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6.03 10:46:50
“네이마르, 우리마르!”
브라질의 축구 월드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향한 국내 팬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국가대표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77분간 경기를 치렀다. 1-5로 한국이 완패한 이날 경기에서 네이마르는 전반과 후반에 각각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에 2점을 보탰다.
그런데 네이마르는 경기 전날인 1일 열린 팀 훈련에서 오른쪽 발등에 부상을 입었고, 이에 경기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다. 몸값이 높은 선수이자 클럽에서 한 시즌을 치르고 지친 상태에다 원정 평가전, 게다가 부상까지 입은 네이마르가 출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선발 출장해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맘껏 보여줬다. 100%의 컨디션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몸을 사리는 기색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후반 33분 교체되어 나갈 때 관중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줬고,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뽑혔다.
네이마르의 성실한 플레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77분 뛴 후 박수받으며 퇴근하는 네이마르”, “호감이다”, “역시 월드 클래스”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특히 일부 네티즌은 “진짜 프로다. 누구는 다리가 멀쩡해도 안 나갔는데”, “날강두가 생각나 고마웠다”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했다.
이는 또 다른 축구 슈퍼스타인 호날두가 지난 2019년 7월 당시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치렀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고 벤치에만 앉아있었던 것을 빗댄 것이다. 당시 호날두는 대회 주최사와 맺은 계약서에 ‘45분 이상 출전’이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끝내 출전하지 않아 법정 분쟁까지 일어났다.
이 일로 인해 국내 축구팬들이 호날두의 ‘호’자 조차 언급하는 것을 꺼릴 만큼 그의 호감도는 바닥으로 내쳐졌다. 그의 별명은 ‘날강두’가 됐고, 네티즌들은 일상에서 ‘호불호’라는 단어를 쓸 때조차 호날두를 연상시키는 것이 싫다며 그의 라이벌 축구 스타인 리오넬 메시의 ‘메’자를 대신 넣어 ‘메불메’라고 부를 정도다.
네이마르가 경기 전에 보인 행동도 화제가 되고 있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에스코트 키즈 역할을 한 한국 어린이가 애국가 제창 때 오른손이 아닌 왼손을 가슴에 올린 모습을 보고는 뒤에서 손을 직접 고쳐줬다. 중계 당시에는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는데 경기 이후 온라인에 해당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 유튜브 채널 '축황')
이런 모습에 대해서도 네티즌은 “쏘스윗”, “여러 모로 극호”, “에스코트 아이 경례 위치 잡아주는 외국인은 난생 처음 본다”, “한국인이라면 제발 네이마르 응원하자”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런 면이 또 호날두를 소환했다. 호날두는 지난 4월 9일 경기에서 패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중,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던 한 자폐 어린이의 손등을 내리쳐 아이의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며 파손된 일로 인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아이를 팬 호날두라는 의미에서 ‘아이패두’라는 별명을 붙였다.
국내 네티즌들은 그밖에도 네이마르를 두고 “우리마르”, “네이마르신”, “호불호 > 메불메 > 네불네”라며 애정 어린 찬사를 이어가고 있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