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3호 안용호⁄ 2022.10.12 16:23:22
2006년 창간 이래 ‘문화경제’는 기업과 예술의 접점을 탐색해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기업은 예술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예술은 기업을 만나 안정적인 활동 기반을 얻습니다. 많은 기업이 혁신의 방법을 예술에서 찾습니다. 최근에는 ‘문화예술 ESG 경영’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문화가 경제다’. 16년이 지난 지금 우리 매거진의 캐치프레이즈는 어느새 경제·사회 전반의 주요 담론이 되었습니다. 이 담론은 이번 창간 16주년 기념호 특집기사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NFT의 출현으로 디지털 아트가 주목받으며 TV, 디스플레이 기기를 생산·판매하는 가전업계가 신이 났습니다. 예술의 고급 이미지와 이들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합해져 큰 시너지를 냅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 픽처 컬렉션’과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을 통해 20세기 역사적 순간을 담은 사진 작품을 고객에게 선보입니다. 이 회사는 냉장고 스크린을 통해서도 고전 명화와 국내외 신진 작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레드 TV를 통해 영국 작가 잉카 일로리의 그래픽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디자인 전시를 연 LG전자의 프리미엄 마케팅도 소개됩니다.
국악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식음료업계의 사랑은 ‘집착’이라 할 만큼 뜨겁습니다. ‘창신제’로 유명한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의 국악 사랑과 2003년부터 ‘매일클래식’을 개최해 온 매일유업의 노력은 우리 음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습니다.
건설업계는 문화재단을 통해 미술계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합니다. 금호미술관과 디뮤지엄이 대표적입니다. 신진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금호영아티스트’를 통해 배출된 작가가 무려 89명이나 됩니다. ‘일상의 예술’을 추구하는 디뮤지엄도 기업과 예술이 만난 의미 있는 공간으로 주목할만합니다.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특집호에서는 문화 예술을 통해 새로운 도시 경영을 추구하는 서울시와 자치구의 다양한 시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디자인으로 실천한 서울시의 유니버설디자인 사업, 구민들이 뮤지컬· 연극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자치구들의 노력은 예술로 시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특집기사 외에도 창립 20년을 맞아 아트 20년의 미래를 선포한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 미술을 일상의 쇼핑 공간인 백화점에 들여놓은 김영애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실 상무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생각하는 아트의 새로운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인쇄 매체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문화경제’가 고집스럽게 종이 잡지 발행을 이어 온 것은 긴 호흡의 심층적인 콘텐츠로 기업과 사회의 변화를 전달하고 예술 작품, 전시 현장 등의 고품질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앞으로 ‘문화경제’는 매거진에 디지털 전환을 자연스럽게 입혀갈 예정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 ‘문화가 경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더 빛을 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