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10.27 17:30:06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모두 전장보다 1.74% 급등해 마감한 27일,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지금 한국의 주가가 바닥이니 살 때”라는 국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보도해 관심을 모은다.
이 기사는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신흥국 증시에서 2조 1000억 달러라는 엄청난 패배를 기록한 후 신흥국 증시의 전망을 놓고 분열했다’는 제목으로,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엇갈리는 전망을 보여줬다.
우선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및 신흥국 시장 전략 책임자인 조나단 가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본적으로 신흥국 시장(한국, 중국, 대만 등 포함)은 우리가 가졌던 가장 긴 약세장 이후 새로운 주기의 시작 지점에 있다”며 “타이엑스(대만의 증시 지수)와 코스피가 2023년 6월까지 각각 24%,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가너의 이러한 전망은 특히 최근 수출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분석에 기인한다.
한국과 대만 증시는 삼성전자와 TSMC(대만의 반도체 기업) 같은 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 주식이 지배하고 있으며 올해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늦어도 2023년 1분기까지는 재고 사이클이 바닥을 지나면서 내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가너의 보고서는 기초한다.
이효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7일 “내년 1분기가 반도체의 바닥이라면 주식 시장은 이를 선반영하므로 지금이 한국 증시의 바닥이라는 얘기가 된다”라고 해석했다.
가너는 내년 6월까지 MSCI 지수(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증시 지수)가 14%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한국과 대만 주식을 투자 추천 1순위로 꼽았다.
그가 특히 한국과 대만을 추천 1순위로 꼽은 데에는 신흥국 증시 중 가장 규모가 큰 중국 증시의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 출범 이후 중국 시장은 구조적인 자기자본이익률 감소와 함께 △지정학적 명확성 부족 △코로나 제로 계속 △부동산 시장 상황 등 탓에 신흥국 증시의 성장세를 중국이 주도하지는 못할 것이며, 그렇다면 한국과 대만이 신흥국 시장의 14% 성장의 큰 몫을 차지하리라는 전망이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시저 마스리와 졸린 정은 “일관된 신흥국 스토리는 없다”며 “일관된 바닥 평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투자자들이 방어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또한 은행 전략가들이 △안정적인 상품 가격 △높은 이자율 △중국 경제 성장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인 거리감 등을 이유로 들면서 한국과 대만보다는 중남미 시장을 선호하도록 이끌고 있다고 제시함으로서 모건 스탠리와 대조를 이뤘다.
양대 투자은행의 향후 한국-대만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 중 어떤 것이 더 정확한 것으로 드러날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