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2.07.26 10:09:41
커피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타벅스가 잇따른 논란에 시끄럽다. 이번엔 증정품 유해물질 검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23일부터 각 매장에서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을 음료 쿠폰 3장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한 연구원이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주장을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뒤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스타벅스는 현재 국가 공인 시험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스타벅스는 10일 이내 검사 결과가 나오면 후속 조치에 들어가고,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음료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1999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내며 상륙한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지난해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마트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최대주주(지분율 67.5%)로 올라선 뒤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스타벅스와 맞지 않는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여름 e프리퀀시 행사’가 예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2013년 시작해 올해 10년째 진행되는 대표적 여름 행사다. 2017년까지 증정품으로 무료 음료쿠폰을 제공했으나, 2018년부터 일상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을 내놨다.
소비자 사이 이른바 ‘스타벅스 굿즈’라 불리는 e프리퀀시 상품은, 매년 오픈런 대란과 품절 사태, 고가 리셀 현상 등을 빚으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지난해 ‘서머데이쿨러’(아이스박스)와 ‘서머나이트 싱잉랜턴’ 등 여름 프리퀀시 제품들은 판매 사이트 접속 장애까지 발생했다. 극단적으로 2020년 서울 여의도 인근 스타벅스 지점에서는 한 고객이 총 300잔의 음료를 주문한 뒤 e프리퀀시 사은품인 서머레디백 17개와 음료 1잔만 받아 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도 스타벅스는 지난 5월부터 여름 굿즈 마케팅에 나섰지만, 판매 3일 차 지마켓 기준 서머캐리백과 서머캐빈파우치는 각각 2144개와 1181개 가량만 판매됐다. 출시되자마자 품절 대란이 이어졌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올해 스타벅스 굿즈의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눈에 띈다. 그간 스타벅스 e프리퀀시 굿즈의 특징이었던 깔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엔 ‘스타벅스 근황’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매년 하던 프리퀀시 이벤트를 올해도 스타벅스가 진행 중”이라며 “그런데 점점 제품 퀄리티도 안 좋아지고, 예쁘지도 않아서 예전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는 광경은 없어진 지 꽤 됐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은 1000명이 넘는 네티즌의 추천을 받으며 공감을 얻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마트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브랜드 감수성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올해 봄부터 진행된 스타벅스의 여름 캠페인 ‘좋아하는 걸 좋아해’를 두고도 “기존 스타벅스만의 감성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이 가운데 4월부터는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고객 민원이 제기됐고, 실제 제조업체 한 곳이 코팅액 배합 비율을 잘못 조정한 것이 드러나 전량 회수처리하는 일이 생겼다. 지난달엔 신세계푸드가 스타벅스의 레시피에 따라 납품하는 치킨 샌드위치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지적에 또 한차례 구설에 올랐다.
서머 캐리백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지적도 같은 달 발생했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서머 캐리백에서)10일이 지나도 쥐 오줌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징어 말린 듯한 냄새가 난다” 등의 후기가 올라왔다. 다수의 게시글에서 냄새에 대한 불평이 나왔다.
당시 스타벅스 측은 “제작 과정에서 일부 상품이 원단 인쇄 염료의 자연 휘발이 충분하지 못해 이취 현상이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되며 고객 수령 시 이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며 “상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체에는 무해하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낄 경우 동일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머 캐리백 악취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유해물질 검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스타벅스가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스타벅스 근황’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본사 지분 빠지면서 스타벅스가 이렇게 변한 거냐”, “스타벅스가 이마트스러워졌다”, “진심 서머 캐리백 디자인이 예뻐서 받으려는 건가?”, “빨대 논란 생긴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또 논란”, “1년 전부터 스타벅스 용품들 안 사기 시작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 스타벅스가 이마트 품에 안긴 뒤 색다른 시도를 이어가며 현재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는 의견들도 있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신분당선 신분당역이 연결되는 지하 통로에 테이크아웃 전문점포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지난 5월 열었다. 스타벅스가 지하철역 내부에 점포를 낸 것도, 야구장·병원·공항 등 특수 상권이 아닌 일반 상권에 테이블 없는 매장을 연 것도 처음이라 이색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또, 스타벅스는 골프장 등 특수 상권을 적극 공략하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점포 다양화 전략도 전개하고 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