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2.12.01 16:57:12
호반그룹의 호반문화재단에서 운영 중인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전병삼 작가의 개인전 ‘베어 스테이지(BARE STAGE)’를 이달 2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연다.
전병삼 작가는 접기(Folding)와 펼치기(Unfolding)를 통해 기존 대상을 사라지게 만든 뒤, 다양한 매체로 이를 재창조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미지와 의미의 맥락을 뒤섞은 입체 및 평면, 영상 작품 총 15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접기(Folding)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업 모먼트(MOMENT) 시리즈는 반으로 접은 인쇄한 사진을 모서리 옆면이 보이게끔 사각 프레임 안에 쌓아올려, 스트라이프 무늬의 추상적 사진 조각으로 만든 작품이다.
또 다른 접기 작업인 코스모스(COSMOS)는 종이를 반으로 접되 그것을 정중앙부터 돌돌 감아 거대한 원형의 사진 조각 형태로 제작한 것인데, 그 모습이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와 닮아있다.
책 한권에 있는 모든 활자나 무리수를 소수점 백만 자리까지 화면에 펼친(Unfolding) 작업과 기존 이미지를 디지털로 생성한 후 분해, 재조합하여 접기(Folding)와 펼치기(Unfolding)를 혼재한 영상 작업인 로스트(LOST) 시리즈도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 베어 스테이지는 아무 장치도 없는 빈 연극 무대를 뜻한다. 정확하게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 아니라, 무대 장치나 세트를 최소로 해 관객 각자의 사고의 과정이 구속되지 않게 하는 장소를 뜻한다. 그래서 관객은 스스로의 상상력을 활용해 극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존재와 세계에 대한 성찰로 귀결하게 된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관계자는 “전병삼 작가는 접고 펼치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통해 기존의 맥락을 비우고, 이미지의 구상성을 배제해 다른 감각과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리고 이렇게 ‘비어진’ 화면(혹은 조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은닉되어 있는 의미를 창의적으로 해독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베어 스테이지를 관람하는 모든 이들이 작가 전병삼의 ‘빈 무대(Bare Stage)’들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상 이면의 무수한 가능성과 존재에 대해 질문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