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외교부 업무보고를 마친 박진 외교부장관은 21일 대통령실 기자단에 대한 사후 브리핑에서 “칩4동맹(미국이 추진하는 미-일-한-대만 4국의 반도체 동맹)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국익 확대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가입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경제안보를 도모하는 이른바 동맹쇼어링(friendshoreing)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게 “이건 중국 배제가 아니다”라는 점을 외교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IPEF, 동맹쇼어링, 칩4동맹이 모두 근본적으로 중국 배제를 기본 개념으로 한 것이라서 한국 정부의 이런 의도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박 장관은 지난 18~20일 방일에 이어 곧 방중에 나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반발하는 상황과 관련해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우리가 사전에 설명을 잘하고 또 그런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풀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고 주문했다”고 박 장관이 밝혔다.
기시다 일본 총리를 만나고 온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조속히’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써 가며 한일관계 개선을 서두를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일 사이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박 장관의 브리핑에 대해 한 기자가 ‘합리적 해결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장관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한일간 주요 현안”이라며 “일본이 우려하는 현금화와 피해자 고령화를 감안했을 때 해결 방안을 조속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이 ‘조속히’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일제강점기의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위해) 시점이 올 가을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지난 10여 년 이상 비정상적으로 단절되어 온 한일 정상급 셔틀외교의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 간 당면 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속히 해결하면서 동시에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