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중노년이 어렸을 때 부른 노래다. 배경은 고추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가을이다. 그러나 달래는 가을보다는 봄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달래와 냉이는 거의 한 세트로 봄을 상징한다. 봄의 햇빛이 비치는 논두렁이나 산비탈에는 달래와 냉이가 소담스럽게 솟아오른다.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춘궁기에 냉이와 달래는 꽁보리밥도 맛있게 한 푸성거리였다. 향긋한 봄내음을 진하게 전하는 냉이와 달래는 찌개, 무침, 된장국 등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전을 붙여도 향기롭고, 겉절이나 나물로 활용해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 반찬이 된다.
냉이와 달래 모두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내음이 일품이다. 뿌리의 향은 겨울이 추울수록 강해진다. 향미는 이른 봄, 자연에서 채취한 게 가장 빼어나다. 무르익은 봄 보다는 이른 봄에 수확한 겨울 냉이와 달래의 향이 더 그윽하다.
고추장무침과 된장국의 풍미도 이른 봄의 냉이와 달래가 더 좋다. 그러나 봄이 무르익은 4월과 5월의 냉이와 달래도 계절에 맞는 향으로 미각을 돋군다. 나른한 봄날에 냉이와 달래로 된장국을 끓이면 춘곤증 해소와 피로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냉이 된장국에 필요한 재료는 쌀뜨물과 진한국물을 낼 수 있는 다시팩, 냉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