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2.12.22 10:14:24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노조 부패는 공직, 기업 부패와 함께 3대 부패의 하나”라고 강조하고 나선 데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도 “노조가 노동시장에서의 약자를 더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라면 정정돼야 한다”고 부연설명하는 등 노조 비리에 대한 처벌을 대통령실이 당면 과제로 들고나오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노동자의 이름으로 조합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약자 노동자, 그리고 노동시장에서의 약자를 더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라면 그것은 정정이 되어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깜깜이 회계에서 진정으로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지를 위해서 조합비와 정부 지원금이 쓰여졌는지는 누구도 검증하기 어려웠던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한 기자가 ‘부패라는 단어는 형사처벌을 염두에 둔다는 의미가 강한데, 사례들이 수집됐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노조의) 회계에서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노동자 스스로 알 수 없다면, 어떻게 처리됐는지 누구도 검증할 수 없다면 이 부분은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본다 하더라도 평이하지 않다라는 취지”라며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노동 약자 그리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권리를 노동자들이 받아 가는지는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차원에서가 아니라 부처 차원에서 그리고 노동조합에서 먼저 자율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응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20대 청년층이 지지" 해석도
거대 노조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 채용 장사, 일자리 세습 등 채용 비리에 대한 단속은, 고령층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20대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에도 유리한 수단이라는 해석도 따른다.
일자리의 상층부 또는 기득권을 쥐고 있는 거대 노조에 타격을 가하면 이는 일자리의 세대 교체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00인 이상 사업장 중 단체협약에 ‘고용 세습’ 조항을 둔 사업장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거대 노조의 회계 부정에 대한 조사와 처벌 등을 벌여나갈 경우 내년 상반기 큰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