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텃밭에 여러 가지 채소를 함께 심었다. 판매보다는 집에서 먹을거리로 오이, 가지, 상추 등을 함께 심기도 했다. 그래서 종종 가지나 토마토 밭에서 오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속담이 “오이 덩굴에서 가지 열리는 법은 없다”이다. 오이와 가지가 섞여 있지만 근본이 다르다는 의미다. 자녀의 성장은 부모의 영향, 즉 유전성이 큼을 강조하는 의미의 속담이다.
또 “오이는 씨가 있어도 도둑은 씨가 없다‘는 말도 있다. 이는 사람의 행동에 유전이 아닌 순간적인 판단이나 환경의 영향이 큼을 빗댈 때 쓴다. 오이는 유전과 환경 모두를 인용할 때 속담으로 쓰일 정도로 우리 삶에 친숙하다.
당분이나 영양분이 여느 식품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다양한 반찬으로 활용된다. 특히 수분이 풍부해 뜨거운 여름날에 더욱 사랑받고 있다. 당분이 거의 없는 맹물 수준이지만 성질이 차가워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푹푹 찌는 더위의 여름철에 수분 보충과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등산 때도 물 대신 휴대하면 좋다.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인 오이는 냉국, 무침, 소박이 등으로 먹는다. 오이 김치인 소박이는 아삭한 식감으로 여름철 입맛을 살려내는 묘미가 있다. 오이 반찬은 오래 두면 좋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새어 나와 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이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이다. 오이의 풋풋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는 여름나기에 훌륭한 반찬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