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09.26 12:03:39
미국 CNN 방송은 25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방영했다. 인터뷰 진행자 파리드 자카리아는 첫 질문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해 물은 뒤 이상하게도 바로 뒤의 두 번째 질문으로 “왜 펠로서 미 하원의장을 안 만났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방한한 미 하원의장을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에 만나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펠로시 의장과 또 함께 동행한 여섯 분의 의원님들하고 내실 있는 통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 해서 상당한 시간 통화를 했고, 펠로시 의장께서도 이런 개인적인 휴가의 중요성을 아시고 전화상으로 이해를 하셨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 인터뷰 대화는 대만 문제로 이어진다. 지역 정세를 묻는 과정에서 두 번째 질문으로 불쑥 ‘펠로시와의 만남 불발’이 끼어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안 만난 사실을 미국에서는 꽤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이런 반응은, 최근 중국 대륙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대폭발 양상이란 소식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바이든 22일 주최한 뉴욕 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가리키면서 “이 XX들”이라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를 통해 알려지자 순식간에 퍼나르기가 5500회 이상, ‘좋아요’가 거의 1만 5000개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비하 발언에 대해 중국인들은 “중국이 못하는 걸 한국 대통령이 해냈다”고 좋아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중국 사정에 대해 김종대 정의당 전 의원은 23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정을 다음과 같은 요지로 전했다.
“지난 15일 방한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동격이다. 펠로시는 밤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홀대 당했다. 중국은 리잔수를 보내면서 일부러 밤 시간대에 한국에 도착하도록 했다. 그런데 펠로시 때와는 달리 공항에서 군의 경례를 받는 등 리잔수는 성대한 환대를 받았다. 리잔수는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사드에 대해 적절히 배려해 달라’는 중국의 희망사항을 직접 전달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4일은 한중수교 30주년인데 윤 대통령은 대독된 경축사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미국 좋아하다가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홀대 당하고, 미국으로부터는 인플레이션 법으로 뒤통수 맞고, 반도체법으로 까이고, 바이오 행정명령으로 낭심 차기까지 당하고 있다. 미국-일본 좋아하다 들들 볶이는 한국은 중국으로 기어들어 오게 돼 있다. 윤 대통령의 바람과는 정반대 정세가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관영 인민일보가 한중 수교 30주년 행사에서의 윤 대통령 축사 내용(“시 주석을 직접 뵙고”)과 리잔수 상무위원장에 대한 환대와 윤 대통령 직접 면담 등을 1면 머리기사 또는 주요 기사로 보도해온 것도 중국에서의 ‘윤 대통령 대인기’ 현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최근에는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중국 측 인사들을 환대하고 초청하는 양상을 보인 것에 대해 중국 관영 통신 등은 ‘중국 외교의 승리’라고 해석하는 양상이다.
이런 현상, 즉 CNN 사회자는 한국의 태도가 혹 친중반미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보고, 중국에선 한국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런 분위기가, 윤석열 정부가 의도한 바라면 그런대로 인정할 수 있지만, 만약 김 전 의원의 표현대로 ‘윤 대통령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전개되는’ 양상이라면, 바람과 결과가 정반대로 되어버린, 즉 괴이하고 야릇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는 비판이 따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