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케이옥션 12월 경매가 열린다.
총 85점, 약 100억 원어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를 필두로 유영국, 장욱진 등 ‘신사실파’ 주역들의 작품과 국민화가 박수근의 작품,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등 단색화 대가들의 작품 과 이대원, 김창열, 이우환 같은 거장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출품된다. 이승조, 이건용, 전광영, 이배 등 주요 추상 작가들의 작품에 우국원, 옥승철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돼 경매에 힘을 더한다.
광복 이후 1947년에 결성된 신사실파는 마음이 느낀 대로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사실, 즉 신사실이라 표방했다. 이 시기 유영국은 순수 추상을, 김환기는 반추상 작품을 선보였고, 이후 이중섭, 장욱진이 합류하면서 신사실의 범주가 확장됐다. 해방을 거쳐 전쟁을 겪으며 생겨난 이들은 당시 사회현상을 반영한 자연과 전통 그리고 탈속의 세계를 추구했고, 이들의 활동은 한국 추상화단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김환기의 ‘새와 달’은 1958년 제작됐는데, 당시 파리에 유행했던 앵포르멜(기하학적 추상을 거부하고 미술가의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한 전후 유럽의 추상미술)의 영향을 받아 두터운 물감이 주는 마티에르(재질감) 효과와 선에 대한 실험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한국적 정서를 가진 자연과 기물을 단순화한 경향이 보이는 작품이다.
1991년에 제작된 유영국의 ‘워크(Word)’는 산을 단순히 풍경화의 대상이 아닌,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와 숭고함을 담은 아름다움의 원형으로 간주해, 추상주의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히려 노력한 작가의 노력을 담은 작품이다.
이어지는 대표작은 국민화가로 사랑받는 박수근의 1960년 작 ‘우산을 쓴 노인’으로 전쟁의 참상과 정치적 비극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조명한다. 단순화한 주제, 굵고 명확한 선, 명암과 원근감이 거의 배제된 화면의 거친 질감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표현방식이 박수근만의 고유한 특징을 잘 드러낸다.
해외 미술에서는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가 있는 작가 조지 콘도의 ‘퍼플 비너스(Purple Venus)’(추정가 8억 5000만~12억 원), 아야코 록카쿠의 ‘무제(Untitled)’(8억 5000만~12억)를 비롯해 타카시 무라카미, 에드가 플랜스, 마커스 뤼페르츠의 작품과 함께 데이비드 호크니, 키스 해링, 요시토모 나라 등 에디션 작품도 경매에 출품된다.
고미술 부문에는 ‘경수연도’, 해강 김규진의 ‘니금죽’, 춘방 김영의 ‘화조도’를 비롯해 운보 김기창의 ‘다람쥐’, 청전 이상범의 ‘춘경산수·하경산수’, 백련 지운영의 ‘고사인물도’ 그리고 ‘백자청화수복문점각명발’, ‘백자청화'상실'명초화문접시’ 등 도자기가 새주인을 찾는다.
경매 출품작은 10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1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며,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