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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훈 기자의 게임월드] 오락실 손맛 그대로... ‘모바일 던전앤파이터’의 매력

레트로 감성 일러스트, 수동 조작 강조, 게임 내 커뮤니티 구축... 모바일 게임의 특성 살려 게임 재미 더해, 게이머 “오랜만에 넥슨이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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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1호 양창훈⁄ 2022.04.07 09:47:29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홍보용 이미지. 사진 = 넥슨 제공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는 부정적인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른다. 바로 ‘정공겜’(정신적 질병으로 공익근무요원이 된 이들이 하는 게임을 비하하는 말)이다. 2017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겨난 단어로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다. 어찌 보면 넥슨도 억울하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게임이 웃음거리로 전략했으니 말이다.

최근 넥슨이 이런 치욕을 말끔히 씻었다. ‘정공겜’의 상징 던파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해 게이머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이런 인기를 실감하듯 던파 출시 전날에는 양대 앱마켓의 사전 다운로드가 총 120만 건을 기록했고 사전 캐릭터 생성 횟수는 총 110만 건을 돌파했다.

게이머의 호평은 구글 플레이에서 이어졌다. 지난 2005년 출시된 PC 버전 던전앤파이터를 잘 구현했다는 의견이다. 특히 오락실에서 즐기던 수동 조작의 손맛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눈에 띈다. 학창 시절에 즐겼던 던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던파는 3월 30일 기준,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5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많은 유저를 끌어들인 모바일 던파의 매력은 무얼까?

 

모바일 던파 공식 애니메이션 영상 캡처. 사진 = Youtube 채널 '던파모바일'

동네 오락실 감성을 모바일로 구현하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동네 오락실’이다. 게임 퀄리티가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동네 오락실 게임의 감성을 잘 표현했다는 의미다. 모바일 던파는 게임 NPC의 일러스트를 레트로 감성으로 잘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모바일 던파의 그래픽은 PC 버전에 비해 개선됐다. 특히 도트 그래픽 덕에 1990~2000년대 오락실 감성을 잘 나타냈다. 원작인 PC 버전도 나쁘지 않은 그래픽을 보여왔지만, 네티즌은 모바일 버전이 PC 버전의 퀄리티를 뛰어넘었다는 의견을 냈다.

게임 내 콘텐츠 격투장도 동네 오락실 감성을 잘 표현했다. 모바일 던파의 게이머는 게임 내 콘텐츠인 격투장을 인기 요소로 꼽는다. 친구와 함께 오락실에서 했던 격투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던파는 PC 버전의 격투장 콘텐츠를 그대로 답습했다.

던파 결투장은 과거 오락실에서 흔히 접해 본 콘텐츠다. 유사한 게임에는 ‘킹오브파이터’, ‘철권’, ‘동물 철권’ 등이 있다. 이 게임은 PVP(Palyer vs Player) 형식의 결투 게임 장르로 게이머의 실력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또한 각 캐릭터가 보유한 고유 스킬을 전략적으로 사용한다. 게이머의 능력에 따라 스킬이 천차만별이라, 격투장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공략을 게임 유튜버들이 공유할 정도이다.

넥슨은 격투장에서 즐길 수 있는 4종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등급전, 대련장, 주점 난투, 영혼석 쟁탈전이다. 등급전은 게이머끼리 서로 대결을 펼치는 방식으로 승리할 때마다 등급이 오른다. 게이머가 등급전에서 연이어 승리하게 되면 실력이 비슷한 게이머와 대결을 치른다.

격투장 콘텐츠는 PC 버전과 동일한 형식이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무한 콤보를 방지한 것. PC버전을 플레이할 때, 실력이 좋은 게이머는 캐릭터의 스킬을 연속적으로 타이밍에 맞춰 사용하면서 상대방을 공격한다. 상대가 한 대도 공격하지 못한 채 패배의 쓴맛을 봐야 한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한 콤보 기능을 제한했다. 실력 차이로 쉽게 승부가 갈리는 점을 막기 위해서다.

영혼석 쟁탈전은 6명의 유저가 3대3으로 즐기는 콘텐츠다. 경기장에 존재하는 아이템을 파괴해 영혼석을 수집한다. 3분 이내에 가장 많은 영혼석을 지닌 팀이 승리한다. 다만 영혼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게이머의 캐릭터가 거대해지므로 상대의 표적이 된다. 영혼석 쟁탈전은 게이머의 실력과 함께 팀원과의 협동이 중요하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바일 던파의 매력은  몬스터를 타격할 때 고유의 맛을 잘 살렸다는 점이었다. 사진 = 넥슨 제공

‘모바일 게임’에 맞게 리메이크한 던파
모바일 던파는 수동 조작을 강조했다. PC 버전에서 강조한 ‘액션 쾌감’이라는 던전앤파이터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의도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모바일 던파는 가상 패드로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

넥슨은 모바일 던파에 조이스틱 기능을 지원한다. 게이머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오락실에서 느꼈던 손맛을 맛볼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던파가 ‘액션’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자동사냥 기능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 자동사냥 기능이 있는 반면에 모바일 던파만 자동사냥 기능을 없앴다. 게이머가 캐릭터 육성의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전략이 모바일 게이머에게 제대로 효과를 봤다. 전문 블로거의 후기에는 ‘액션의 맛’을 잘 살렸다는 호평이 나왔고 각종 커뮤니티에는 넥슨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게임을 출시했다는 칭찬이 자자했다.

 

모바일 던파는 게임 내에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게이머들은 목적에 따라 월드, 일반, 모집 등의 방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사진 = 넥슨 제공

게이머끼리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게임 내에 구축
모바일 던파는 게이머들이 도란도란 모여 수다를 떨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잘 살렸다. 모바일 던파에서 게이머는 게임이 지겨울 시에 대화방에서 다른 게이머와 수다를 떨 수 있다. 일부 모바일 게임에는 ‘대화방’처럼 커뮤니티 공간을 제작하지 않은 곳도 있다. 반면 모바일 던파는 ‘월드’, ‘일반’, ‘모집’으로 주제를 나눠 게이머들이 원하는 주제에 따라 대화할 수 있게 했다.

먼저 월드방은 접속 서버가 다른 게이머들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게이머는 이곳에서 게임과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다른 모바일 게임이 온라인 카페를 통해 커뮤니티 기능을 구축한데 비해, 모바일 던파는 게임 내 세계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 ‘모집방’은 게이머가 길드원과 던전을 공략할 파티원을 모집할 때 이용한다. 이곳을 이용하면 각 던전을 돌 때 필요한 파티원을 빠르게 모집할 수 있어 게이머의 게시글이 빠르게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일반방’은 같은 서버인 게이머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이곳은 14레벨 이하 게이머는 이용할 수 없다.

모바일 던파가 나날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모바일 던파를 통해 넥슨이 호평 받자, 이정헌 넥슨 대표는 “넥슨의 체질 개선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절체절명의 각오로 넥슨컴퍼니 임직원 모두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며 “사랑받는 게임사가 되기 위해 오로지 이용자가 생각하는 게임의 재미를 찾아가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청신호를 보이며 시장에 안착한 모바일 던파가 앞으로 또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까?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 특성상 언제든 게이머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넥슨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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