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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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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2.04.21 16:18:00

장서윤 지음 / 디 이니셔티브 펴냄 / 240쪽 / 1만 3000원

디자이너를 거쳐 현재 갤러리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장서윤 씨가 1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큐레이터 세계의 속살 얘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에 대해 정준모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책 속의 주인공은 마치 슬퍼도 외로워도 울지 않는 캔디처럼 씩씩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문형태 서양화가는 “소통할 수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들이 우리를 혼자가 되지 못하도록 붙잡는다. 혼잣말처럼 들리는 그녀의 수다가 다정한 것은 그녀가 열어보는 모든 문에 먼저 노크하는 용기와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천했다.

저자는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원래 예술계는 박봉이니까, 다른 갤러리도 다 그러니까, 이렇게 어려운 시장에서 월급 밀리지 않는 게 어디야, 전시를 제대로 기획하고 작품을 팔 능력이 없으면 일반 사무직이나 마찬가지야’라는 ××같은 핑계로 묻어가는 곳들 많을걸?”(‘아무 갤러리나 가서 일해주지 마세요’ 중)이라며 큐레어티 업계의 현장을 보여주고, “아트테크 열풍을 계기로 인기 작품의 화풍이나 작품 구매 루트가 너무나 다양해졌다. 사람들이 샤넬 오픈런을 하듯 작품을 사기 위해 전시장에 줄을 서는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걸 보면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공연문화를 소비하듯이 미술을 소비하는 경험을 원한다. 이런 시대에 미술계에 종사하면서 조금 신경이 날카로워진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좋은 작용이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아트테크 열풍 2 ‐ 경제학 잘 모르는 큐레이터의 사견’ 중) 미술 작품 사모으기 재테크 열풍이 부는 현상까지를 짚어본다.

‘순수 미술 작가 성공 신화 목격담’에서는
일반적인 편견처럼 작가들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자기 세계에만 빠져 살지 않는다. 친한 남자 작가가 “나 이번에 본가 다녀왔는데 엄마 아빠가 남의 집 귀한 딸 고생시키지 말고 평생 혼자 살래. 그래서 안 그래도 그럴 거라고 했어”라며 다들 소맥 마시는 데 혼자 소주를 병째 들이키다 잠드는 것도 봤다. 정말 무서운 건 그 자리에 있던 작가들 모두, 남녀를 불문하고 그 누구도 “무슨 소리야 너 장가갈 수 있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라며 작가 세계의 이상과 현실을 보여준다.

미대 대학원까지 마치고 “멋진 현대미술 작가도 되고 싶었고 전통 자수 무형문화재도 되고 싶었”지만 니트 디자이너로 취업했다가 학교보다 패션 회사가 더 싫어 상업 갤러리로 탈출했고, 일복이 터져 백화점 갤러리와 은행 갤러리도 다녀 봤고, 학예사 자격증이랑 문화예술사 자격증도 얻었지만 현재는 인테리어 회사 갤러리에 상주하면서 '강아지, 고양이 얘기 좋아하면 놀러 오세요'"라고 홍보하는 저자는, “바깥 요소에 의해 흔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흔들며 살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난 그냥 지금의 내가 좋다’ 중)며 자신의 일과 인생을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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