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단독 보도] “대한항공 이용하지 마세요” 대한항공 승무원 블라인드 앱에 여객 승무원 부족·안전 문제 고발

"승무원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 안전 문제 터지면 판단력 미스 날 수 있고, 같이 해결할 동료조차 없다"… 승무원 A 씨 28일 글 올린 후 ‘대한항공’ 직원 인증한 사원들 '동감 댓글' 폭주

  •  

cnbnews 양창훈⁄ 2022.04.29 17:01:09

 

자신을 대한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히 A 씨가 올린 글 원문. 사진 =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블라인드 앱에 대한항공 승무원이 작성한 글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을 대한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A 씨는 지난 28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대한항공 승무원입니다. 대한항공 이용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대한항공의 승무원 부족과 이로 인한 승객 안전에 대한 염려를 글로 올렸다.

A 씨는 “승객 100여 명이 탑승한 이코노미에 승무원이 총 세 명이다. 중~장거리 비행 시에는 일부 승무원이 휴식해야 한다. 만약 비행을 혼자 하는 시간에는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 내 비행기에서만큼은 모든 승객이 컴플레인 없이, 아픈 일 없이, 이례(적인) 상황 없이 지나가길 바라고 기도하며 탄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 씨는 “저는 기내에서 안전을 책임지고 앞장 서서 승객을 진정시켜야 한다. 그 외에는 웃으며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두운 비행기 안에서 이코노미 최대 100여 명 혼자 케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지상업무부터 (승객들) 보딩까지 바빠서 땀나게 돌아다니고 있다. 도어 비었을 때, 무슨 일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다. 그리고 (승객들을) 잘 케어하리란 자신 절대 없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A 씨는 코로나 이후 인력이 줄었지만 최근 원상 복귀 상황에서도 인력이 충원되지 않고 있다며 "만약 기내 난동, 위급상황, 환자 승객 발생한다면 제대로 못 도와드린다. 비상 사태 시, 화재 발생할 때 승객을 도울 승무원이 부족하다”라며 승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대한항공의 현 상황과 관련해 승무원 B 씨가 비판의 댓글을 남겼다. 사진 = 블라인드

 

A 씨의 글이 올라오자 항공업계 직원들은 "터질 게 터졌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다른 승무원 B 씨는 “경력직 입사자였던 제가 대한항공에 와서 놀란 점이 승객 수에 정비례해 승무원 수를 칼같이 자른다는 것이었다. 승객 수와 상관없이 안전은 정확히 지켜야 하며, 서비스 또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있기에 승객 수에 정비례로 (승무원 수가) 줄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며 “하지만 대한항공은 (승무원 수를) 승객수에 딱 맞게 보내면서 갑자기 승객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승무원이 모자란 채로 그냥 가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B 씨는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안전 문제가 터져도 판단력 미스가 되기 쉽다. 코로나로 체류 없이 비행해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회사에서는 돌아오는 편수 근무자들이 나갈 때 비즈니스에서 휴식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그건 좌석이 비었을 경우이기에 요즘 같운 때에는 이코노미 손님 중간에서 90도로 앉아 다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있다”라며 현장의 부조리함을 꼬집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승무원 또는 직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댓글들이 쏟아졌다. “승객분들 오고 가시는 동안 편하게 모시려고 정말 노력하고 잘 해내려한다. 그런데 회사가 그걸 못하게 막는다”, “우리 회사가 제일인 듯 하지만 출국 심사장에서 타 항공사 마주치면 우리 (승무원 수)가 제일 적다”, “손님한테 친절하고 여유롭게 서비스하고 싶은데 회사가 못하게 막고 있다”, “코로나 이후 승무원 한 명이 맡게 된 업무가 너무 많다”, “너무 적은 승무원 인력으로 비즈니스나 일등석도 안전 및 서비스. 솔직히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디저트는 너무 조금 실어줘서 뒤로 갈수록 손님 선택권조차 없다. 그리고 코스 요리는 인력 부족으로 세월아 네월아 기다려가면서 먹어야 한다. 기다리다 지쳐 잠드는 손님도 있다. 이렇게 손님들 돈 내고 열받게 하는 환경 만들어 놓고 늘 인적서비스로 커버하라고 하는 게 우리 회사 현실이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이에 대해 대항항공 측은 "현재 대한항공은 승객들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첫날인 지난 4월 18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에서 관계자들이 보잉 747-8i 항공기 동체를 세척하고 있다(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한편 항공 안전법 시행규칙 제218조에 따르면, 비상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객실 승무원의 최소 탑승 인원은 101석 이상 150석 이하는 3명, 151석 이상 200석 이하는 4명, 201명 이상의 경우 5명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 시간이 짧은 비행시간 2시간 미만의 단거리 노선이나 탑승 승무원이 적은 B737 등 소형기종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아시아경제는 2018년 4월 대한항공이 2시간 이상의 전 노선에서 기내 탑승 승무원 수를 줄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기종별 최대 탑승(근무) 객실 승무원 기준을 하향 조정했다. 법정 인원 이상을 업무에 투입해오던 것을 법으로 정해놓은 최소 인원만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관련해 당시 대한항공 측은 "이번 조치는 수익성 개선과 인력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그동안 제안제도 운용, 간담회와 토론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양창훈 기자)

관련태그
대한항공  블라인드 대한항공  대한항공 승무원  승무원 인력부족  블라인드 대한항공 승무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