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2.08.03 11:58:12
고물가에 외식비 부담이 늘면서 편의점이 가성비 맛집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도심 점심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등 런치플레이션(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 통계에 따르면 짜장면, 냉면, 칼국수, 김밥, 김치찌개백반, 비빔밥, 삼겹살, 삼계탕 등 매달 조사하는 8대 외식 품목 가격이 연초에 비해 크게 뛰어 대부분 1만원을 넘어섰다.
냉면은 4.7%(9808원→1만 269원) 올랐고 삼겹살(200g)은 4.7%(1만 6983원→1만 7783원), 김치찌개백반 4.4%(7077원→7385원), 삼계탕 4.0%(1만 4308원→1만4885원) 등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에 4000~5000원대의 가격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24가 최근 2달간(6월 1일~7월 26일) 도시락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시락 매출 현황을 상권별로 보면 전년 동기간 대비 오피스 상권 매출(68%)이 가장 많이 늘었으며 독신주택가(54%)와 학원가(42%) 또한 상승폭이 컸다.
GS25도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8%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도시락 매출이 2019년 7월 대비 약 15% 신장한 걸 감안할 시 3배 이상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으로 점심 수요가 몰리면서 매출 상승 효과도 이뤄졌다. 최근 두 달간 국내 편의점 4사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대 크게 성장했다. CU(35.5%), GS25(49.8%), 세븐일레븐(40%), 이마트24(48%) 등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편의점들은 가성비 도시락으로 더욱 고객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협업이 활발하다. 이마트24는 우미학과 협업해 우미학 브랜드의 시그니처 메뉴인 깍두기볶음밥을 모티브로 한 ‘우미학치즈쭉깍두기볶음솥밥’을 판매 중이다.
CU는 백종원 요리연구가와 손잡고 오리고기·파스타 간편식을 4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상품들 모두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직접 상품 구성부터 레시피까지 개발에 참여했다. CU 측은 “최근 외식 물가 상승으로 편의점 간편식의 수요가 부쩍 높아진 가운데 여름철 간편하게 몸보신을 하려는 고객을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락뿐 아니라 핫도그, 조리빵, 간편식 등 가성비 라인업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GS25는 지난달 26일 ‘반찬한판 치즈함박&파스타’를 출시했다. 지난 6월 선보인 반찬한판 시리즈의 ▲매콤제육 ▲단짠불고기 ▲비엔나소시지에 이은 네 번째 간편식이다. 반찬가게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한 용기에 하나의 음식만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는 딜리셔스 푸드 확대의 일환으로 ‘스테프크리스피어니언핫도그’와 ‘스테프매콤슈레드치즈핫도그’를 판매 중이다. 이마트24 측은 “외식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만큼 가성비 점심을 선호하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본다”며 “알뜰족들에게 미식 체험을 선사하는 명소로 거듭나도록 딜리셔스 푸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요즘 진짜 점심 먹으러 나가기가 무섭다”, “편의점 도시락이 점점 다양해져서 좋다”, “요즘 편의점 음식들은 부실하지 않더라”, “도시락 싸기 귀찮을 때 편의점간다”, “요즘엔 편의점에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도 많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