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2호 양창훈⁄ 2022.04.22 16:19:26
대만 시장에 이름 알리는 오딘, 기세 이어갈까?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대만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3월 29일 ‘오딘: 신반’을 대만에 출시했고, 오딘은 3월 29일 기준으로 대만 앱스토어 매출 4위를 기록했다.
관련해 유진투자증권의 정의훈 애널리스트는 “대만 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선보인 오딘은 2022년 2분기 일 매출이 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만 시장에서는 현재 ‘한국 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게임이 대만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는 현상이다. 해외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콘텐츠와 환경적 요인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 진입이 쉬운 편이다. K-콘텐츠의 주요 수출처인 중국과는 달리 대만 정부의 규제와 문화적인 장벽이 낮아서다. 대만의 게임 인증제도는 등록제로 외국 게임에 개방적이다.
대만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장르는 한국 게이머들과 비슷하다. 게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만 구글플레이에서는 NC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가 상단에 올라 있다. 카카오게임즈 오딘이 첫 진출 해외 시장으로 대만으로 선택한 이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0년 국내 게임 산업 수출액 81억 9000만 달러(약 9조 7000억 원) 중 대만 비중은 11.2%로 중국(35.3%), 동남아(19.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내 MMORPG 장르가 대만에서 인기 있는 점도 K게임의 흥행에 일조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MMORPG '리니지'는 2000년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는 신기록을 세우며 장수 게임이 됐다. 리니지 영향력이 오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게이머들의 우려도 있다. 방만한 서비스 운영이 해외 시장에도 이어진다면 금세 추락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앞서 오딘은 국내 게이머들의 수용량을 예측하지 못하고 잦은 정기 점검으로 게이머들의 불만을 산 바 있다. 게임 내 잦은 오류도 게이머들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이와 관련해 게이머들은 “대만과 한국 게이머들의 선호하는 장르는 같아도, 대만 시장 특성상 방만한 운영은 용납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일어났던 일이 반복되면 금세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는 카카오게임즈의 과거 방만 운영 전력이 있다. 게이머들은 오딘의 여러 가지 오류에 불만을 토로했다. 오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잦은 오류들이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게임 접속 때 장시간을 허비해야 했다는 점이다. 게임이 게이머들의 수용 인원을 초과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심지어 한 게이머는 "오딘을 위해 4시간을 허비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쌓여왔던 게이머의 불만이 절정에 이른 것은 지난 1월. 오딘은 평소처럼 정기 업데이트를 예고했고, 예상 시간을 세 시간으로 알렸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세 시간으로 예정됐던 정기 업데이트는, 그러나 11시간이나 지난 오후 7시가 돼서야 겨우 마무리됐다. 예상과 달리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되자, 게이머들은 카카오게임즈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게이머는 "이럴 바에야 오딘 서비스를 끝내라"고까지 요구하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게이머가 몬스터의 공격을 회피해도 캐릭터가 피격당하는 오류, 그리고 잦은 점검도 문제였다. 유저들의 이탈 현상이 심각해졌다. 외부적인 환경도 한 몫 더했다. 리니지W의 성과가 급속도로 개선된 것. 리니지W가 출시된 지 열흘 만에 일평균 매출 120억 원을 기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딘 매출 감소로 작년 4분기 카카오게임즈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4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오딘의 대만 공략에 자신 있어”
관련해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오딘에 자신감을 보였다. 조 대표는 3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GB-1타워에서 열린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딘에 대해 설명했다. 주주총회 뒤 그는 “현지에서 리니지M까지는 모르겠는데 리니지2M 정도의 성과를 오딘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3월 16일 대만에서 진행한 오딘 시사회에서 “대만은 RPG(역할수행게임)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특히 MMORP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저들이 많은 곳”이라며 "PC, 모바일 등 디바이스 보유 수준과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오딘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라고 판단해 첫 번째 출시 국가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