬은 2020년 1056만 명에서 2021년 963만 명으로 8.8%(93만 명) 감소했다. 재단 측은 한류 열풍이 거세지는 만큼 부정적 인식도 다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나친 상업성이나 문화 제국주의 등 비호감 요인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