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영국-미국-캐나다 5박7일 순방을 앞두고 여러 가지 화제가 뉴스에 오르고 있다. 야당에선 “김건희 여사가 왜 꼭 가야 하냐”고 시비 걸기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일본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관심거리다.
그간 한국 대통령들은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가지면 거의 항상 ‘북한 문제’를 언급하는 중요 계기로 삼아왔기에,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을 받고는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색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영부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윤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메시지는 그간 대통령실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 하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며, 우리가 국제 사회에 무엇이 기여할 수 있을지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연설 메시지는 이번 유엔 총회의 주제가 ‘분수령(Watershed moment)’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제기할 것이 있다. 윤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연대’ 메시지는 정치적으로는 맞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냐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의 연대와는 별도로 경제적으로 이전의 ‘세계화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자국중심 블록주의’가 대두하면서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에너지도 없고, 식량도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나라는 큰일나게 생긴 게 현재 세계의 ‘분수령 경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日 총리들은 왜 뉴욕 증시를 줄곧 찾아가나
이런 생각을 더욱 하게 만드는 것은 이웃 일본 기시다 총리의 뉴욕 일정을 보고 나서다. 기시다는 뉴욕 방문에서 △UN총회 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염두에 두고 법의 지배에 의한 국제질서의 중요성과 그 원점이 되는 유엔의 기능 강화를 호소하고 △21일에는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조약의 발표를 목표로 처음 열리는 정상회의에 참가하며 △바이든 대통령 주최의 개발도상국 전염병 예방 대책에 일본이 10억 8천만 달러 출연금을 내는 선언도 할 예정이란다.
기시다는 뉴욕 증권거래소 연설도 앞두고 있다. 그는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주제를 내세우며 월가 큰손들에게 일본에 대한 투자를 눌려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란다.
고 아베 총리도 2013년 뉴욕 방문 때 증시를 찾아 ‘Buy my Abenomics(내 아베노믹스를 사달라)’를 제목으로 연설했다. 미국의 뭉칫돈을 유치하지 못하면 경제가 쪼그라들거나 심하게는 외환위기에 몰리는 게 현재의 국제 경제 정세라는 측면에서 일본 총리들의 이런 노력을 배울 만 하다.
서민은 죽을 맛인데 한국 정치판은 '수사 푸닥거리' 중
현재 일반 국민은 경제가 가장 무섭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 고(高) 자가 들어가는 위기가 네 겹, 다섯 겹으로 옥죄고 들어오는 데다가, 여섯 달째 이어지는 무역적자와 예상되는 집값 대폭락-하우스푸어 사태는 ‘영끌족’의 숨통을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서민들은 살얼음판에 선 형편이지만 한국의 여의도 정치권은 경제엔 별 관심 없고 온통 수사와 정치 싸움에 신나 있다. 여당 대표에 대한 제명, 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 등으로 벌집을 쑤신 듯 신나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 6월 스페인의 나토 정상회담에 부부동반 아닌 홀몸으로 참석했다. 영국 여왕의 장례식까지 포함된 이번 순방에도 부인 없이 혼자 갈지 관심사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가 유엔총회에서 뭘 할지, 즉 그가 할 행동과 조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대통령 부인의 제2차 해외 순방에 대한 시비가 큰 관심시다. 다음 주면 김건희 여사의 옷차림과 장신구가 또 큰 화제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현재의 모습만 보면 일본은 가난한 나라 같고, 한국은 부잣잡이라 그냥 별것 아닌 것 같고 푸닥거리를 벌이는 잔칫집 같다. 환상적인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