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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점령! K-수출 상품(방산) ②-1] 진격의 KAI, 폴란드 넘어 세계로

FA-50 폴란드 수출에 이어 DX 코리아 참가…강구영 사장 “소프트웨어 기반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주국방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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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2호 김금영⁄ 2022.09.22 15:43:29

한국산 무기들이 세계를 거침없이 누비고 있다. 대규모 무기 수출이 이어지면서 ‘K-방산(방위산업)’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산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8%로 8위였다. 4위 중국 4.6%, 5위 독일 4.5%, 6위 이탈리아 3.1%, 7위 영국 2.9%로 격차가 좁다. 이 추세라면 4강 진입이 마냥 꿈은 아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 방산계의 주요 이슈를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2022’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KAI, ‘DX 코리아 2022’서 차세대 국산 항공기 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KAI

“세계 각국은 미래 안보환경을 주도하기 위해 국방과학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방산은 국방력 강화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방산 경험과 노하우를 각국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 이하 DX 코리아) 현장을 찾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K-방산의 힘을 강조했다.

DX 코리아가 9월 20~25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과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다.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국방부, 육군본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후원하는 지상무기 중심의 국제방산전시회로, 정부의 방산수출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자리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방산 수출 액수는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 원)를 돌파해 지난해 나온 기존 최고기록인 70억 달러(약 9조 6000억 원)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2014년도부터 시작돼 2년마다 열리며 올해 5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 또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날 현장에서 세계 각국의 군 관계자들이 한국의 방산에 관심을 보이며 설명을 듣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DX 코리아 2022'에 마련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많은 방문객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전시를 주관한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조직위원회 측은 9월 2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 및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청장을 비롯해 역대 최대 규모인 40여 개국의 군 핵심 관계자가 전시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세계가 K-방산에 주목하는 건 남북관계의 특수성 속 꾸준히 쌓인 탄탄한 기술력 덕분이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성진 육군본부 방산협력지원단장(대령)은 “과거엔 집단안보 개념이 강했다면 지금은 자국 방위는 자국이 해야 한다는 자주국방의식이 심어져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가성비가 뛰어나고 국제적으로 성능이 검증된 K-방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도 군수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대만 등 세계 곳곳에 안보 위협이 실질적으로 다가오면서 방산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며 “특히 무기를 만드는 나라가 전쟁을 겪지 않았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절박성이 떨어졌겠지만, 한국은 남북대치라는 특수한 상황을 오랜 세월 겪으면서 기술력, 안보 능력을 모두 꾸준히 쌓아 왔다. 이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K-방산에 대한 세계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 전시된 LAH(소형무장헬기) 실물기. 사진=김금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도 DX 코리아에 참가했다. KAI는 특수작전에 활용될 소형 다목적 헬기와 노후된 수송기를 대체할 국산 다목적 수송기 그리고 함재기인 KF-21N을 공개했다. 더불어 미래전 핵심이 될 회전익(회전축에 설치돼 회전운동을 하면서 양력을 발생하는 날개), 고정익(항공기의 동체에 고정된 날개), UAM(도심항공교통)도 전시했다.

이중 회전익기(2개 이상의 회전 날개로 양력을 얻어 비행하는 비행체)로는 내년 전력화 예정인 소형무장헬기(LAH) 실물기를 전시하고, 유무인복합체계(MUMT, 드론·로봇 등 무인 무기와 병력을 통합 운용) 운영안에 대해 소개했다.

KAI 관계자는 “소형헬기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좋다. 이에 중·대형 헬기를 구입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국가에 인기가 많다”며 “내년 LAH가 본격 전력화되면 더 많은 국가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UH MUMT(소형다목적헬기 복합운용체계, 왼쪽)와 SAH MUMT(특수작전공격헬기 복합운영체계). 사진=김금영 기자

LAH를 기반으로 개조된 소형다목적헬기(LUH, Light Utility Helicopter)도 공개했다. LUH는 LAH에서 일부 형상을 개조하고, 특수 임무 장비 장착을 통해 새로운 작전 운영 구현이 가능하다. LUH는 무장·비무장 형상으로 개발되며 지휘관이 탑승해 현장을 지휘하는 지휘통제기 ▲특수임무부대 인원을 신속하게 수송하는 특수작전공격헬기 ▲장착된 무인기를 통해 작전지역을 탐지/정찰해 작전반경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정찰기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LAH는 육군의 노후 공격헬기인 500MD와 AH-1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국산헬기다. 항공타격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수Km 거리에서도 적 전차를 제압할 수 있는 공대지유도탄을 비롯해 20mm 터렛건과 70mm 로켓탄을 운용한다.

고정익기(동체에 날개가 고정돼 있는 항공기) 모델로는 한국형 다목적 수송기와 KF-21N 함재기 모형 그리고 민군 겸용 플랫폼으로 자체 개발할 수직 이착륙 비행체 UAM 형상, FA-50 성능개량형 모델도 전시됐다.

 

이밖에 KAI가 제안한 KF-21N 함재기는 KF-21 보라매를 기반으로 항공모함에서 운용을 고려해 사출기 혹은 단거리 이착륙 방식을 사용하며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무장이 가능하다.

KAI에서 독자 개발할 UAM 형상은 민군 겸용 플랫폼으로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 비행체다. 자체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축소기 선행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 초 비행시험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폴란드가 주목한 FA-50, 세계 하늘 누빈다

KF-21 보라매를 기반으로 항공모함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개조된 KF-21N 함재기. 사진=김금영 기자

KAI의 주력 경공격기인 FA-50의 모형도 전시됐다. 최근 폴란드가 FA-50 48대를 도입하는 실행계약을 체결하며 방산계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바 있다.

KAI는 9월 16일(현지 시간) 폴란드 군비청과 FA-50 경공격기 48대 수출이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0억 달러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인접국으로, 서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는 KAI의 첨단 기술에 주목했다. ‘파이팅이글(Fighting Eagle, 싸우는 독수리)’이란 별칭을 가진 FA-50은 KAI가 만든 국산 초음속 전투기로, 첫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에 각종 폭탄, 미사일 등 무장을 달아 경공격기로 개량한 것이다. 유럽에선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공격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KAI 부스를 방문해 사업 소개를 듣고 있는 슬로바키아 야로슬라프 나드 국방부장관(가장 오른쪽), KAI 강구영 사장(가운데). 사진=KAI

FA-50은 ‘5세대 전투기’ 교육훈련뿐 아니라 경공격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주야간 전천후 임무 수행이 가능한 디지털 조종석을 갖췄다. 탑재한 무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조종사 안전을 보장하는 사출좌석이 설치됐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FA-50은 우리가 보유한 장비로 상호운용이 가능하며 최신 무장 장착이 가능한 폴란드 공군의 최적 기종”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출을 통해 유럽에서도 국산 전투기가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는 폴란드 정부 및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FA-50 MRO(기업운영자재) 센터 설립과 현지에서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폴란드 공군의 FA-50을 활용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 및 운영을 추진한다. 유럽지역 내 조종사 훈련 수요를 충당하면 폴란드 경제 활성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FA-50 계약 행사 단체기념사진(왼쪽부터) 엄동환 방사청장,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브와쉬작 부총리 겸 국방장관, KAI 강구영 사장, 흐바웩 PGZ회장. 사진=KAI

KAI에겐 이번 폴란드 수출의 의미가 남다르다. KAI 측은 “지난 2011년 T-50 수출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규모 계약과 첫 유럽시장 진출 기록을 세우게 됐다”며 이번 수출로 약 10조 원에 이르는 산업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현재까지 대부분 FA-50 고객은 아시아,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에 그쳤는데,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과 미주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KAI는 FA-50 1000대 수출을 위해 지난 6월 미국 록히드마틴과 협력 합의서에 최종 합의하기도 했다. 양사는 우선 280대 규모의 미 공군 전술기 훈련 사업과 220대 도입 예정인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 수주를 위해 집중한다. KAI와 록히드마틴의 전략적 제휴 공식 발표에 따라 미 공군과 해군의 전술 입문기/훈련기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폴란드 공군 요구도를 적용한 FA-50PL 그래픽형상. 사진=KAI

FA-50 폴란드 수출에 이은 KAI의 DX 코리아 참가는 더 큰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발판 중 하나다. 올해 DX 코리아에서 KAI 강구영 사장은 슬로바키아 야로슬라브 나즈 국방장관을 포함해 다수의 해외 VIP들과 면담을 가진다.

강구영 사장은 “자주국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올해 DX 코리아는 KAI의 신성장 동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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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한국항공우주산업  DX 코리아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강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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