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강원도 내 ‘손흥민 거리’ 조성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손 감독은 12일 강원도교육청에서 신경호 교육감을 만났다. 이날 신 교육감은 “춘천에 손흥민 거리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손 감독은 “몇 년 전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니라고 계속 고집하고 있다”며 “흥민이가 은퇴하면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 것이어서 조심스럽다. 은퇴하면 누가 이름이나 불러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신 교육감은 “춘천에 그려진 손흥민 선수의 대형 벽화는 외지인들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며 “손흥민은 춘천의 자랑”이라고 하며 거듭 제안했다. 하지만 손 감독은 본인의 생각을 바꿀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강원도 춘천이 고향이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손 감독과 함께 춘천 공지천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탄탄한 기본기와 슈팅 능력을 길렀다. 손 감독은 현재 춘천에서 사단법인 ‘손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춘천엔 지난해 12월 완성된 손흥민 벽화가 있다. 팔호광장의 한 건물 벽면에 손흥민이 활짝 웃는 모습을 담았다. 벽화는 손흥민 팬들의 후원으로 진행됐고, 벽 공유 플랫폼 ‘월디(wall-d)’가 기획했다. 손흥민과 동향인 춘천 출신 한해동 작가가 그렸다.
손흥민 벽화가 인기를 끌자 손흥민 거리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손 감독이 직접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아쉽다”는 팬들의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현명한 판단이다”, “세상 장단에 맞추는 것보다 스스로 중심을 지키는 태도가 중요하다”,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보기 좋다”, “요즘 연예인 이름 붙인 길도 많은데 오히려 눈에 띄는 행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거리 조성보다는 나중에 축구대회를 만드는 게 더 의미있을 것 같다”, “축구교실을 더 늘리는 등의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등 거리 조성보다 직접적인 축구 후원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한편 손흥민은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다.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는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